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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현기 Dec 21. 2024

시련

시련을 극복하는 방법은 모른다. 그리고 아직까지 시련이라고 할 만한 어려움을 만나지 못했다.  단지 네 번의 계절 중 하나였을 뿐이다.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을 많이 읽었다. 지금의 나보다 더 힘든 사람들을 만나면 상대적으로 내 삶이 가벼워질 수 있지 않을까 해서였다.


오만이었다. 가벼워졌을 뿐만 아니라 날아갈 것 만같았다. 눈물이라 여겼던 순간은 그들에 비하면 땀방울 정도였다. 나는 정말 행복하다는 걸 깨달았다.


이 모든 걸 한 번에 받아들이게 만든 건  아모르파티라는 문장 하나 덕분이었다. 삶은 늘 나의 기대에 딱 맞는 결과를 주지 않았다. 넘칠 때도 있었고 부족할 때도 있었다. 그 중간이 오늘인 셈이었다.


해가 떠있을 땐 누구나 그림자를 밟고 산다. 각자만이 감당할 수 있는 삶의 회색면을 신께서 허락하신 것이다.


4번의 계절과 밤과 낮 사이에 우리가 원하는 순간을 잡아둘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불가능함을 받아들이는 것. 그 태도가 아모르파티, 내 운명을 사랑하라는 의미였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상대에게 가진 것을 나눈다. 때에 따라선 부족함에 더 부족함으로 채운다. 삶과 사랑에 빠지자. 나는 삶에 무엇을 나누었는지 고민해 볼 때다.


삶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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