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by writing
C.S.Lewis
봄이 왔으면 좋겠다.
턱을 괴고 두 눈을 감고서
봄을 떠 올려본다.
느닷없이 찾아온 초겨울 바람은
피할 사이없이 나를 어디론가
떠밀어 댔다.
그칠 것 같지 않을 것처럼
소복이 내리는 눈사이를 헤치고
겨울 한가운데를
뚜벅뚜벅 걸어 헤매며
여기까지 왔다.
자신을 태워 그 주위를 밝히는 촛불.
그 촛불사이에 흐르던
눈물을 닮은 촛농 같던 발.
그 발로 밤새 내린 눈 위에
발자국을 꾹 꾹 남기며 걸어왔다.
폐인 발자국 속에
미움과 허무함을 넣어
이른 봄,망각이라는 빛을 띤
햇살을 한 줌 움켜쥐고 넣어
소복하게 덮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