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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네스장 Oct 22. 2024

Desker Question 2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다

데스커 라운지에서 있었던 스토리젠터 채자영 님의 워크투게더에 참석했었다.

그녀가 책상에서 적어온 질문을 오늘 나의 책상에서 답해보려 한다.




01. 나는 언제 행복한가?


자영: '행복이란 뭘까'라는 실체 없는 추상적인 질문에서 '나'를 중심으로 질문을 재구성하며, 인생의 많은 것들을 변화시켜 준, 그 시작점에 있는 질문이다. 내가 가장 행복한 순간 10가지를 아주 구체적인 언어로, 꼭 우선순위로 적어본다. 내 삶의 기준을 정하는 일과 연결된다.


나:

1. 가족들 모두 아픈 곳 없이 서로를 챙겨주며 대화로 꽃 피우는 시간을 보낼 때

2. 사람들과 함께 좋은 대화들로 가득한 시간을 보냈을 때.

3. 내 창작물,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사람들이 좋아해 줄 때(디자인, 콘텐츠)

4. 나의 도움(이야기, 강의, 코칭 등등)으로 누군가가 잘 되었을 때.

5. 콘셉트가 명확한(스토리가 잘 읽히는) 공간, 제품, 전시를 만났을 때.

6. 혼자만의 시간을 영감 가득하게 보냈을 때.

7. 좋은 문장, 좋은 생각을 만났을 때

8. 선이 착한 가구, 디테일이 좋은 가구를 만났을 때

9. 목 넘김이 부드러운 정성스럽게 내린 드립 커피, 밀크폼이 완벽해서 라테아트가 아름다운 라테/카푸치노/플랫화이트를 만났을 때.

10. 정성스럽고 정갈한 음식을 같이 먹으며 같이 만족할 때


-> 우선순위로 배열을 하다 보니 나는 무척이나 주변 사람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족들과는 더 서로 노력하며 지혜롭게 잘 지내고 싶고, 주변에 좋은 사람들로 가득한 상황에 감사하다.


02. 나는 이루고자 하는 것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했는가?


자영: 무엇인가를 포기하거나 그만두고 싶을 때,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이다. 내가 실패했다고 여겨질 때, 이 질문을 던지면 스스로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알고 있다. 최선이란 자기 스스로가 진정으로 온 마음을 다하여 감동했을 때, 그때 쓸 수 있는 언어라는 것을.


나: 최근에 부서 이동을 하면서 한동안 이렇게 절실하게 무언가를 이루고 싶었던 게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었다. 수련하듯 마음을 다잡고 계속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한고비한고비 차근차근해야 할 액션들을 취했다.

지금은 차근차근 내 실력을 쌓아가는 것이다. 해야 할 일을 하면서 더 깊게 파고들고 글로 써서 내 것으로 만들어두자고 다짐한다.


03. 이것은 나의 꿈인가? 타인의 꿈인가?


자영: 진짜 욕망과 가짜 욕망을 구분하기 위한 질문이다. 취준생 시절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나는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진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모방 욕망을 가지고 있고, 그렇기에 이 구분이 아주 모호하고 어렵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맹렬하게 찾기 위해 치열하게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던져야 하는 질문이다.


나: 최근에 남편과의 대화에서 내가 욕심이 많다며... 옆에서 보기에 이것저것 다 하고 싶어 하는 모습이라는 이야길 들었다. 하나를 하려면 포기해야 할 것도 있는 법인데,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도 자주 한다고 했다. 그들처럼 나도 하고 싶어라고 콕 집어 이야기한 적은 없지만 누구는 그렇데~라는 식의 이야기가 내가 하고 싶은 것으로 느껴지게 한 것 같다고 남편에게 반박했다. 하지만 속으로는 아차 싶었다. 모방욕구가 많이 차올랐던 것을 인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비교하고 부러워하고.... 그렇다면 나의 진짜 욕망은? 무엇일까?

그러다가... 나의 꿈을 찾는 게 무슨 의미일까?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려고 한다는 질책, 경제적인 책임감을 간과한다는 질책... 이런 질책이 죄책감과 함께 생각을 멈칫하게 한다. 내 진짜 욕망에 대한 뚜렷한 상이 바로 떠오르지 않는다.

그럼에도 다시 묻는다.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은 어떤 그림이야??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이 우선되어야 해?

건강한 삶, 활력 있고, 웃음이 있는 따듯한 느낌. 그런 상이 그려진다.

