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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자 Apr 11. 2023

일곱 살은 피곤해


'엄마, 일곱 살은 너무 바빠~'



잠들기 싫은 일요일밤.

자기 싫다는 투정을 받아주는 대신

도란도란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월화수목금요일은 긴데~

토요일 일요일은 왜 이렇게 짧아?

내일도 쉬었으면 좋겠다,,,


그걸 벌써 느끼다니? 


얼마 전만 해도 요일 개념이 없어

그냥 엄마 아빠가 집에 있는 날이 쉬는 날이고 

좋은 날이구나 했던 딸아이다. 

고작 일곱 살,, 유치원생에게 

벌써 월요병의 시작인 것 같아 씁쓸하다.


비교적 놀이중심이던 여섯 살과 달리

이제 내년이면 학교에 입학한다는 이유로 

초등학생입시반이라도 되는 것처럼 

부쩍 바빠진 일곱 살의 수업들.


독서, 장구, 댄스, 검도, 코딩, 한자, 숲놀이,,,,줄넘기까지?

보기만 해도 눈이 돌아가는 시간표. 

놀이처럼 진행되는 수업이라지만

뼈대는 국영수에 각종 예체능 수업.


막상 놀아주다 보면 한두 시간도 힘에 부쳐

결국 스마트폰을 쥐어주게 되는 휴일.

그럴 때면 다양한 경험으로 가득 찬 유치원의 꽉 찬 스케줄이

한편으로 감사하기도 하면서 선생님들도 아이들도 대단하다 싶다. 

때론 벌써 저렇게나?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고..

매일 갈팡질팡 하는 것이 

어째 아이보다 내가 따라가기 버거운 게 아닌가 싶다.


내가 유치원땐 그림이나 그리고 모래나 갈아서

소꿉놀이나 좀 하다가 왔던 거 같은데...


오늘의 유치원생은 참,

피곤할 만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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