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언니와 만났다. 언니가 요새 정리 관련 영상을 보면 힐링 된다며 이것저것 소개를 해주었다. 그 마음이 궁금해서 집에 돌아와 미니멀리스트에 관한 다큐를 봤다. 그동안 미니멀리스트는 물욕이 없는 사람만 가능한 거 아닌가 하고 생각해왔는데 그게 아니었다. 물건에 의지해서 사는 삶에서 벗어난 사람들이었다.
우리 집은 항상 난장판이었지만 수납공간이 부족해서 어쩔 수 없다는 핑계로 지금까지 정돈되지 않은 삶을 살아왔다. 스트레스 받으면 물건을 사고 그 물건을 수납할 곳이 없어 집은 더 난장판이 되어갔다. 나의 불안감을 당장 해결하기 위해 소비를 해왔다. 하지만 진정으로 내 마음을 채우는 것은 물건이 아닌 사람의 온기였다.
상태가 안 좋을 때 집 안이 어질러지는 이유는 치울 힘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그 물건들을 의지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마음을 새롭게 먹으면 청소부터 하게 된다. 청소를 하며 집안도 내 마음도 환기를 하고 정신이 또렷해진다. 컨디션이 좋아야 청소를 하는 게 아니라 청소를 해야 컨디션이 좋아지는 것일 수도 있겠다.
본가에 가면 엄마는 항상 청소를 하고 있다. 대학생 때 종종 자취방에 오셨을 때도 항상 청소를 해주셨다. 설거지, 빨래, 화장실 청소 등등.. 예전에는 왜 그렇게 열심히 청소를 하시는지 이해가 안 되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가족들이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살아갔으면 하는 엄마의 사랑 방식이었던 것 같다. 이제는 내가 나에게 그런 사랑의 표현을 하며 살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