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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대리 Jan 24. 2024

6년차 대리도 팀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까?

긍정적인 태도라면 영향은 줄 수 있다

2018년부터 콘텐츠 관련 커리어를 시작했다. 20명 내외의 스타트업부터 600명 규모의 대기업에서 근무하며 크고 작은 팀들을 만나 조직문화라는 것을 경험했다. 3번의 이직과 10번 이상의 부서 이동을 통해 조직 개편도 겪었다. 고작 사회에 나온지 6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그동안 회사를 다니면서 느꼈던 조직 문화에 대한 포인트는 "조직 문화는 상급자가 만들고 유지한다."는 것이다.


조직 문화란,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탄생한 정신적 소프트웨어다(가인지성장클럽 - 배달의민족 CCO 한명수 강의 中). 특정 집단이 고안, 발견, 개발하는 기본 믿음으로 조직 구성원이 타당한 것으로 여겨와 그들 사이에 아무런 의심 없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이런 정의만 봐도 조직 문화는 하급자 혹은 신규 입사자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조직 문화는 경영진과 관리자(리더)의 경영 철학이 담긴 씨앗에서 발아한 부산물이다.


출처: 어도비 스톡


그렇다면 경영진과 리더가 아닌 사람들은 회사의 분위기에 그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할까? 당연히 아니다. 많은 회사에서 신입 사원이나 경력직 신규 입사자를 뽑는 이유는 분위기 환기를 위해서다. 그들의 색다른 관점이나 열정, 호기심은 기존 사원들에게서 볼 수 없는 느낌을 풍긴다. 


이직한 지 1년이 좀 넘은 지금의 회사에서 나의 역할은 기존의 업무를 새로운 관점에서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기획자이며, 상급자와 동료들 사이를 잇는 중재자다. 팀 리더는 아니지만 팀에서 진행하는 대부분의 프로젝트에 얼라인되어있으며, 상사와 동료들 간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낸다. 조직 문화를 바꿀 수 있을 정도의 큰 힘은 없지만 사람 대 사람이 얽혀있으니 분위기에는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셈이다.


현재 내가 가장 씨름하고 있는 문제는 "시키는 건 다 해요~"와 "이걸 다 할 수 있을까?"의 충돌이다. 팀 리더가 지시하는 업무를 다 해보고 싶다는 주의지만, 해당 업무를 기획하고 정리한 후 동료들에게 협업을 요청할 땐 잠시 주춤한다. 혼자서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므로 팀원들의 스케줄과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업무는 꽤 진지하기 때문에 스케줄 조정을 할 때에는 최대한 유쾌하게 풀어내려고 노력하지만 잘 되고 있는지 옳은 방법인지 모르겠더라.


그 답을 1월 가인지 성장클럽 - 배달의민족 CCO 한명수 님의 강의에서 찾았다. 강의 첫 시작에서 직장 생활 약 30년차인 한명수 CCO님은 이렇게 말한다. "회사가 다 그렇죠 뭐~ 시키는 건 다 하는 거죠~"

1월 가인지 성장클럽 사진

조직 문화는 눈에 보이는 시스템과 눈에 보이지 않는 시스템으로 이뤄져 있다. 눈에 보이는 시스템은 제도이고, 눈에 안 보이는 시스템은 정서이다. 경영진도, 팀 리더도 아닌 나와 같은 사원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건 후자다. 정서 즉, 분위기다.


"이왕 하는 업무, 재밌게 하자"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기획자(PM)로서 할 수 있는 걸 하고 싶었다. 리더는 내가 보는 시선보다 훨씬 위에서 회사에 필요한 업무를 파악하고 조망한다. 이유 없이 업무를 지시하지 않는다. 이 사실을 동료들에게 전하고 싶었고, 동료들이 궁금해하는 것들을 리더에게 대신 물어봐주고 싶었다. 리더와 동료들 사이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나에게 가장 필요한 역할은 분위기를 말랑말랑하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피터 드러커는 "가장 완벽한 소통은 어떠한 논리같은 것도 없는, 순수한 경험 공유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대화의 목적은 해결이 아니라 들어주고 공감하는 것이며, 이것만으로도 조직 구성원에게 존중받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심리적 안전감까지는 주지 못하더라도 팀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리더가 지시한 업무를 수행하는 이유를 설명한다면 긍정적인 팀 분위기에 아주 조금은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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