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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멜로디 Nov 06. 2018

기초반 수영일기, 일곱

팔 한번, 숨 한번

아내에게 내가 얼마나 성격이 급한지 숨 한번 쉬고 팔 한번 돌리는 일이 쉽지 않다고 했더니, 앞에 가는 사람들이 어떻게 하는지 보면서 따라해 보면 되지 않냐고... 그러고 보니 나는 앞 사람의 뒤통수만 쳐다봤지 앞에 선 회원들이 어떻게 수영을 하는지 살펴 볼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 같았다. 강습이 시작되고 출발하는 회원들의 동작을 지켜봤다. 부드러웠다. 발차기에 물살이 세게 일지 않고 찰랑 찰랑 가는 느낌이었다. 고개도 아주 잠깐 올라왔다 천천히 내려갔다. 뒤로 갈수록 발차기에 물살이 세게 일거나 고개를 힘으로 들어 올려 푹푹 가라 앉거나 물을 먹는 일이 다반사 였다. 25명의 회원들 20번 정도에 서 있으며 다른 분들의 수영 하는 모습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큰 강습이 되는데 그동안 뭘 했단 말인가? 


내 차례가 되었고 언제나 처럼 강사는 ‘회원님은 천천히 하셔야 합니다’라고 강조 했다.  온 몸에 힘을 빼고 쎄게 발차기를 하기 보다는 꾹 꾹 눌러 준다는 느낌으로 찼다. 고개를 천천히 들어 올려 숨을 쉬었다. 뒤에서 강사의 ‘조금만 더 천천히, 아주 잘했습니다’. 하는 소리가 들린다. 힘으로 하는 발차기와 힘차게 하는 발차기에는 분명 차이가 있었다. 왕복 25미터를 돌아오니 킥보드를 빼고 팔 돌리기를 해 보라고 했다. 방금 한 것처럼 천천히 간다고 생각하고, 물속에서 팔을 돌릴 때 힘을 줘서 돌려 보라고 했다. 물속에서 힘을 주어 오른 팔을 돌리고 뻗은 왼팔을 왼쪽 귀에 붙여 쭉 뻗어 주고 다시 왼팔을 물속에 넣어 힘을 주어 돌리고 오른팔을 오른쪽 귀에 붙여 쭉 밀어 주었다. 밖으로 나온 팔은 최대한 천천히 돌리며 쭉 펴 주었다. 그렇게 돌아와 숨을 몰아 쉬고 있는 내게 강사는 아주 좋아졌다며 조금만 더 천천히 하라며 격려해 주었다. 


그런데 여기서 더 천천히 하면 앞으로 나가기는 하는 걸까? 도대체가 난 수영을 어떻게 하고 있는 건지....



그리고는 바로 이어서 킥보드를 잡고 오른팔 숨쉬기 동작을 배우기 시작했다. 오른 팔만 돌리며 숨을 쉬며 앞으로 나가는 동작이었다. 왼손을 킥보드 위에 올려놓고 왼 팔은 물 위에 뻗은 채로 오른 팔을 돌릴 때 고개를 돌려 숨을 쉬고 발차기만 하다 숨을 내 뱉으며 다시 오른 팔을 돌리며 숨을 쉬는 것을 반복하는 동작이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고개가 팔보다 먼저 돌아야 하고 고개 세우려고 힘을 주기 보다는 턱을 아래로 당기고 고개가 왼팔에 붙어 있다는 느낌으로 물고 수평이 된 상태에서 아주 잠깐 숨을 쉬고 다시 돌고 있는 팔보다 고개가 먼저 물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미 앞으로 숨을 쉬는 연습을 하며 천천히 고개를 들어 숨을 쉬는 타이밍을 잡았던 터라 쉽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런데 여지없이 고개는 급하게 돌고 숨은 제대로 쉬어지지 않고 팔은 급하게 돌았다. 다시 시작 해도 마찬가지 였다. 고개보다 팔이 먼저 돌거나 고개가 돌아도 급하게 돌거나 숨을 쉬어야 한다는 본능에 고개를 물 위로 치켜 들었다. 고개가 먼저 돌면 팔이 급하게 돌았고, 팔이 천천히 돌면 고개를 치켜 들었다. 게다가 왼팔을 쭉 뻗고 있어야 하는데 뻗고 있는 왼 팔이 오른 팔을 돌려 숨을 쉬려고 할 때 물속으로 깊이 가라앉거나 굽혀지기 다반사 였다. 


그렇게 수영 기초반 한 달이 지나갔다. 팔 한번 돌리고 숨 한번 쉬는 일에 힘겨워 하며... 



**팔 돌리기

초급반 자유형 팔 돌리기는 팔을 구부리지 않는 것과 어깨를 돌리는 롤링 동작을 가장 신경 써야 한다. 특히 물 속에서의 팔 동작보다 물 밖의 리커버리 동작을 할 때 팔일 쭉 펴져 있는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 어깨를 롤링하며 돌려 주지 않으면 당연히 팔이 구부러지기 때문. 그래서 수영장 풀에 들어가 서서 왼 발을 앞으로 내밀고 두 손으로 데크를 잡은 상태에서 팔 돌리기 연습을 시작한다. 오른 손을 데크에서 떼서 허벅지 까지 당긴다. 이때 왼손을 앞으로 쭉 밀어주어 오른쪽 어깨가 열리게 해 준다. 그 상태에서 오른손이 허벅치를 치고 수면 위로 살짝 올라 오게 한다. 그 후에 완전히 어깨를 열어주오 온 몸이 오른쪽을 보게 해 준 후 팔을 쫙 핀 상태에서 귀를 살짝 스치틋 돌려 다시 데크를 잡는다. 이렇게 오른 쪽 왼쪽을 연습하며 롤링하며 팔을 쫙 피고 돌리는 스트로크 연습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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