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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환 May 06. 2024

이 제목은 공백입니다

비가 소리도 없이 내린다

바다는 연안답게 흘러가고

밤은 밤처럼 굳세게 잠겨있다


늘 쓰던 손이 굳어버린 것처럼 시간을 보낸다면

다시 모든 것은 제자리로 돌아갈까

모든 것이 여름다운 가운데

통 갈피를 짚지 못한 겨울꽃이 질문을 한다


져야 할까 하고

그 말을 전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다

단 한 문장의 정적


나는 저 공백이 꼭 너에게 꺾어다 쥐어준 동백 같다


아침이 다시 아침답게 온다

선율은 선율답게 일렁이고

사랑은 사랑답게 어겨졌다


난 모든 것을 알고 있었고

모르기 위해 살아가고 있다

결말은 없었지만

결정은 해야만 했다


침묵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세상이 왔다

나는 그럼 영원한 공백

끊임없는 페이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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