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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투안 Mar 26. 2024

남자 필라테스 3년 동안 해보고 느낀 점

고통을 선택하자

 필라테스를 시작한 지도 이제 햇수로 3년은 넘었다. 중간에 쉬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호기심이었다. 남자들에게 오히려 더 좋다는 얘기도 들었고, 필라테스라는 운동을 체계화해서 운동이라는 한 형태로 세상에 알린 사람 또한 필라테스라는 이름의 남자다. 그러나 필라테스는 주로 여자들이 하는 운동으로 알려져 있고, 필라테스를 가르치는 강사들 또한 여자들이 많다. 따라서 남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없다는 게 남자들에게는 다가가기가 쉽지 않아, 나 또한 처음 시작하기까지는 발품을 팔아야했다.


 첫 필라테스는 일대일로 시작했다. 일주일에 2회, 50분씩 진행했다. 또 다른 자극이었다. 지금껏 해왔던 웨이트 운동과는 확연히 달랐고, 50분간은 나와 직접 대화를 하며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 후 내 속근육들을 쓰는 방법들을 느끼려 노력하였고, 대략적으로 방법을 알았을 때 그룹수업으로 이어갔다. 


너 이것도 못해? 조금만 참아


 어떨 땐 웨이트를 할 때보다 더 많은 땀을 흘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조금씩 필라테스라는 운동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나에게는 거의 불가능이라고 느껴지는 동작들도 비슷하게나마 따라 하며 1초라도 더 버티려고 노력하였다. 


 지금은 운이 좋게도 아파트의 공용 공간의 필라테스 공간이 따로 있어서 집에서 몇층만 내려가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아파트 복지로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단체로 수업을 듣고 있는데 가끔은 다른 회원분들이 결석을 하는 경우에는 일대일로 수업을 듣기도 한다. 


 지금까지 꽤 많은 선생님을 만났다. 역시나 느끼는 것은 선생님을 누구를 만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내가 프랑스어를 공부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때도 나에게 맞는 선생님을 찾는데 시간이 꽤 걸렸고, 찾은 후로는 갖은 노력 끝에 레벨에 맞지 않는 경우에도 계속해서 따라다니며 들었고, 이는 나의 프랑스어 실력에 크나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 현재의 선생님은 이전과 비교했을 때, 내가 찾던 선생님을 발견했다고 느낀다. 간혹 필라테스를 배우려고 왔는데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스트레칭이나, 유산소 운동의 시간을 불필요하게 오랫동안 시키는 선생님들이 있었다. 그럴 땐 그 시간에 조금 더 기구를 활용한 고관절 스트레칭이나 혼자서는 할 수 없는 동작들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필라테스의 장단점을 생각해 보자. 우리가 무언가를 실행할 때, 단점이 없다면? 하지 말아야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대부분 우리의 작은 선택부터 인생의 큰 선택들 모두 하나의 선택을 결정했을 때의 이면에는 장점만 있는 경우는 존재하지 않는다. 단점이 따라오기 마련이다. 그러나 운동은 지나치게 하지 않으며, 적절한 때(너무 늦은 시간 제외)에만 한다면 장점이 눈에 띄지 않는 단점들 모두를 커버할 수 있을 정도로 장점이 크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필라테스는 자신의 고통의 역치를 알게 해 주고, 그 고통의 역치를 시험하여 조금씩 늘려가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그리고 0.1초를 버티며 나중에는 1초를 버티는 자신을 발견했을 때, 성취감이 대단하다. 물론 이는 웨이트와 비슷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웨이트와는 또 다른 자극점을 느낄 수 있어서 새롭고, 평상시에 느끼지 못하는 근육 깊은 곳을 자극하며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꽤나 큰 희열로 돌아온다. 


  보통 무조건 힘든건 피하고 싶은게 인간의 심리다. 그러나 직접 내가 감당할 고통을 선택한 뒤, 그 고통을 견디고 이겨냈을 때의 희열감이란 다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희열로 우리에게 보상해준다.





 마지막 한 문장으로 이 글을 마치려고 한다. 


"우리가 의도치 않은 고통은 고통 그 자체로 남지만, 우리가 의도한 고통은 곧 희열이라는 보상을 우리에게 선물해준다."


필라테스 일대일 수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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