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에게 기술경영을 추천하는 이유
벌써 기자 7년차다. 특히 올해 인공지능(AI) 이슈가 본격적으로 대두되면서, 이전과 뚜렷하게 비교되는 현상이 있는데, 바로 '현장에서 발표자가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기자들이 못알아 듣는 티가 팍팍난다'는 것이다.
매체 규모가 클수록 출입부서 뺑뺑이 돌리기가 당연한 관행이기 때문에, 나처럼 금융과 경제 출입만 한 기자가 아니라면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건전성 이야기를 제대로 구분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근래에는 여기에 AI 개념까지 엮이다보니 기자들 입장에선 당연히 멘탈이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일부 금융사 및 기관은 외국연사들을 초청해 'AI 시대의 금융사 대응 전략', 'AI 시대의 경제 방향' 등을 소개한다. 갈수록 현장에서 통역기 지원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기자님, 능력되시면 각자 알아서 이해하고 기사 쓰세요'라는 느낌이 강하다.
더군다나 모두가 처음 겪는 AI 시대이기에, 관련 지식을 회사 선배들에게 물어보고 함께 지식의 양을 확장시키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아마도 시니어 선배들은 매출 목표치 채우기도 버거울 것이다.
그렇다면, 기자들이 알아서 발품팔면서 지식의 총량을 늘려가야 하는데, 다수의 기자들 연봉이 그렇게 많지가 않기에, 힘들고 지친 업무시간 외에 여가시간을 투자하면서 까지 AI를 스터디 하는 건 당연히 무리다.
기자가 금융분야 AI, CBDC 이야기 등을 다룸에 있어 본인 바이라인 달고 나가는 기사가 맞는지 틀린지 조차도 분간하기 어려운 경우가 다수다. 취재환경이 이렇다 보니, 수백, 수천 곳의 언론사에서 찍어내는 기사 콘텐츠가 모두 똑같은 내용이다.
오늘날, 기자들이 정말 와치독 역할을 하는가?
업계 선배와 후배, 친구들에게 직언을 하자면
당신들 기사는 볼끝이 흐린게 오늘날 현실이다.
안타깝지만 우리 업계 사람들 전반은 이 문제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것 같다. 네이버 뉴스 섹션이 볼끝이 흐린 기사들로 가득차면 기업들은 당연히 기자들을 만만하게 볼 수 밖에 없다. 이는 당연히 협찬비 감축으로 이어지지 않겠는가? 다들 기업 홍보 담당자로 도망갈 생각만 하면서 사는 것인지 아무도 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기자 7년차이자 기술경영 박사과정인 내가 나름의 곤조를 솔직히 밝히면.. 언론사가 수백개라면, 같은 토픽을 놓고 각자 다른 뷰-포인트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보도자료에 목숨을 걸고 똑같은 내용을 복사해서 붙여넣는 기사 100개를 만드는 것 보단 단 하나의 차별화된 목소리가 훨씬 더 큰 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정 토픽에 대해 차별화된 뷰-포인트로 뉴스 콘텐츠를 만드려면 머릿속에 개념과 흐름이 정리되어 있어야 상대방이 쉽게 이해하고 흡수할 수 있다. 여기에 기자들 각자가 나름의 철학을 더한다면 분명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철학. 미디어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에게 철학은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근래 기자들의 콘텐츠를 보면 철학이 없어 보인다. 기자들이 회사 언론홍보팀 담당자들과 저녁 약속 잡고 웃고 떠드는 건 좋은데, 정말 차갑게 이야기해서 그 시간에 본인의 지식을 확장하는 것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보여진다.
차라리 그 시간에 공부를 하는 걸 추천한다. 언론진흥재단에서도 저녁 시간에 일부 GPT 활용에 대한 강의가 있으나, 이 역시 AI의 본질을 논하기 보단 활용방법에 초점이 맞춰졌다.
물론 MOOC 등의 대안책이 있지만, 대학원에서 제대로 된 학위과정에 참여하는 것을 추천한다. 한양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의 '인공지능 협업시스템' 수업으로 AI 개념을 정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론을 탄탄하게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팀원들과 함께 모여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학교에 재학하면서 수강한 '인공지능과 고객경험디자인' 역시 팀원들과 함께 모여 프로세스를 만든 경험이 서비스 전체 흐름에 있어 AI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개념을 세울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한양대는 다른 학교에 없는 IC-PBL(산업 연계 문제 기반 학습)이라는 개념이 있다. IC-PBL은 오늘날 산업 요구와 학문적 학습 사이의 격차를 해소하는 혁신적인 교육 모델로 설계된 수업들을 이야기 한다. 일반/전문/특수를 가리지 않고 교내 모든 대학원 재학생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IC-PBL 공모전을 하는데, '인공지능과 고객경험디자인(IC-PBL 과목) 수업' 프로젝트에 열심히 참여해 수상한추억도 있다.
한양대학교 IC-PBL Official Video|대학교육과 사회의 연결
https://www.youtube.com/watch?v=mL3Mg24SsQ4
한양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은 11월 15일까지 2025학년도 신입생 원서 접수를 받고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학교에 지원을 하자.
한양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https://mot.hanyang.ac.kr/front/admission/hand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