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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진이 Oct 18. 2018

누구나 퀘벡의 가을을 사랑하지 않겠니?

흔한 단풍국의 가을

가을의 색깔 couleurs d'automne

가을의 빛깔 teinte d'automne

가을의 옷 habit d'automne

빨갛고 노란 나뭇잎 feuilles jaunies et rougies

가을의 나뭇잎 feuille d'automne

떨어진 나뭇잎 chute des feuilles

죽은 나뭇잎 feuilles mortes

낙엽 la défoliation

etc...



단풍낙엽을 지칭하는 어휘들은 참으로 다양하다. 모두가 알고 있는 것처럼, 캐나다의 국기에는 단풍잎이 그려져 있다. 캐나다의 국기뿐만 아니라, 단풍나무에서 추출한 메이플 시럽, 메이플 쿠키 등 단풍과 관련된 정말 다양한 상품들이 존재한다.

단풍으로 붉게 물든 집앞 from CHO


부르키나  파소에서 프랑 세파를 캐나다 달러로 환전했을 때, 지폐에서부터 느낄 수 있었던 캐나다의 달콤한 향기, 황량한 사하라 지대의 지폐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던 달콤한 향기를 만났던 그 순간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뭔가 만지기만 해도 전염병이 옮을 것 같던 부르키나 파소의 프랑 세파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달콤하고 매혹적인 향기였다.

퀘벡의 가을 정취는 드라마 '도깨비'등을 통해 많은 이들이 간접 체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사진출처: TVN의 드라마 '도깨비' 中...


당장 Les cowboys fringants의 노래들만 떠올리더라도 Toune d'automne, Octobre, Les Feuilles Mortes 등의 주옥같은 명곡들이 아름다운 가사와 선율로 퀘벡의 가을을 찬양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경의선을 타고 문산에서 종로까지 매일같이 출퇴근하던 시절, 고된 출퇴근길에 주저앉을 것만 같던 영혼과 육체를 달래주는 노래들이기도 하다. 고된 출퇴근길 시간, 하루에 스무 번 이상씩 이 명곡들을 들으며 퀘벡의 가을을 마음껏 누리고 있는 나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곤 했다. 어쩌면 그 간절했던 삶의 태도가 있었기에, 퀘벡에 올 수 있는 환경도 상황도 아니었던 내가 이곳을 올 수 있지 않았나 싶다.


from CHO

그렇다면 도대체 캐나다의 가을이 실제로 어떻길래 국기에 단풍잎을 그려 넣은 것일까? 퀘벡 단풍 풍경의 대명사라 불려도 과언이 아닐, 몽트랑블랑에서 퀘벡의 가을 정취에 흠뻑 젖으려면 단풍이 가장 붉고 노랗게 물든다는 9월 말에서 10월 초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from CHO

몽트랑블랑; Mont tremblant을 직역하자면, 휘청거리는 산? 후덜 거리는 산...??? 사실 정상 부근에 이르렀을 때는 정말 다리가 후덜 거릴 정도로 경사가 가파르게 느껴지긴 했다.

from CHO
from CHO


몽트랑블랑은 오타와와 몬트리올 사이의 북쪽에 위치해 있다. 아름다운 풍경의 스위스만큼의 정취를 간직한 몽트랑블랑에  도착하는 순간, 갑자기 물가가 스위스처럼 느껴지는 건 함정이지만, 파주 영어마을과 비슷하게 생긴? (난 파주 사람이니깐 ㅎㅅㅎ) 캐나다 불어 마을 몽트랑블랑에서, 끝없이 펼쳐진 붉디붉은 단풍 빛깔에 흠뻑 젖을 수 있었다.

from CHO
from CHO

통일이 되어 이북지역을 여행할 수 있다거나 금강산 일만 이천봉 중에 하나라 불리던 강원도 고성군 건봉산 GOP에서 군생활을 하면 모를까... 해마다 가을이 짧아지고 있는 한국에서는 이러한 풍경을 보기 힘들 수도 있다는 생각에 가족들, 나를 사랑해준 사람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즐기지 못해 큰 아쉬움을 느끼지만 최소한 나는 붉게 붉게 칠해지고 있는 퀘벡의 가을 풍경에 취해 캐나다 생활을 만끽하고 있는 요즈음이다.

누구나 이곳을 사랑하지 않겠니?
이 땅의 맑고 깨끗한 물과 공기를,
이 땅의 끝에서 끝까지
우리의 가슴은 즐거움으로 가득 찰 거야!
- Les cowboys fringants의 노래 가사 中 -
from 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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