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 반하는 일상을 만들어가기
지난 주말, 자연 태닝을 하기 위해 여의도 한강 수영장을 찾았다. 올해는 기계 태닝이 아닌 자연 태닝을 선택했다. 계속된 장마로 태닝을 하기 어려웠고, 이 날도 흐림과 맑음의 중간 어디쯤을 반복하는 날이어서 잠시 고민을 했지만, 태닝을 하기 위한 최소한의 짐을 싸서 이동했다.
조금은 늦은 시간에 시작했기에 오래는 머물지 못했다. 나와서 한강 둔치에 걸터앉아 시간을 보내고 보니, 어느샌가 배가 고파졌다. 마침 항상 여의도 수영장에 들르고 밥을 먹으러 갔던 곳이 생각이 나서 찾아갔다.
이 날의 메뉴는 사진과 같이 삼계탕이었다.
거의 매일 같이 운동을 하는 나에게 닭은 최고의 요리다. 운동할 때, 어떤 음식과 영양분을 챙겨줘야 하는지를 작년에 바프를 찍으며 정말 중요하게 깨달았다. 올해는 바프를 찍을 정도로 식단관리를 하며 체지방을 관리해주지는 않지만 최대한 단백질만큼은 많이 먹어주자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이날은 평소와 같이 혼밥을 하는데, 음악을 듣거나 영상을 보지 않고, 오로지 음식에만 집중했다. 푹 삶아서 나온 삼계탕은 사진에서도 느껴지듯이 농도가 짙었고, 국물 맛이 아주 걸쭉하고 찐했다.
첫 술을 뜨는 순간 나는 "바로 이 맛이야"라고 혼잣말을 했다.
살을 한점 한점 뜯어서 뼈를 발려 먹었고, 쌓여가는 뼈를 보며,
나, 아주 깨끗이 잘 발려먹네?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나 자신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었다. 평소에도 잘 먹는 나지만, 유독 이 날은 '잘 먹는 나'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먹는 행위는 셀 수 없이 반복을 하기 때문에 특별히 의미를 두지 않는 경우가 많겠지만, 조금은 의미가 특별히 다가왔다.
'잘 먹는 것도 복'이라는 말이 있다. 잘 먹는 나를 보며 행복함과 뿌듯함이 몰려왔다.
반복되는 일상을 지내다 보면 보통 우리의 행동 하나하나에 주의를 기울이기가 어렵지만, 조금 달리 생각해 보고 조금 자신에 대해 집중을 해보면 우리가 알지 못했던, 혹은 알고 있었지만, 새롭게 다가오는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한다. 이러한 경험이 쌓이다 보면 평소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지 않을까?
물론, 음식이 맛있기도 해서 바닥까지 싹 긁어먹은 것도 사실이다 :)
잘 먹어줘서 고마워 나 자신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