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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홍석 Mar 25. 2019

[가리지날]사자가 왕이라굽쇼?

가리지날 시리즈 - 알아두면 쓸데 있는 유쾌한 상식사전

[가리지날] 사자가 왕이라굽쇼?

 

여러분의 댓글로 먹고 사는 조홍석입니다.


최근 소재가 떨어졌는지 <덤보>, <알라딘>,

<라이온 킹>실사판 영화를 제작 중인 '디즈니'

애니메이션 시리즈에 대해 한번 리뷰해 볼까 합니다.

 

1928년 미키마우스가 등장한 이래 지난 90여년간

도널드 덕, 구피, 곰돌이 푸 등 다양한 동물 캐릭터로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디즈니 만화영화는

아이들이 주 대상인지라

대부분의 이야기가 동화를 바탕으로 슬픈 결말은

 해피엔딩으로 바꾸는 전통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최근들어 여러 다른 애니메이션 제작사에서

디즈니의 지나친 해피엔딩 정책을 비꼬면서

다른 결말을 선보였는데 <슈렉 1>의 마지막에 피오나 공주가 예쁜 공주가 아닌 괴물 공주로 변신한 결말이

당시 큰 화제가 된 게 다 이 같은 디즈니 전략에 대한

 패러디였던 거지요. ^^

 

(실사판 덤보)            


 (실사판 라이온 킹)

 

디즈니 작품 중 특히 동물이 주인공인

장편 애니메이션도 많습니다.

<덤보>(1941) , <밤비>(1942),

<101마리 달마시안>(1961), <곰돌이 푸>(1977),

<생쥐 구조대>(1977), <위대한 명탐정 바실>(1986),

<라이온 킹>(1994), <다이너소어>(2000)등이 있는데 최근 실사판 <덤보>가 3월중 개봉 예정인데 이어

<라이온 킹>도 실사 작품으로 다시 제작해 개봉을

준비하고 있지요.

그런데 이 애니메이션들에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즉, 동물들을 팩트와 달리 너무 친근하고 귀엽게만

묘사하고 있단 겁니다!

 

(심바 탄생 순간 경배하는 동물들)

 

예전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을 보러 갔을 때,

영화 앞부분에 아기사자 '심바'가 태어나자

아빠사자 '무파사'가 주술사 원숭이에게 아기 사자를 넘겨주고, 원숭이가 치켜들자 초원의 모든 동물들이

경배하는 장면을 보면서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지요.

자기네를 잡아먹는 사자에게 아들이 태어났는데

뭐 좋다고 축하 인사를 한단 말입니까?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가? =.=

 

그런데 사자가 가장 강하다는 생각 자체가

가리지날입니다.

1대 1로 싸우면 사자보다 힘 쎈 동물은 많습니다.

 

동물계의 최강자는 바로.... 아프리카 코끼리입니다.

 

(너네... 내 발에 밟히는 순간 주옥되는 거야...)

 

일단 아프리카 코끼리에게 밟히는 순간 사자는

 압살당합니다...

우리가 동물원에서 코끼리를 보면서 참 순하다고 

여기지만 동물원의 코끼리는 죄다 인도 코끼리에요...

실제 아프리카 코끼리는 엄청 성격이 세고 강합니다.

 아프리카 동물중 1대1 대결에서 단연 1위입니다.

 

(1941년 원작 애니 덤보)  


(오리지날 점보)

 

곧 개봉할 영화 <덤보> 속 하늘을 나는

아기 코끼리의 본명은 <점보 주니어>에요.

그런데 멍청하다고 해서 Dumb+Jumbo = Dumbo...

라 불린거니 영화 제목 자체가 가리지날

(가짜 오리지날)인 거에요.

 

미쿡 보잉사에서 만든 대형여객기 '보잉747'의 별명이 점보인 건 잘 아실텐데요.

이 애니메이션 덤보의 아빠, 점보는 실제 존재했던 코끼리입니다.

