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끼 건강한 식사를 위한 제안
풀만 먹으면 단백질이 부족하지 않나요? 수도 없이 받는 질문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아니다. 우선 식물에도 단백질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표적인 식물 단백질원인 콩과 식물 뿐만 아니라, 전혀 안들어 있을것만 같은 녹색 잎채소류에도 충분히 들어있다. 식물들 중 가장 단백질이 풍부한 것은 녹조류의 일종인 스피룰리나로, 100g당 76g이 단백질로 되어있는 다이어트 식품이다.
우리는 단백질을 많이 먹을수록 건강하다는 잘못된 상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단백질은 필요량 이상으로 섭취할 경우, 신장에 부담을 주고 미네랄 손실을 가져온다. 너무 많은 단백질을 대사시키기 위해 간이 일을 과하게 하게 되고, 이것은 신장의 기능을 약화시킨다. 또한, 과잉 섭취된 단백질을 소화시키고 배설시키기 위해서는 칼슘이 필요하기 때문에, 혈액과 뼈 속에 들어있는 칼슘이 용출된다. 애써서 비싸게 먹은 단백질로 인해 오히려 몸이 약해진다면, 얼마나 억울한 일인가?
단백질은 탄수화물로 전환되어 에너지로 쓰이지도 않고, 지방으로 저장되지도 않는다. 그냥 축적될 뿐이다. 그러므로, 단백질을 많이 먹는 것은 쓰레기를 늘리는 일이다. 그럼 하루에 얼마나 어떤 것을 먹으면 단백질이 충분할까? 보통 성인의 경우, 1일 필요량은 체중의 0.8 ~ 1g이다. 100% 흡수가 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이 정도의 양을 먹으면 충분하다. 50kg의 여성의 경우라면 40~50g의 단백질을 섭취하면 된다. 두부 100g에는 12g의 단백질이 들어있고,렌틸콩에는 26g이 들어있다. 각 100g당 브로콜리에는 3.8g, 병아리콩 20g, 귀리 13g이 들어있다. 템페 1컵에는 무려 41g이나 들어있다. 이들을 골고루 먹는다면, 절대로 단백질은 부족하지 않다.
식물성 단백질도 문제가 될까?
그럼 식물성 단백질도 많이 먹으면 신장에 부담을 주고 문제가 생길까? 특히 유사에스트로겐 작용을 한다고 알려진 콩을 많이 먹으면 여성호르몬 과잉이 되어, 성조숙증을 유발하지 않는가에 대해 질문을 많이 받았다. 콩의 이소플라본 성분은 유사에스트로겐 작용을 하는데, 인체에서 분비되는 에스트로겐과 구조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콩에 들어있는 에스트로겐은 수용체 조절작용을 하기 때문에, 과다분비시에는 억제해주는 작용을 하고, 부족할때는 보충해주는 양방향으로 작용하여, 호르몬밸런스를 유지하는데 기여한다. 콩을 많이 섭취할 경우에는 여성질환과 난소암, 유방암, 자궁암, 전립선암을 예방하고, 골다공증과 심장질환에도 치료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많은 이들이 영양이 풍부하고 건강한 식단의 모델로 ‘식물 기반 영양(Plant Based Nutrient)’을 추천하고 있다. 이 영양학은 맨 처음 ‘중국 연구(China Study)’를 진행했던 콜린 캠벨(Colin Campbell) 박사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채식인도 아니었고, 채식을 옹호하거나 선호하는 사람도 아니었다.
중국의 2,400여 개 지역에서 식생활과 암으로 인한 사망률 사이의 관계를 조사한 콜린 캠벨 박사는 이 연구를 통해 다양한 식습관과 질병 사이에 8천 가지 이상의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연관성을 발견했다. 이 연관성들은 한결같이 동물성 식품을 많이 먹은 사람은 만성 질환에도 자주 걸리는 반면, 식물성 식품을 많이 섭취한 사람은 건강하고 만성 질환에도 강한 저항력을 보인다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이는 동물 대상 연구와 인간 대상 연구 모두에서 매우 일관된 결과로 나타났다.
그는 동물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발암 물질로 알려진 아플라톡신은 동물성 단백질 섭취와 연관된다고 보고했다. 특히 질이 높은 동물성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들은 인체 내의 다양한 효소를 과도하게 활성화하게 되는데, 이는 암 발병률을 높인다는 것이다. 우리 몸은 항상성 원리에 의해 최적의 건강 상태를 유지하는데, 과도한 영양을 섭취할 경우 수많은 화학물질들과 중간 대사산물들, 최종 대사산물들의 균형이 깨지면서 암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암 연구자들은 암 유전자 또는 발암 물질에 의해 손상된 유전자로 만들어지는 암세포가 복구되거나 제거되지 않으면, 세포에 영구적으로 남아 다음 세대의 세포들에게 전달된다고 말한다.
