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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리쏭 Aug 19. 2023

주 사랑하는 나의 마음을 주께서 아시나이다


시험공부를 하면서 사실은 내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고 있었다고 고백할 수밖에 없었다. 견딜 수 없는 불안함, 시험에 떨어지면 어떡하지, 재시험을 보는 비용은 어떡하지, 커리어 발전에 지연이 생기면 어떡하지, 연봉이 언제까지 얼마가 안되면 어떡하지, 집은 어떻게 사지.. 


왜 이렇게 뒤늦게 생각지도 못한 자격증 공부를 하게 되어서 이 스트레스를 받나 싶기도 했다. 하지만 공부를 하면 할수록 내 안에 하나님과 물질을 동시에 사랑하고 있는 마음을 직면하게 된다. 계속해서 아닌 척하면서 숨기고 있는 내 마음을, 시험 앞두고 늘 불안에 떨면서 어쩔 줄 몰라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결코 하나님 앞에서 내 마음을 속일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계속해서 하나님 말씀과 기도와 찬양을 가까이하려 했고 예배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했다. 그 마저도 내 힘으로 하려고 했던 건 아니었는지, 성령의 이끄심을 간절히 구하면서. 


예배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모습에는 두 가지 마음이 있었다. 정말 간절히 하나님을 원해서, 또 하나는 어쩌면 하나님을 이용해서 세상에서 성공하려고 하지 않았나 모르겠다. 정말 치졸하게도 기독교 안에서의 성공을 바라고 있었던 건 아닌지?


시험공부를 하면서 하나님은 계속해서 나의 욕심의 밑바닥을 보게 하신다. 밑바닥을 볼 때마다 다시 하나님 앞에 진실하게 고백하고 회개하고 돌이킨다. 


시험을 앞두고 일주일은 도서관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 늘 같은 찬양 한 가지를 듣는데, 이번 주에는 계속해서 "나의 주 나의 하나님이여, 주 사랑하는 나의 마음을 주께서 아시나이다."라는 가사의 찬양이 생각났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힘마저도 나 스스로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성령님의 인도하심이 있어야지만 가능하다. 나의 어떠한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그래도 나를 사랑하신다 말씀하시고, 아무리 갈등하고 때론 무너져도 하나님을 사랑하는 나의 마음을 하나님께서 아신다고 하신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그 마음을 하나님이 아시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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