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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rabooks Jun 11. 2020

N잡러의 생명은 뭐다? '시간'이다

게으를 땐 완벽히 게으르게, 부지런할 땐 완벽히 부지런하게


직장 하나만 다녀도 체력이 고갈되고 시간이 부족한데 N잡러들은 대체 그 많은 일을 해내고 있는 걸까?


한 때 나도 그렇게 오해했었다. 일이 여러 개인 사람은

엄청나게 부지런한 사람이거나 시간을 쪼개 쓰거나 둘 중 하나일 거라고.


10대와 20대 시절 시간을 아끼고 분 단위로 체크하면서 살던 삶은 나에게 그렇게 큰 기쁨은 아니었다.

그리고 30대 마저도 그렇게 나를 옥죄는 삶을 살고 싶지는 않았다.

 

의욕이 넘칠 때는, 넘치는 대로 부지런하게  

의욕이 제로일 때는, 또 없는 대로 게으르게

사는 삶이 좋아졌다.



하루 잠자는 시간 8시간, 일하는 시간 8시간

나머지 8시간 중에 2시간만이라도

'진짜 내가 하고 싶은 것'에 투자하는 게 나의 목표였다.


사실 이마저도, 의욕이 있을 때는 4 시간~5시간도 나를 위해 썼지만, 의욕이 없는 날에는 단 1분도 자기 계발을 하지 않은 날도 있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온갖 예능과 먹방을 섭렵하며 그렇게 쉬는 날도 좋았다.



나는 이것을 나만의 균형이라고 부른다.

의욕 과다와 의욕 부진 사이에서 저울질하는 삶.

나의 감정을 그대로 받아주기만 한다면 의욕 과다일 때는 생산성을 충만하게 내고

의욕 부진일 때는 세상 한가롭게 쉬는 여유를 부릴 수 있다.



워라벨이 가능한 회사를 다닐 때는 저녁시간이어도 충분했다. 5시 반쯤 칼퇴를 하고 어디든 갔다. 글을 쓸 수 있고 차 한잔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곳 어디라면. 퇴근 후 나를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확보되었기에 새벽시간은 따로 쓰지 않아도 괜찮았다.


그런데 내가 몸담은 회사 중에는 워라벨이 전혀 지켜지지 않는 회사도 있었다. 프랑스의 대기업들도 여느 아시아의 회사들처럼 성취에 대한 압박, 마감에 대한 압박이 존재했다. 그럴 때는 내가 선택한 것은 '새벽시간'이다.



일어나 따뜻한 차를 준비해두고

짧은 명상을 하고

읽고 싶은 책을 읽고

새로 신청해둔 부동산 강의를 듣고

가끔은 운동까지 하는

아침


내가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부담감보다

내 시간을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없을 때 오는 불만족 감이 더 크기에 그렇게 아침을 일찍 시작했다.


그렇게 '게으름'과 '부지런함'의 균형을 맞추다 보니

나도 어느샌가 N잡러가 되어 있었다.

하고 싶은 걸 '추후'로 유예하지 않는 삶.

시간을 소중하게 느끼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는 삶.


그게 바로 나라는 N잡러가 시간에 부여한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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