 

'지상 최대의 쇼'라는 슬로건으로 유명했던

미쿡 링링 서커스단의 마스코트로서

1861년 수단에서 출생하시어 파리, 런던 동물원을

거쳐 미쿡 서커스단에 팔려와 어린이를 등에 태우고

공연장을 한 바퀴 돌고 바나나 먹고 돈받으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는데...

그만 1885년 기차에 치여 순직하시니

그의 나이 24세... T.T

특이하게도 점보는 사람을 잘 따르던 온순한

아프리카 코끼리였기에 가능했던 서커스였다네요.


그러니... 일생에 그럴 일은 없겠지만 아프리카 사파리

 여행을 갔다가 실제로 코끼리와 만나게 되면

건드려선 안됩니다. 특히 아기 코끼리가 귀엽다고

만지거나 하면... 뒤에서 부모 코끼리가 달려올 겁니다.

그것도 시속 30km 속도로요... =.=

 

(알고 보면 나도 순정파라능어흥~)   


(쫓겨나서 쫄쫄 굶은 숫사자)

 

게다가 사자는 원래 숫사자는 바람잡이 노릇만 하고

실제 사냥은 암사자들이 합니다.

즉, 바람이 불어오는 쪽에 숫사자가 떡하니 나타나면 초식동물들이 사자 냄새를 맡고 쫄아서 반대 방향으로

뛰기 시작하는데 이 순간 반대쪽 수풀에 납작 엎드려

있던 암사자들이 달려들어 사냥하는 방식으로

 살아가거든요.


그래서 숫사자는 덩치가 커 한방 펀치력은 있더라도 

속도가 느려 숫사자끼리 싸울 때만 비슷한 스피드라

유용하지 빨리 치고 빠지는 다수의 맹수를 만나면

혼자 고립된 사자가 죽임을 당하게 됩니다.

따라서 서열 경쟁에서 밀려난 외톨이 사자나,

 실수로 무리에서 떨어진 아기 사자는

하이에나 등 맹수에게 죽임을 당하기 마련이에요.

 

심지어 코뿔소나 물소(엄밀히는 가우어) 역시 1대 1로

 붙으면 사자가 도망가야 합니다.

(물소 어택이라고 들어는 봤소? 사자 양반?)


우리가 다큐에서 보는 건 무리에서 떨어진 새끼나

늙은 한 마리에게 단체로 공격하는 경우에 한해서

이기는 거에요.

심지어 착해 빠져 보이는 기린도 강력한 뒷발차기로

사자를 죽이기도 합니다... O.O


 (요새 별 일 없지? 넵 기린 형님. 사자 따위야 뭐...)


그러고보니 에버랜드는 호랑이, 사자, 곰이 사는

 사파리월드보다 코끼리와 기린, 코뿔소가 살고 있는

로스트밸리가 더 무서운 곳이었네요... )O.O(

 

(땅에서도 잘 달리는 하마)   

 (하마 떼에 잘못 들어간 악어...)

 

그뿐 만 아닙니다. 강가에도 사자를 이기는 동물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하마와 악어에요...

하마는 엄청 무서운 동물입니다.

아프리카에서 사람을  가장 많이 해치는 동물이

바로 하마에요...

만화에서는 하마가 귀엽게 묘사되고 동물원에서

늘어지게 자고 있는 하마만 봐선

느려빠진 동물같아 보이지만 하마가 일단 작정하고

달리기 시작하면... 사람보다 빠릅니다.

오래 못 달려서 그렇지...

괜히 이름을 '강의 말' 하마(河馬)라고

붙인 게 아닙니다. 최고시속 45km 라고 하네요.

게다가 엄청난 비계 덕분에 웬만한 동물에 물려서는

끄떡도 하지 않고... 그 덩치로 부딪히거나,

물어버리거나, 몸으로 눌러버리면

결투는 그걸로 끝납니다...

예전 제가 초등학생 때 부산 동물원에서 하마에게

물려죽은 사육사 사건도 불현듯 떠오르네요... T.T

 

악어 역시 사자와 물고 물리는 관계라 악어에게 물린

사자가 물에 빠지면 그걸로 끝입니다...

괜히 중국인들이 "턱물고기" 악어(鰐魚)라고

했겠습니까... =.=

 

쓰다 보니 사자보다 쎈 동물이 많네요...

