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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계산인 홍석경 Oct 16. 2023

[돌로미티 #17] 알페 디 시우시 하이킹(3)

불라치아 트레일의 출발지, 에인젤라스트에 오르다

에델바이스 산장(Edlweiss Hütte)에서 1시간쯤 머물며 주변의 그림 같은 경치를 감상했다. 에델바이스 산장이 위치한 해발고도를 확인하고 싶어 구글 검색창에 Edlweiß Hütte 또는 Edlweiss Hütte를 입력하여 찾아봤는데 관련 정보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돌로미티 지역에 특화된 Dolomites-Seiser Alm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검색해 보니, 산장 이름은 무슨 이유에선지 Edlweiss Hütte 가 아닌 Alpine Star Hut으로 불리고 있었다. 여기서 산장의 해발고도가 2,045 m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시계를 보니 오후 2:50시였다. 조금 이른 오후 시간이지만 볼만큼 보았기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리는 오르티세이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서, 에델바이스 산장(해발고도: 2,045 m) -> 알펜호텔 파노라마 (2,015 m): 리프트 탑승 -> 파노라마 승강장 (1,815 m): 리프트 하차 -> (산마을: 콤파취) 사이저 알름 승강장 (1,857 m): 곤돌라 탑승 -> (산 아랫마을: 시우시) 사이저 알름 승강장 (1,012 m)에서 내린 다음, 승강장 앞 버스정류장에서 172번 버스를 타고 갈 것이다.


에델바이스 산장에서 알펜호텔 파노라마까지는 아까 여기에 올 때 이용했던 아스팔트 길이 아닌 약간 질러가는 오솔길을 택했다. 그런데 오솔길을 따라 걸은 지 얼마 안 지나 어느 작은 오두막 앞에서 오솔길이 끊기는 것이었다. 약간 당황스러웠지만 (속이 안 좋아) 되돌아갈 형편이 안되어 저 멀리 언덕 위에 보이는 알펜호텔 파노라마 건물을 목표로 야생화가 융단처럼 깔린 초원길을 가로질러 걸었다. 풀이 누운 초원길을 따라서 한동안 걷다 보니 아스팔트 길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사진 1. 에델바이스 산장에서 알펜호텔 파노라마로 되돌아올 때, 아스팔트 길이 아닌 오솔길을 따라 걸었다.
사진 2. 어느 오두막 앞에서 오솔길이 끊기는 바람에 초원을 가로질러 걷게 되었다. 저 앞쪽 언덕 위에 알펜호텔 파노라마 건물이 보인다. 초원길은 그쪽으로 가느다랗게 이어졌다.
사진 3. 초원길을 따라 걸을 때, 방목한 소들이 뭔 일인가? 싶어 '땡그랑땡그랑' 워낭 소리를 내며 구경을 나왔다.

알펜호텔 파노라마 탑승장에서 올라탄 리프트가 표고차 150 m를 하강하여 파노라마 승강장에 거의 도착할 무렵, 앞쪽에 그리 높지 않은 편평한 산이 보였고 이 산의 완만한 경사면을 따라서 곤돌라가 설치된 것이 눈에 띄었다. 시계를 보니 오후 3:35시밖에 안 되었기에 우리는 돌로미티 하이킹의 디저트로 여길 올라가 보기로 하였다. 돌로미티의 슈퍼썸머카드(7일 중 5일 이용권으로 1인당 160유로: 약 23만 원)를 구입했기에 추가 비용 부담 없이 곤돌라를 이용할 수 있어서 쉽게 결정할 수 있었다. (슈퍼썸머카드 뽕을 뽑겠다는 얘기다 ^^)

사진 4. 정면에 그리 높지 않은 평편한 산이 있는데, 완만한 경사면을 따라 곤돌라가 설치된 것이 보인다. 우리는 돌로미티 하이킹의 디저트로 여기를 올라가 보기로 하였다.

평편한 산 위로 올라가는 곤돌라 정거장의 이름은 푸프라취(Puflatsch)였다. 푸프라취가 무슨 뜻인지 궁금하여 인터넷 사전을 찾아보니, (독일어) 푸프라취 (Puflatsch) = (이태리어) 불라치아 (Bullaccia)인데... 무슨 뜻인지 설명이 없어 아직도 정확한 단어 뜻은 모른다.

사진 5. 사이저 알름 곤돌라 정거장(1,857 m)-파노라마 리프트 승장장(1,815 m)-푸프라취 곤돌라 승강장(1,801 m) 위치

파노라마 리프트 정거장과 푸프라취 곤돌라 정거장 사이 거리는 180 m이다. 슈퍼썸머카드가 없을 경우에는 푸프라취 정거장에서 티켓팅을 하여 곤돌라를 이용할 수 있다. 곤돌라 이용료는 성인 1인 기준 편도: 8유로 (약 12,000원), 왕복: 11유로 (약 16,000원)이다.

사진 6. 푸프라취 곤돌라 정거장(1,801 m): 성인 1인 기준 편도: 8유로 (약 12,000원), 왕복: 11유로 (약 16,000원)

산 위로 다 올라왔다. 산 위 정거장은 해발고도 2,119 m 이니까 아래.위 정거장간 고도차는 318 m이다.   

사진 7. 푸프라취(Puflatsch)는 이탈리어어로 불라치아(Bullaccia)라고 부르는데, 뜻은 모르겠다. 여행 사이트에선 이곳을 마녀의 벤치가 있는 곳이라 소개한다.

어느 여행 사이트에서는 푸프라취(Puflatsch)를 마녀의 벤치가 있는 곳이라 소개하던데, 산 위 곤돌라 정거장을 나서면 통나무로 만든 거대한 크기의 마녀 빗자루가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온다.

