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나란 산스크리트어로 호흡, 숨결을 의미하는 단어로, 인도 철학에서는 인체 내부에 있는 생명력과 동의어로 사용된다. 중국 철학에서 말하는 기(氣)와 동의어라 볼 수 있다.
나무위키가 설명하는 프라나의 정의다. 요가철학은 수련 중 새로운 단어를 주워듣는 생초보 수준인 지금 단계에선 이 프라나를 에너지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
원장님은 종종 수련을 마치면 프라나가 잘 도는지 확인하라 조언하신다. 수련을 마치고 느끼는 감정이 늘 평화롭기만 한 건 아닌데 무언가 딱 꼬집어 말할 순 없지만 기분이 좋지 않은 날은 몸 안에 에너지가 제대로 흐르지 못하고 막힌 것이니 잘 살펴야 한다고.
수련 초기엔 이런 프라나라던가 나디처럼 보이지 않는 관념적인 단어들은 무슨 말인가 낯설기만 하고 아나사를 버티는데 급급해 관심을 둘 겨를도 없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정말 중요한 건 당장 보이지 않는 호흡, 프라나라는 걸 깨닫는다.
우르드바다누라사나(역활자세)에서 아무리 미리 브리지 동작으로 몸을 충분히 이완하고 올라가도 일단 팔을 펴고 몸을 뒤집는 순간은 호흡이 막히는 느낌과 함께 팔이 꺾이는 느낌이 난다. 이 불편한 느낌을 참지 못하고 내려오기 일쑤였는데 이제는 조금 기다릴 줄 아는 여유가 생겼다. 처음 느낌은 헉에 가깝지만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나아진다. 이때 등 부분에 호흡을 채워 넣는다는 느낌으로 몇 차례 호흡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등 쪽 불필요한 긴장이 빠지면서 호흡의 통로가 열리는 순간이 온다. 그러고 나면 조금 더 편안하게 두 손으로 바닥을 단단하게 디디고 팔을 주욱 펴면서 아사나를 완성할 수 있게 된다. 보이는 아사나의 전체적인 모습을 그리면서 자세를 만들기 위해 애쓰던 전보다 지금 이 방법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정말 중요한 건 보이지 않는다. 보이는 건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들이지만 이 현상들을 만드는 건 보이지 않는 내적 에너지이니까. 이런 마음으로 수련실 밖으로 나오면 그동안 중요하게 여겼던 것들이나 거슬렸던 현상들도 약간은 다르게 보인다. 인스타그램 속 행복한 장면들, 집요하게 제공되는 위치 기반 맞춤 광고들이 화려하게 쏟아지고 제목만 읽어도 금세 심각해지는 경제, 정치 관련 씁쓸한 소식들이 넘쳐나는 연말은 심란하다. 행복하지 않으면 안 될 것만 같은 이 시기에 크게 동요하지 않고 보이지 않는 현상 너머의 것들을 헤아려보고 싶어진다. 무엇보다 흔들리지 않고 내 안의 프라나를 잘 돌봐야겠다고 생각한다. 오늘 당신의 프라나는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