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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재 Jul 31. 2024

[일본 영화 리뷰]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

- 작고  느리지만 꾸준하게 -


실제 청각장애인 프로 복서

오가사와라 케이코의

자전적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영화


제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엔카운터 부문 초청

제96회 키네마준보 일본 영화 대상 수상

제46회 일본 아카데미 최우수 여우주연상 수상


낮에는 직장, 밤에는 체육관

외롭지만 차분하고 평범한 일상


매일 체육관엔

그녀의 그림자가 빠질 날이 없다.

무아지경의 몰입...

매일 쓰는 훈련 일지...


"재능은 없어요.

작고, 리치도 짧고,

스피드도 느려요.

코치의 지시도 들을 수 없어요.

하지만 인간적 기량이 있어요.

정직하고 솔직해요.

좋은 아이입니다"



쇠락해 가는 도시의 그늘!

짓눌린 삶과 세상과의 단절은

여전히 그녀를 버겁게 한다.


"당분간 쉬고 싶어요.

이제 체육관도 문을 닫게 된다는데..."


도망치고 싶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은 그녀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녀를 둘러싼 소중한 사람들!

작고 느리지만 꾸준한 그녀의 모습을

가슴 깊이 응원한다.

그들의 삶도 녹록지 않으면서...



"좋았어! 연습 땐 물러섰지만

시합 땐 물러서지 않았어.

싸울 의지가 있었던 거야.

이겨낸 거라고"


우직하게 자신의 길을 향해 나아가며

세상을 향해 날리는 그녀의 카운터펀치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천변,

어딘가 닿을 듯 달리는 철교,

새벽같이 일어난 모자 속 외로움


오늘도 그녀는 삶의 묵직함을 안고

우리 곁을 스치듯

도시의 저편을 향해 달려 나간다.



16mm 필름으로 촬영,

다큐 같은 사실감,

 깊이 있는 내면세계의 표현들


화려하지도 극적이지도 않은

영화적 장치들이

우리 가슴에 담백하게 스민다.


화려한 사운드트랙이 보이질 않는다는 것.

이제 일상의 작은 소리만이 남아

우리의 귓가를 맴돈다.

그녀의 삶도 우리의 삶도

더 깊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가끔 비치는 그녀의 미소

그녀의 눈을 들여다보면

삶의 무게가 아닌

우리가 꿈꾸는

내일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

                                                       

                                                                                                    < 사진출처 : Daum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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