사진 8. 곤돌라 정거장을 나서면, 통나무로 만든 커다란 크기의 마녀 빗자루가 눈에 띈다. 푸프라취(Puflatsch)는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나는 마녀와 관련된 것 같다.
사진 9. 산 위에서 알페 디 시우시의 대초원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이곳도 전망 맛집이다.
사진 10. 푸프라취 레스토랑의 정면. 방문객이 많지 않아 한산한 편이었다.
사진 11. 푸프라취 레스토랑 건물의 뒷면. PUFLATSCH 글자가 빗자루에 올라타 하늘을 나는 마녀를 닮았다.

PUFLATSCH 단어의 뒷부분 TSCH를 둘러싸고 있는 가느다란 테두리 선은 콤파취 마을을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는 실리아르 산군(Sciliar Group)의 능선을 표현한 것이다. 이태리답게 디자인이 깔끔하고 예쁘다.

사진 12. 곤돌라 정거장 근처에 있는 엔젤라스트(Engelrast) 전망대에 올랐다. 세워둔 기다란 막대 끝에 천사가 있다.
사진 13. 엔젤라스트(Engelrast) 전망대: 동그란 원 안에 들어가서 360도 빙돌아 바라다 보이는 산의 이름과 높이를 표시해 두었다.
사진 14. 알페 디 시우시의 랜드마크인 사쏘룽고(3,181 m)가 표시되어 있다. 이 방향으로 앞을 바라보면 사쏘룽고가 보인다.
사진 15. 엔젤라스트도 전망 맛집이다. 알페 디 시우시의 랜드마크인 사쏘룽고와 사쏘피아토의 정상부가 구름에 가려졌다. 3천 m급 산이라서 웅장하지만 위압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사진 16. 엔젤라스트 전망대에서 바라본 푸프라취 곤돌라 승강장

이곳은 원형의 불라치아 트레일(Ring-type Bullaccia Trail)의 출발지이자 종착지이다. 트레일의 총길이는 9 km이고, 소요시간은 3:10 h이다. 조금 짧은 거리를 돌면 6.9 km, 소요시간은 2:14 h이다. 우리는 엔젤라스트 전망대에서 알페 디 시우시의 아름다운 경관을 눈에 꾹꾹 눌러 담았다

사진 17. 전망대 근처에서 바라본 불라치아 트레일 (Bullaccia Trail). 트레일의 총길이는 9km, 소요시간은 3:10 h이다.
사진 18. 전망대 근처에서 바라본 불라치아 트레일 (Bullaccia Trail). 일정 구간은 산악자전거로도 이동할 수 있는 듯하다.
사진 19. 다시 곤돌라를 타고 하산했다. 오른쪽에 사이저 알름 곤돌라 탑승장과 그 너머에 마을을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는 실리아르 산군(Sciliar Group)이 보인다.
사진 20. 파노라마 리프트 탑승장의 출입구인 구름다리를 건너 사이저 알름 곤돌라 정거장으로 갔다. 해발고도: 1,857 m에서 곤돌라를 타고 845 m를 내려간다.
사진 21. 사이저 알름 곤돌라를 타고 아랫마을(시우시.Siusi)로 내려왔다. 승강장 바로 앞에 버스정류장이 있고, 우리는 172번 버스를 타고 오르티세이로 돌아왔다.
사진 22. 오르티세이 마을로 돌아왔다. 두 젊은 악사가 전통악기를 신나게 연주했다. 이런 분위기가 너무 좋다.

돌로미티 여행은 코르티나 담페초에서 3일(7/1-7/3), 오르티세이에서 3일(7/5-7/7), 두 마을을 이동하는데 1일(7/4)을 보냈다. 지난 몇 년간 다녔던 유럽여행은 유럽의 역사와 문화를 느끼고, 경험하고, 배우기 위해 떠났다면, 이번 이태리 북부 알프스 여행은 순전히 쉬면서 즐기기 위한 여행이었는데 계획대로 잘 진행되어 만족하였. 오늘은 돌로미티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이었기에, 조금 근사한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였다. 이태리 북부를 여행하는 사람들이라면,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식당에서 즐겨 마시는 스프리츠(Spritz)도 한잔 시켰다. 스프리츠는 일종의 칵테일로 입맛을 돋워주는 식전주(Aperitivo.아페리티보)이다. 스프리츠는 이탈리아의 스파클링 와인인 프로세코(Prosecco) + 그 자체가 식전주이지만 프로세코와 섞어 마시는 아페롤(Aperol) + 탄산수를 보통 3:2:1 비율로 섞어 마신다. 프로세코랑 아페롤의 알코올 도수는 11% 정도이다. 황금빛이 감도는 스프리츠의 맛은 달콤하면서 살짝 쌉쌀한 맛이 감돌아 식욕을 돋워준다.

사진 23. (1) 아페리티보(Aperitivo.식전주)의 일종인 스프리츠(Spritz) (2) 쇠고기 수프: 헝가리어로 구야시(gulyás), 영어로 굴라쉬(Goulash)라고 부르는데 우리 입맛에 잘 맞는다. (3), (4) 새우, 홍합등 해산물 요리


내일(7/7:금)은 아침에 오르티세이를 출발하여 베네치아 마르코폴로 공항으로 가서 Hertz 렌터카를 반납한 다음, 공항버스를 타고 베네치아 메스트레역(Venice Mestre Station)에서 내리고  역 근처에 있는 호텔에 들러 짐을 푼 다음, 베네치아 본섬을 반나절 구경할 계획이다. ^^ 모레(7/8:토)는 귀국일로 베네치아 공항에서 터키항공 비행기를 타고 이스탄불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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