그런데 왜 사자가 백수의 제왕이라고 불릴까요?

그건 고대 그리스-로마인들이 직접 만나 본

아프리카 맹수가 그리 많지 않았기에

사자가 가장 쎈 동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중남부 아프리카 초원과 인도에만 살지만

 과거에는 사자가 북아프리카 및 남부 유럽에까지

살았다고 합니다.

코끼리나 하마, 악어, 기린, 코뿔소는 중남부

 아프리카에만 살구요.

 

(네메아의 사자와 헤라클레스)                  


  (콜로세움에 등장한 사자)

 

그러니 그리스 신화에서 헤라클레스가 네메아의 사자를

 잡는 게 첫번째 과제로 등장할 정도로

'역시 맹수의 아이콘은 사자'라는 인식이 많았고

이후 로마인들이 콜로세움 등에서 맹수 사냥 경기를 할

 때에도 사자를 자주 등장시켰기에 사자가

가장 인상적인 야수였던 것이죠.

그러니, 고대 그리스 시대에 만들어 지금도

세계 공통으로 쓰는 별자리 중 사자자리와 곰자리는

있지만 아시아나 아프라키 지역에 주로 살던

 호랑이, 코끼리, 하마 자리는 없는 것이죠.

그리고 개자리는 큰개, 작은개, 사냥개 자리 등

다양하게 있는 반면 당시엔 애완동물로

인기가 없던 고양이 자리가 없는 거에요. ^^

 

(사자와 삼손)                                      

 

또한 유대인들도 중동 사막에서 만난 최상의 맹수가 사자였다보니 가장 용맹한 맹수로 생각한 겁니다.

그래서 성경에서도 '동물의 왕 사자'라 칭하며 삼손과

 맞짱뜨는 상대로 나올 정도였지요.

다만 이때는 사자가 삼손의 용맹함을 드러내 줄

 엑스트라라는 거...

이 같은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 문화를

받아들인 유럽 중세시대에 서유럽인들이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동물로 사자를 이미지화합니다.


영국 왕 리처드 1세도 십자군 원정시 스스로를 '사자의

 마음을 가진 왕' (사자심왕, The Lionheart)이라

칭하며 세마리 사자를 가문의 상징으로 쓴 이후

영국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쓰이면서

 

지금도 영쿡 잉글랜드 축구협회 마크나 프리미어 리그

 마크에 사자가 나오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반지의 제왕>을 쓴 톨킨의 친구로 잘 알려진...

 영쿡인 작가 C.S 루이스가 쓴 판타지 소설

<나니아 연대기>에서도 조직의 리더인 사자 '아슬란'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예수의 일생을 묘사하고 있지요.

 

그리고 소녀시대도 5집 <라이온하트 Lion Heart>

앨범을 냈지요. 아 이건 아닌가? =.=

 

동양에서도 인도에 사자가 쬐끔 살고 있는데...

호랑이에 비해 사람을 해치는 경우가 적었기에

좋은 이미지로 비춰졌다네요.

그래서 부처님 말씀이 악귀를 물리칠 정도로

사자의 표효 같이 강력하다는 '사자후(獅子吼)'라는

불경 구절도 존재하지요. 이후 불교가 우리나라에

전파되면서 비록 실체는 본 적은 없지만

영험한 동물로 여겨져

신라 이사부 장군이 울릉도 우산국을 정벌하러 갈 때

 사자조각상을 모든 배 앞에 싣고 가 항복을 받아냈고,

각종 석탑에 사자 조각을 새기거나

북청 사자놀음 등 민간에서도 친근하게 여겨져 온 겁니다.

 

그러니, 실사판으로 다시 만들어진 <라이온 킹> 영화를

보러 가게 되면 자녀들에게 꼭 알려주세요.

코끼리랑 하마, 기린, 하이에나가 절대 쩌리가 아니라는

 것을요... =.=


(곰돌이 푸와 친구들)                                       

 

그럼 이제 곰 얘길 해 볼까요?


