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엘리스 Aug 12. 2024

100개 넘게 이력서 쓰기의 시작

코로나 시대의 구직과 세 번의 이직 (1)

내가 막 대학원을 졸업했을 때는, 코로나가 막 시작했을 때쯤 이였다.


미래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구인을 안 하는 회사들이 많았고, 그 당시 학생 신분으로 파트타임으로 일하던 회사에서는 많은 사람들을 줄이는 상황이었다.


졸업할 때쯤에 들어간 회사에서 졸업 후에도 남고 싶었던 나의 계획은 틀어졌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러므로 인해서, 후에 재미있는 경험을 쌓게 되었지만, 그 당시에는 꽤 스트레스가 많았다.)


코로나의 상황 때문에, 학교에서는 원하면 졸업을 한 학기 늦게 해 준다 했지만, 나는 완전한 경제적 독립을 이루고 싶었다. 또한 그 당시 대부분의 회사들은 졸업 후에 5년쯤 경력이 있는 사람들을 보통 원했다. 나는 빨리 경력을 쌓고 싶은 조바심도 있었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의 시장에서는 6-8년의 경력자들을 선호하는 것이 보인다.)


그렇게 졸업 후에 나는 원래 가지고 있던 포트폴리오에 졸업작품을 넣었고, 눈에 보이는 몇 개의 회사에 지원을 했다. 아무 생각 없이, 일단 디자이너를 찾는 보이는 모든 회사에 지원을 했었다. 어떤 회사에 들어가고 싶은지에 대한 생각보다는 비자 걱정에 취업부터 하고 보자 라는 마음도 있었다.


예상외로, 한 달 뒤에, 디자인 싱킹 프로그램으로 알게 된 대학과 연결된 스타트업에 들어가서 일하게 되었다. 회사를 들어가서 초반적응이 끝나고 난 뒤에 나는 다시 이직 준비를 하게 되었다.


이유는 스타트업이 만들고 있던 프로덕트의 디자인이 90년대 스타일이었다 (나와 같이 들어온 새로 온 엔지니어와, 유저 인터뷰에서 같은 피드백을 받을 정도로). 인터뷰에서 프로덕트 업데이트 중이라고 해서, 그렇게 깊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새로 업데이트 중인 디자인도 시대를 뒤쳐지는 스타일이었다. 또한 6개월 동안 디자인을 만들기만 하고 엔지니어 팀과 이야기를 해서 업데이트를 한 상황은 아니었다.


엔지니어 팀과 이야기를 하는데, 집으로 비유를 하자면, 집을 짓는데, 기초 계획 없이 집을 세워서, 보수를 하는데 한계가 있어 보였다.


알고 보니, 그 당시 같이 일하던 다른 세 디자이너들이 다른 분야에서 일을 하다 이제 UX/UI 쪽으로 경력을 바꾸는 중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UI 부분에서 기본적인 것에 대한 부분이 조금 빠져있었고, 이 부분은 상관은 없었지만, 내가 새로운 의견을 내었을 때,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도 계셨다. 


일과 나의 정체성을 많이 연관 짓는 나는, 일에서 흥이 나지 않으면, 나 자체로 기분이 많이 다운이 되는 편이다. 내가 사랑할 수 없는 프로덕트를 만드는 나는 점점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었다. 


또한 나를 뽑았던 디자인 리드가 금방 회사를 나가면서, 나는 스타트업에 들어온 지 2달 만에 이직준비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초반에 스타드업에 들어간 나는, 첫 경력을 스타트업에서 쌓는 것이 집에서 노는 것보단 낫지만, 이곳에서는 내가 원하는 경력을 쌓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든 스타트업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들어갔던 스타트업은 말로만 스타트업이지, 대학 산하의 스타트업이라서, 교수님의 프로젝트 하나에 가까웠다. 그 뜻은 투자처를 찾는 데는 문제가 없었지만, 각 자리에 맞는 사람들이 일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인맥, 학벌의 영향이 있었다 (디자인 싱킹을 연계된 학교에서 수료한 나도, 그 인맥을 영향을 받아서 취직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또한 대학교 연구로써 시작한 일이 사업이 될 때, 밑그림이 바뀌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였다.

마지막으로, 교수님의 입김에 의해서 일이 결정이 내려지는 게 많이 아쉬운 부분이었다, 대학의 위계질서가 스타트업에 영향이 미치는 것을 나는 좋아하지 않았다. 


한 번은 미팅 중에 한 사람이 (직급도 기억이 안 난다. 그저 프로덕트 오너보다 직급이 높았다는 거 빼고는) 프로턱트 오너에게 욕을 했다. 그 당시 살면서 네 번의 회사를 경험했는데, 다른 사람이 있는 미팅에서 동료에게 욕을 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 (지금도 그 사람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서로에 대해 예의를 지키지 않는 모습에, 정이 뚝 떨어졌다. HR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그 프로턱트 오너도 자신의 커리어를 바꾸려고 이 스타트업에 버티고 있느라 유하게 넘어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사람의 얼굴은 아직도 기억에 남아서, 다시는 같은 회사에서 일하고 싶지 않은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이다. 아주 가끔, 서로 한 다리 건너 아는 사람이면, 평판을 물어보기도 하고, 오늘의 상사가 내일의 직원이 될 수도 있는데, 그 사람은 무슨 생각으로 욕을 동료에게 했는지는 지금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닥치는 대로 이력서를 써서 지원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