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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현주 Jun 11. 2021

행복한 CEO가 돼야 진정한 승자가 된다

* Businesspost 에  연재되는 [이현주 리더스헬스] 컬럼입니다

리더는 관심이 많은 사람이다. 그가 이끌고 있는 조직의 상황은 물론 조직 구성원 개개인도 꼼꼼히 살핀다. 조직을 둘러싼 환경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책임감이 강한 리더는 더욱 그렇다.


그런데 리더에게 가장 중요하면서도 흔히들 빠트리는 대상이 있다. 바로 그 자신이다. 물론 리더들 대부분은 자기관리도 잘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관리’다. 정작 몸과 마음이 무엇을 원하는 지에는 관심이 없다. 아니 관심을 기울일 여유가 없다. 그러다 탈이 난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 또는 기업을 이끄는 리더들은 자기 자신에 대하여 어떤 감정을 지니고 있을까? 많은 사람들에게 그들은 인생을 성공한 사람으로 비춰지지만 실제로 스스로를 그렇게 평가하고 있는가는 다른 문제이다.


스티브 태핀 Steve Tappin 은 'CEO의 비밀The Secrets of CEOs'이라는 책에서 그가 인터뷰한 150명의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의 비즈니스와 리더십, 그리고 그들이 매일 마주하고 있는 가혹한 현실에 대하여 파헤쳤다.


그는 최고간부들을 대상으로 생리학적, 신경학적 테스트를 수행했는데 그 결과 대부분의 CEO들은 과로상태에 있으며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을 뿐 아니라 매우 번아웃 되어있고 스스로에 대해 가지는 주요 감정은 좌절, 실망, 짜증, 압박감이 압도적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또한 그들에게는 남모를 외로움이 있었다. 태핀의 인터뷰 대상자 중 약 절반은 그들이 몹시 외롭다고 인정했고 어느 누구와도 적절하게 대화하기 힘든 이슈들을 많이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임직원들에게도, 가족들에게도 털어놓기 힘든 압박감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고 이들 가운데 90%가 삶과 일 사이의 균형을 잡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가 만나본 최고경영자들 가운데는 회사와 직원들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우울증이나 공황장애를 겪고 있는 이들도 있었다. 반면 어떤 사람들은 정반대로 자신만의 행복한 일상을 매우 소중히 여기며 일과 삶의 균형을 잡고 있는 경우도 있었는데, 대개 이런 사람들은 한번쯤 과로로 쓰려져봤거나 중증질환을 선고받고 투병생활을 통해 삶의 진정한 목적을 리셋한 경우였다.


열심히 일만 하며 달려온 사람들 대부분은 쉬는 방법에 대해 낯설어했다. 막상 성공을 이루고 여유를 부릴만한 위치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자신을 위해 봉사해야 하는지 방법을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한 번도 쉬어본 적이 없어서 쉬는 일상이 어색한 이들 가운데는 다시 바쁜 일상으로 돌아가 지치도록 일하며 사는 것을 전성기의 연장이라고 받아들이는 이들도 있었다. 그들은 여전히 주류에서 각광받는 존재이며 체력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힘과 젊음을 지니고 있음에 대해 자랑스러워하기도 했다.


실제로 은퇴 이후 그가 뛰던 필드에서 젊은이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자문역할 정도로 업무량이 급격히 줄어들거나 전혀 맡은 바 없이 무력한 나날들을 보내는 동료들과 비교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체력이 떨어지고 노화가 진행될수록 삶의 활력을 느끼는 요소들도 변화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젊을 때만큼 일하고 있다는 것에서 덜 늙었음을 위안받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있는 그대로의 상태에 맞게 모든 환경과 조건을 변경하는 데 대하여 본격적 계획을 지니고 다뤄볼 것을 제안하고 싶다. 그리고 덧붙혀 자신에 대한 감정을 돌아볼 기회도 지녀야 한다.


몇 년 전 나는 암환우들의 요청으로 강의를 진행한 적이 있었다. 그때 참여했던 60대 중반의 말기암 남성은 어젯밤에 유서를 쓰고 참석했노라며 그에게는 이 강의가 인생 마지막 강의가 될지도 모른다고 했다. 강의 중 “스스로의 몸에게 말을 걸어보라”는 요청을 하자 그가 갑자기 울음을 터트렸다. 평생 몸에게 쉬어보라는 말을 한 적이 없었다며, 몸에게 너무 미안하여 눈물이 멈춰지질 않는다고 했다.


죽으면 사라져버릴 몸이지만 살아 있는 동안만큼은 건강하게 함께 동반할 수 있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더 늦기 전에 소통해야 한다.


우리의 몸에는 감정이 있다. 몸은 우리의 사고작용을 통한 추론보다 훨씬 더 정확하고 정직하게 반응하는 정보체계이다. 우리가 불안을 느낄 때 이 불안감은 부신에 전달이 되어 아드레날린을 생산하고 아드레날린은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면서 혈압을 상승시킨다. 불안감을 장기간 느끼는 사람은 만성질환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면 “나는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바로 그 순간 화학적 전령(신경펩티드)은 몸 안의 모든 세포가 그 행복을 알고 또 거기에 참여하는 한 조각의 물질로 번역된다. 50조의 세포에게 그들의 언어로 즉각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다는 사실은 자연이 텅 빈 공간에서 맨 처음의 광자를 창조하는 순간만큼 스파크가 일어나게 하는 신비로운 일이다.


매일 혼자있을 때 하는 독백들을 주의깊게 관찰해보면 어떤 감정을 지니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스스로를 엄격하게 대하는 사람들일수록 겉으로 드러나는 결과는 완벽할지 모르나 스스로에게는 가혹한 감시자로 관계를 맺고 있을 것이다. 완벽함만이 인정받는 세상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완벽한 잣대 너머의 나만의 리듬과 호흡을 유지하는 일이 아닐까?


행복한 리더가 되어야 긴 인생에서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다. [이현주 기린한약국 원장]



이현주 기린한약국 원장. 한약학 박사. 하버드의대 Lifestyle Medicine Day to Day Certification 과정 및 Lifestyle Medicine Chef Coaching Certification 과정 수료. 코넬대 자연식물식영양학과정 수료. 오감테라피학교 대표. Meat Free Monday Korea 대표. 토털 헬스케어에 관심이 많아 환자들에게 ‘라이프스타일’을 처방한다. 한약국을 찾는 분들에게 식단, 운동, 한약처방과 더불어 명상과 심리상담, 자연과의 교감 등으로 이루어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기사원문.

[이현주 리더스 헬스] 행복한 CEO가 돼야 진정한 승자가 된다 (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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