'곰돌이 푸' 등 여러 애니메이션에서 곰이 매우 친근하게

 나오고, 테디베어 등 곰 인형도 많고

이모티콘에서도 친근하게 나오죠.

에버랜드 사파리월드에서도 제일 인기있는 동물이기도

 합니다.

'미련 곰탱이'란 표현도 있지만 곰은 굉장히 영리하다네요.

 개나 늑대보다 더 영리하다지요?

판다 같은 유순한 곰은 예외적인 경우이고,

대부분은 극강의 맹수입니다.

아시아에선 호랑이와 함께 투톱의 위치에 있던 맹수이고,

 북극에선 북금곰은 상대할 자 없는 동네 깡패에요.

 

곰 역시 작정하고 달리면 사람보다 빠릅니다.

게다가 두발로 서서 펀치를 날리면 맞는 순간 사망입니다.

속설처럼 나무에 오르거나, 죽은 척 하기 이런 거

소용없다고 합니다. 따라서 산에서 곰을 만나거나 하면

옆의 동료보다 더 빨리 달리는 것 이외 방도가 없습니다.

실제 미국, 캐나다 등 국립공원에서도 가장 두려운

상황이 곰을 만나는 것이라고 하지요.

정확히 급소를 맞히지 않는 한 총으로 한두 방 맞춰서는

 쓰러뜨리지도 못합니다.


우리나라 단군 신화에서 곰과 호랑이가 나타나 인간이

되고 싶다고 해 곰이 웅녀로 거듭 나는 장면이 있지요.

흔히 단군으로 대표되는 이주 집단이 곰을 숭상하는

 부족과 결합한 것을 묘사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는데,

이외에도 단군이 우리 조상들에겐 가장 무서운 존재인

 호랑이와 곰같은 맹수도 교화시킨 능력자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여기기도 합니다.

 

또한 유럽 북부 삼림지대에서도 곰은 늑대와 함께

최상의 포식자였습니다.


(베를린 곰 마크)                          


(베른 곰 마크)

 

독일 수도 베를린(Berlin), 스위스 수도 베른(Bern)등

 많은 도시가 곰을 도시 상징으로 쓰고 있는데

이 도시 이름의 유래가 독일어 곰(bär)에서 유래한 겁니다. 베를린 영화제 트로피 이름도 황금곰상이죠...

과거 깊은 숲 속에 살던 게르만인들에게는

곰이 가장 무서운 존재였기에 곰을 숭상하는

토테미즘이 남아 있던 겁니다...

 

따라서, 애니메이션과 동물원에서만 보고

곰이나 기린이 귀엽다고 생각하신다면 경기도 오산!


이제 사슴 이야기도 해야 겠네요. (아직도냐?...)

디즈니에선 아기사슴 <밤비>를 통해 어여쁘고

예쁜 사슴 이미지를 잘 포장했지만...

사슴도 흉악하지 그지 없습니다. =.=


(일본 나라 동대사)                                     

(먹이를 찾아 공원을 배회하는 사슴을 본 적이 있는가...)

 

실감이 안가실텐데... 일본 오사카 옆동네 '나라'에 가면

 세계 최대의 목축 건물 토다이지(東大寺) 옆에

사슴공원이 있습니다. 나라의 마스코트 동물로서

수 많은 사슴이 길가에 나와 있어요.

하지만 귀엽다고 만지려 들면... '이 닝겐아.

냉큼 먹이나 내놔라' 하면서 앙 뭅니다.

혹시 아이가 사슴에게 먹이 준다고 보채더라도

사슴 먹이로 파는 센베를 쥐어주면 안됩니다.

손가락과 엉덩이를 물릴 수 있어요.

전 분명 경고했습니다.

사슴은 흉폭한 동물이라고...

 (경고판도 있음)


그러니 앞으로 동물 애니메이션을 보여주실 때에는

'저건 그저 만화일 뿐, 팩트 체크하자."하고

알려주셔야 해요~

그래야 나중에 커서 원망 안듣고,

산에서 동물 만나면 살 확률이 높아져요.

아시겠지요? ^^

 

그럼 오늘은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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