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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름차차 Dec 28. 2022

오펜이 쏘아 올린 공

2022.12.28

드디어 2022 오펜 당선작이 공개됐다. 신이 나서 얼른 링크를 타고 들어가 보니 단막 17편, 시리즈 5편이 올라와 있었다. 시리즈 당선작이 10편인데 5편만 공개된 것으로 보아 5편은 계약된 것 같다는 작가 카페의 댓글이 눈에 들어왔다. 오펜이 당선작을 공개할 때마다 작가카페는 크게 술렁인다. 오펜은 다른 공모전과 다르기 때문이다.



오펜은 다른 공모전과 달리 당선작을 공개한다. 어느 곳에서도 당선작 대본은 공개하지 않는다. 각종 작가 교육원을 통해 인편으로 알음알음 전달될 뿐이지 모두에게 공개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지망생들은 오펜이 당선작품을 공개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답안지와 해설지를 무료로 받은 고학생처럼 고이고이 폴더에 담아놓는다.



오펜은 6개월 동안의 알찬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운영한다. 국과수, 교도소, 경찰청 등 다양한 곳을 현장답사하고 전문가 강연을 듣는다. 현직에 있는 작가와 pd, 감독, 제작자를 멘토로 삼을 수 있다. 자신의 작품으로 제작사 앞에서 피칭하고 계약할 수 있는 비즈매칭의 기회도 제공받는다. 모든 당선자에게 집필실을 제공해 준다. 심지어 6년 전에 선발한 1기 당선자에게도 여전히 작업실 문을 열어주고 있다,



무엇보다! 당선자를 많이 뽑는다. 보통 드라마 극본 공모전의 경우 당선자는 6명이다. K도 S도 M도, J도 모두 6명이다. 최우수 1명, 우수 2명, 가작 3명 정도. 하지만 오펜의 경우 단막 당선자만 17명이다. 인원수를 제한하지 않고 작품으로 당선작 수를 결정하는 것 같다는 업계의 이야기가 풍문처럼 전해진다.



그리고 오펜 당선작이 가장 신박하다. 젊은 시청자를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트렌디하다. 새로운 소재, 새로운 관계, 새로운 관점을 가장 드넓게 포용해 준다. 일단 제목만 봐도 오펜 당선작은 다르다. 단막극 시놉시스만 빠르게 훑어봤는데 재미있는 작품이 너무 많았다. 아버지가 남긴 비트코인 유산을 찾는 고시생부터 시아버지의 재혼상대로 나타난 예전 새엄마 이야기, 성인용품점을 둘러싼 이야기, 프러포즈를 위해 오픈런을 뛰는 예비신랑 이야기, 베트남 사람인 큰 형님에게 시집살이당하는 한국인 며느리이야기까지 상상을 초월하는 신박함에 무릎을 쳤다.




많이 뽑고, 신박한 아이템을 뽑고, 뽑아놓고 제대로 인큐베이팅해주니 작가지망생이 몰려든다. 그래서 오펜 공모전을 업계에서는 신인작가들을 빨아들이는 황소개구리라고 부른다. 채널이 늘어나고 ott가 등장하면서 작가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는 요즘, 각 방송국은 신인작가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가장 싱싱한 아이템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가장 저렴한(?) 신인작가를 선점하기 위해 예년과 달리 공모기간과 당선작 발표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그래서 JTBS는 10일에서 2주 정도, SBS도 한 달 정도 앞당겼다. 지망생들에게는 뜨거운 겨울이 되고 있다.




*당선작 작품집은 아래 링크를 통해 다운로드할 수 있다.

https://open.tving.com/Folio/Achieve_Downlo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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