암을 유발하는 식단
손상된 유전자가 암이 되는 과정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관여하는데, 그중 영양이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우리가 먹는 음식이 제공하는 영양소가 유전적 배경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콜린 캠벨 박사는 ‘암의 97~98%는 유전자가 아니라 음식 및 생활 습관과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미국 국립과학원(NAS)의 보고서인 <식품, 영양 그리고 암의 예방: 세계적인 시각>에서도 같은 결과가 보고되었다. 미국 암연구협회는 암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채식 생활을 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캠벨 박사는 ‘이주 연구(Migrant Stydies)’를 통하여 다른 나라로 이주하는 사람들에게서 새로운 질병에 대한 양상이 나타나는 이유가 식단과 연관이 있음을 밝혔다. 암은 식단과 연관된 환경병(Environmental disease)이며 우리가 무엇을 먹고 살아가는지 알 수 있다면 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일련의 연구 결과들이 쏟아지면서 서구 사회에서 채식 식단과 채식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 연구’를 ‘질병 역학의 그랑프리’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콜린 캠벨 박사가 중국 연구를 했을 때, 중국사람들은 태어난 마을에서 평생 살았기 때문에 식생활의 영향이 평생에 걸쳐 나타났다. 식사법이 서로 다른 지역에 따라 질병 발병률도 극적인 차이가 났다. 심혈관 질환 발병률은 지역에 따라 20배나 차이가 났고, 어떤 암은 수백배 차이가 났다. 미국은 거의 모든 지역에서 비슷한 패턴으로 식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 질병률이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65개 농촌지역의 130개 마을의 사망률 데이터에 따르면, 녹색채소는 강력한 암예방효과를 가지고 있는 반면 동물성 단백질 섭취는 심근경색에 큰 영향을 미쳤다. 모든 동물성 식품은 암과 심장질환을 예방하는 영양소를 적게 가지고 있다. 반면, 암과 심장질환을 일으킨다고 알려진 포화지방, 콜레스테롤, 아라키돈산이 풍부하다. 동물성 단백질은 또한 IGF-1 호르몬의 높은 혈중수치와 관련되어 있는데, 이는 몇가지 암을 일으키는 요소로 알려져 있다. 중국프로젝트 에서는 동물성 지방이 아니라 동물성 단백질 섭취량이 암발병률을 높이는 요인이므로 지목되었다. 닭가슴살과 저지방 동물성 식품도 마찬가지다.
동물성 단백질과 심장질환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반면 식물성단백질이 풍부한 콩과 녹색채소의 섭취량이 많을수록 심장질환 발병률은 떨어진다. 식물성 단백질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동물성 단백질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기 때문이다. 이는 붉은 살코기만이 아니라 닭고기와 생선도 마찬가지다.
중국연구의 결과는 식물성 식품의 섭취를 강화하거나 동물성 식품의 섭취를 최소화하는 것보다 더 좋은 질병예방 방법은 없다는 것이다. 동물성 식품은 적은 양의 섭취만으로도 혈장콜레스테롤의 축적과 관계가 있으며, 그것은 다시 만성 퇴행성 질병을 부른다. 반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은 사람은 심장질환 발병률이 낮고 암 발병률도 낮다.
암의 발병은 정상세포가 손상되어 암세포로 변하기 때문이다. 세포기형의 발현이 암의 시작이다. 어릴적 건강하지 않은 식습관은 성호르몬의 과도한 분비와 유방조직의 병리적 변화를 일으키며 암을 유발할 환경을 만든다. 성조숙증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유방암 발병의 경우, 난소호르몬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초경이 빠를수록, 과체중일수록 유방암 발병률도 높다. 빠르게 성장할수록 암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즉 동물에게 성장을 촉진시키는 사료를 먹이면 일찍 죽는다는 것이다. 중국연구에서 동물성 식품 섭취가 이른 초경과 성호르몬 수치의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청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 수치가 에스트로겐보다 더 유방암과 관련되어 있다. 테스토스테론의 수치가 높을수록 유방암과 전립선암의 위험성도 놓아진다. 테스토스테론은 비만수치와 함께 증가하는데, 비만이 또 하나의 위험요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동물성 식품 섭취가 1주일에 1-3회까지 증가함에 따라 유방암의 비율은 70% 증가했다. 치즈는 포화지방과 호르몬함유물질과 호르몬 증진 물질을 함유하고 있어서 또한 유방암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유제품, 특히 치즈에 대한 탐닉은 매우 높은 편이다. 떡볶이에도 치즈를 넣고, 치킨에도 치즈를 얹어먹는다. 이제 치즈는 아이들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단짝친구처럼 되어버렸다. 동시에 아이들의 건강상의 여러 가지 문제들도 심각해지고 있다. 치즈를 단번에 끊기는 어렵다할지라도, 치즈와 유제품의 좋은 점만 강조하는 영양학 대신, 중구연구의 결과를 학교에서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