그런 상이 그려지려면 앞서 답한 1번의 언제 행복한가? 의 질문으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결국 그 행복이 가장 중요한, 우선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가족과의 행복, 건강, 대화 이것이 나의 꿈이다.


04. 내가 하는 업의 본질은 무엇인가?


자영: 단순히 나에게 주어진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주어진 타이틀이 아니라, 나의 언어로 나 스스로를 설명하고 싶다고 느꼈을 때 던진 질문이다. 이 시기에 나는 대기업 정규직을 퇴사하고, 자발적 비정규직(연봉 계약직)으로 다시 재입사를 했다. 내가 하는 업을 나의 언어로 다시 재정립하고 세상에 선언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내 커리어의 시작점부터 지금까지의 경험을 하나로 관통할 수 있는 단어. 그 단어가 누구에게나 있다.


나: 디자인은 내 업의 뿌리이다. 산업디자인에서 시작해서 인테리어 가구 디자인으로 뻗어가고.. 그중에서도 호텔이라는 공간에 매료되었다. 그 후에 바다 위의 호텔 크루즈선의 인테리어 기술을 연구하는 일을 했었는데, 아쉽게도 실제 프로젝트로 이어지지 않는 현실 속에서 어디서도 쓸 수 없는 일이 되었다. 다만 이때 연구했던 내용은 두꺼운 보고서로 잘 정리되어 있다. 이 크루즈선의 인테리어 설계, 시공 기술 국책과제를 할 때의 나를 돌아보면, 나는 꽤나 어떤 일에 있어서 연구와 분석을 좋아했었다. (대학원 때 디자인 철학과 방법론에 대한 연구 논문을 썼던 것도 연결이 된다.)  

지금하고 있는 호텔 브랜딩 일을 할 때에도 새로운 분야를 학습하고 시장을 조사하며 연구하고 분석한 것을 바탕으로 기획을 하고 콘셉트와 콘텐츠를 도출하는 일이 재미있다. 아직 현장과는 거리감 있는 단계의 일을 하고 있지만 상상하는 것을 글로, 단어로 표현하는 것은 디자인을 글로 정리하는 것과 일맥 상통한다.

호텔 브랜드의 상을 글과 단어로 정의하여 구체화돼야 하는 것들의 기준을 정립하는 일이라고, 브랜딩씬에서의 짧은 업력이지만 업의 본질을 정의해 본다.

내 커리어의 시작점부터 지금까지의 경험을 하나로 관통할 수 있는 단어는 무엇일까?


호기심과 관찰, 연구와 분석, 디테일, 은유적인, 스토리, 콘셉트, 라이팅 이런 단어들이 연결된다.


'스토리 디자이너' vs '콘셉트 라이터'


 내 커리어의 뿌리는 디자인이고, 지금은 브랜드의 콘셉트를 글로 쓰며 머릿속의 상을 구체화하는  콘셉트 라이터이다. 그리하여 나는 '스토리 디자이너'이다.  



05. 어떻게 나의 일을 확장할 수 있을까?


자영: 지금, 이곳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오늘보다 더 나은 나로 성장하고 싶어 하는 나에게 던진 질문이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디로 가고 싶은지, 나는 무엇을 잘하고 또 잘할 수 있는 사람인지 계속해서 물었다. 일의 확장은 결국 타인이 아닌, 나 스스로에게 나의 삶을 증명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나: 왜 브랜딩을 하고 싶었을까? 호텔을 만드는 일의 끝단이 아닌 시작부터 해보고 싶었다. 그렇게 호텔을 만드는 일에 대해 시작부터 끝까지 전 과정을 해보고 싶다. 브랜드 확장 전략의 가닥이 이제야 잡혔다. 이렇게 호텔 브랜드를 만드는 일을 직접 할 수 있게 된 것이 정말 기회라고 생각한다. 우선 여기서 너무 좁게 보지 말고 타 부서와의 연계나 흐름을 잘 파악해야겠다. 물론 내 업무를 깊게 들어가서 전문가가 되는 것이 먼저이겠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도 잠시 아래 질문에 답해보며 나친자(나에게미친자)가 되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01. 나는 언제 행복한가?

02. 나는 이루고자 하는 것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했는가?

03. 이것은 나의 꿈인가? 타인의 꿈인가?

04. 내가 하는 업의 본질은 무엇인가?

05. 어떻게 나의 일을 확장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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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자영 님 키워드 : 스토리젠터, 스토리, 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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