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하원 전쟁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원래라면 아침에 유나를 깨워 밥을 먹이고, 정확한 순서는 깨우면서 옷을 갈아입히고 그럼 시간이 엄청 단축된다. 달콤한 비타민으로 식탁으로 유인한 뒤 간단하게 아침을 먹인다. 전달에 미리 먹고 갈 아침을 이야기해서 유나가 거부감 없이 먹도록 한다. 아니면 아침에 실랑이를 각오해야 한다. 그러고는 고양이 세수시키고 양치시키고 후다닥 출발.
여기서 중요한 건 아이의 기분을 잘 맞추는 것. 어린이집 가기 싫다고 침대에 눕는 순간 등원길 전쟁이 시작되기에, 아침부터 텐션 업해서 집을 나서는 순간까지 재미난 이야기를 하면서 또 때로는 응석을 받아주면서 어떤 날은 업고서(유나가 제일 좋아하는 날, 난 팔이 부들부들) 어떤 날은 킥보드를 타고서 ‘ 어떤 날은 우산을 쓰고 비바람을 맞으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기분 좋게 어린이집에 가려고 한다.
어린이집 입구에서는 꼭 안아주면서 “잠도 잘 자고 밥도 잘 먹고 신나게 놀아”하고 잔소리 잊지 않는다.
그런데 코로나로 남편이 며칠 재택근무를 해서 유나가 아빠랑 집에 있게 되었다. 나는 물론 회사를 가지만 등하원을 하지 않아 며칠 방학인 것이다.
-출근 준비를 하면서 어젯밤 세탁기에 예약해두었던 빨래를 옥상에 널었고, 일반 쓰레기도 바로 버릴 수 있게 미리 정리해뒀다.
-출근길 허둥지둥 대지 않아도 되니 몸이 가뿐하다 일찍 회사에 도착해서 컴퓨터 파일을 정리하며 나도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해본다.
재택근무를 하는 남편은 좀 괴롭겠지만, 이참에 나는 좀 쉬어 간다.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종종 우리가 재택근무를 하면 좋겠다.
물론 작은 회사에 다니는 나는 꿈도 못 꾸지만 그래도 이번 기회에 일주일에 하루 이틀은 재택근무하는 문화가 생긴다면 우리가 일을 대하는 방식도, 등하원 전쟁을 겪는 워킹맘의 삶도 달라지지 않을까.
코로나가 우리에게 계속 쉬면서 일하는 삶을 알려주고 있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