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뉴진스를 응원하게 된 이유
난세에 진짜가 드러난다.
이번 하이브 사태에 대해 사람들, 특히 직장인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흥미롭게도 우리나라의 정치처럼 명확히 두 갈래로 갈린다. 민희진 님의 부당함과 억울함을 이해할 수 있다며 응원하는 사람들, 아무리 그래도 일반 직장인과는 차원이 다른 월급을 받는 임원이 대중 앞에서 욕설은 안된다는 사람들. 이를 논하는 것은 끝나지 않는 갑론을박이 될 것이다.
나는 민희진과 하이브의 입장을 차치하고 뉴진스를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되었다. 그동안 뉴진스를 오해했던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들어 그녀들을 더욱 응원하게 됐다. 그들이 나에게 두 가지 깨달음을 주었다.
먼저, 실력자들은 조용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내는 사람들은 말이 없다는 사실을 아는가?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속담이 맞다는 것을 직장에서는 자주 목격한다. 자신이 모든 일을 다하고 제일 힘든 일을 한다고 말하는 사람치고 내실 있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뉴진스가 이뤄낸 성과들을 깊이 들여다보지 않고 운이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들은 조용한 실력자였다.
그리고, 성실과 책임감이 바로 독기라는 것이다. 최근 독기로 이미지메이킹이 되어 있던 한 아이돌 그룹의 퍼포먼스가 대중들의 기대에 못 미쳐 입방아에 올랐다. 뉴진스의 상황이 알려지자, 사람들은 공주처럼 지낼 것만 같았던 뉴진스가 사실은 ‘독기’ 그 자체였다고 평한다. 겉으로 강해 보이고 ‘센’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 독기가 아니다. 독기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는 힘에서 나온다. 그것은 성실과 책임감을 먹고 자란다. 이런 사태에도 그들의 새로운 앨범이 시장에 소개되었다. 가녀린 미소 속에 강함이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이번 진흙탕 싸움의 승자는 누가 될지 모르겠다. 승자가 누구든 진실은 당사자들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일에 가장 분명한 것은 꼼수나 요령 없이 성실하게 좋은 기록을 낸 뉴진스의 지난날이다. 그것은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세상은 원래 공평하지 않다. 직장에서도 성실한 태도나 업무 능력보다 골프나 술을 잘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좋은 기회를 얻기도 한다. 하지만, 가끔씩 난세 속에 고질적인 문제가 드러나고 진짜 실력자와 능력자들이 빛을 발할 때가 오기도 한다. 그러니 이만 일요일 저녁을 보내주고 묵묵히 성실하게 내일도 출근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