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31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봄이 왔으면 좋겠다.

by 오롯한 미애 Mar 06. 2025
브런치 글 이미지 1

봄이 왔으면 좋겠다.

턱을 괴고 두 눈을 감고서

 봄을 떠 올려본다.

느닷없이 찾아온 초겨울 바람은

 피할 사이없이 나를 어디론가

떠밀어 댔다.

그칠 것 같지 않을 것처럼

소복이 내리는 눈사이를 헤치고

겨울 한가운데를

뚜벅뚜벅 걸어 헤매며

여기까지 왔다.

자신을 태워 그 주위를 밝히는 촛불.

촛불사이에 흐르던

 눈물을 닮은 촛농 같던 발.

그 발로 밤새 내린 눈 위에

발자국을 꾹 꾹 남기며 걸어왔다.

폐인 발자국 속에

미움과 허무함을 넣어

이른 봄,망각이라는 빛을 띤

햇살을 한 줌 움켜쥐고 넣어

 소복하게 덮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시절인연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