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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gainJ Jan 02. 2024

옴 샨티 샨티 샨티

아침 수련을 하는 편이지만 새벽 수련은 또 처음이었다. 숨 가쁘게 달려온 한 해를 마감하고 느긋하게 쉬고싶은 연말 연휴의 시작이었고 가족들은 모두 아직 잠든 새벽 6시, 혼자 조용히 옷을 챙겨 입고 요가원에 갔다.


매일 걷던 길이지만 새벽길은 새로웠다. 집에서 창 밖을 볼 때는 너무 캄캄해서 15분 남짓 걸을 일이 까마득했는데 막상 걸으니 여명의 기운이 어려있다. 무엇보다 새벽 운동하시는 부지런한 어른들이나 일찍부터 어딘가로 향하는 젊은이들이 함께 하니 괜스레 든든해졌다.


한 해의 마지막 수련이었고 2023년은 어느 해보다 수련에 진심이었기에 아쉬탕가 풀프라이머리 레드로 마무리하면 좋을 것 같았다. 부담스럽기만 했던 아쉬탕가에서도 최근 재미를 느끼고 있고 여전히 오롯이 혼자 수련하는 마이솔은 겁나지만 선생님 구령이 있는 레드라면 그래도 해볼 만하지 않을까 싶었고. 무엇보다 할까 말까 싶을 땐 일단 해보며 살자고 마음먹었으니 이 시간 수련실 매트 위에 앉아 있는 나 자신이 기특했다.


매트 배치 방식이 평소와는 달라서 익숙했던 수련실이 새롭게 느껴지긴 했지만 평소 수련도 80분을 하고 있기 때문에 1시간 반 정도 진행되는 풀프라이머리 레드가 생각만큼 벅차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새벽 수련이 전혀 달랐던 건 수련 전과 후 산스크리트어로 진행되었던 오프닝과 클로징 만트라였다.


비몽사몽 한 상태로 선 찰나, 옴- 하는 수련실 전체에 깊고 낮게 울려 퍼지는 소리에 이어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들이 쏟아졌다.


뭐지? 꿈인가?


다 같이 합장하고 경건하게 올리는 종교의식 같은 울림 가운데 오도카니 서서 무슨 말인지 일도 알아듣지 못하고 어리둥절했지만 이내 에너지가 깨어나고 몸을 가다듬게 되었다.


위키백과에서 만트라(mantra)는  "영적 또는 물리적 변형을 일으킬 수 있다고 여겨지고 있는 발음, 음절, 낱말 또는 구절"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산스크리트어로 man이 마음을, tra가 도구 혹은 자유를 뜻한다고 하니 충격적일 만큼 강렬했던 오프닝 만트라가 내 마음에도 파장을 일으켰나보다.


나중에 찾아보니 만트라의 내용과 의미도 인상적이었다. 오프닝만트라가 시작 전 구루(스승)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수련 전 마음을 가다듬는 것이라면 클로징만트라는 수련 동안 흐트러졌던 몸과 마음을 정리하고 다시 고요하게 만들어주기 위한 것이라 한다. 특히 옴 샨티 밖에 알아들을 수 없었던 클로징만트라가 이 수련을 개인적인 데 국한하지 않고 모두의 평화를 위해 바친다는 뜻이라니 울림이 있다.


소심하고 나약했던 과거에 비하면 지난 한 해 이명과 어깨 통증 등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포기하거나 피하지 않고 계속 해냈다는 데 스스로 자부심을 느낀다. 하지만 그동안 해왔던 모든 수련은 지극히 개인적인 성취였다. 최선을 다했지만 그 노력의 결과와 목표 또한 결국 나 자신을 위한 편협한 수련이었다. 사람은 모두 다르고 섣부른 관심이나 도움은 자기만족이나 될 뿐이지 위선 아닌가 라는 냉소적인 태도, 남에게 피해를 주지도 받지도 않겠다는 방어적인 태도로 수련에도 임했던 건 아닌지……


법도와 스승을 중시 여기며 반세기 동안 이어 왔다는 아쉬탕가에선 말하고 있었다. 수련의 최종 목표는 나 혼자 잘 사는 게 아니라 함께 평화를 구하는 데 있다고.


여운을 간직한 채 새 해가 되었고 오늘 새 해 첫 하타 수련을 했다. 며칠 사이 갑자기 엄청난 깨달음을 얻은 것도 아니고 수련에 눈에 띄는 변화도 당연히 없다.


그저 또 오늘치의 수련을 했을 뿐이다. 새 해에도 계속 수련을 할 것이고 한번씩 번아웃을 겪으면서도 그 과정을 꾸준히 기록하겠지 싶다. 올 해는 큰 맘 먹고 요가 지도자 과정을 체력이 허락한다면 해볼 생각이긴 한데 구체적인 다른 목표를 정해두지도 않았다.


그저 매일 최선을 다하고, 조금씩 더 깊어질 수 있으면 한다. 그 과정이 나뿐 아니라 누군가에게도 약간의 도움이 된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 모두에게 옴 샨티 샨티 샨티!



Om

[옴]

svasti prajabhyah paripalayantam

[스와스띠 쁘라쟈비야하- 빠리빠-라얀땀]

nyayena margena mahim mahishaha

[냐예나 마르게나 마힘- 마히샤하]

gobrahmanebhyah shubhamastu nityam

[고-브라-마네피야하- 쓧바마스뚜 닉띠암]

lokah samastah shkhino bhavantu

[로카 사마스타하 수키노- 바반투]

Om shantih shantih shanthi

[옴 샨티 샨티 샨티히]


이 세상의 모든 존재가 풍요롭길 바랍니다

지도자들이 올바른 방법으로

세상을 다스리기를 바랍니다

신성한 존재들이 언제나 이롭기를 바랍니다

모든 존재가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출처] 아쉬탕가 클로징 만트라,  

https://blog.naver.com/inawepeaceyoga/223057674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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