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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Apr 28. 2024

악성 민원 모의훈련이 반가운 이유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최근에 눈에 띄는 뉴스를 발견했습니다. 지난주 금천구청에서 악성 민원 모의훈련을 했다는 소식이었죠.




민원(民願 또는 Civil Petition)은 사인(私人)이 행정기관에서 행정처분과 같은 특정한 조치를 요구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그런데 악성 민원은 의 民願의 외형은 있으나 불법적인 행동이나 위법적인 판단을 강요하거나 불법적인 방식으로 괴롭혀서 궁극적으로 공무원으로 하여금 법률 위반을 교사하는 불법적인 민원을 뜻합니다.


이런 일이 담당자 기준에서 심해지고 누적되면 작게는 정신적인 문제부터 심한 경우에는 극단적인 선택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합니다. 최근에도 악성 민원으로 인해 공무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그로 인해 많은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했죠.




실제로 이 문제가 대민 업무를 하는 업종에서는 정신질환은 물론 사직까지 이어지는 원인으로 지목되어 매우 엄중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적극적인 대처를 위해 모의훈련을 한다는 점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거의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이런 훈련들을 하면서 대처방법을 꾸준히 강구하고 있더군요.




저도 대민업무를 하는 부서에서 7년 넘게 근무를 하면서 많은 일들을 겪었습니다. 주말에 개인전화로 전화를 하기도 하고 업무처리 절차상 불가능한 요청으로 억지를 부리기도 하죠.


오늘 접수했지만 오늘 당장 처리해 달라..

다른 지사에서는 해주던데..

젊은 사람이 너무 깐깐하네..

왜 안 된다고만 하느냐..

내가 오죽하면 이러겠느냐..

이런 정도의 멘트는 양반입니다.


수금 부서에는 전기요금 수개월 미납으로 전기를 끊어야 했는데 횟집에서 칼을 들고 사무실로 쫓아온 적도 있었습니다. 정전이 났을 때 정전 담당 부서에서는 PC방이나 편의점, 식당 같은 정전 민감 업종에 종사하는 분들이 영업보상까지 해내라고 말하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규정에 있는 대로 처리해 드린다고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어서 대화를 나누면서도 욕을 먹기 일쑤입니다.




공무원은 더 많은 종류의 업무를 다루기에 민원의 종류도 다양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복지 업무와 관련된 부서가 정말 괴로운 일을 많이 당하는 경우가 많아서 서로 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제 어머니도 공무원이셨고 동생도 공무원이기에 이런 소식은 새삼 남의 일 같지가 않죠. 그와 더불어 선생님이나 은행 직원, 콜센터나 서비스센터에 근무하시는 분들의 고충도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사람들을 상대하는 일은 언제나 어려운 일입니다. 말 토시 하나라도 책잡히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늘 친절해야 한다고 CS교육을 받지만 부당한 요구를 하는 사람에게까지 친절하기란 쉽지가 않죠. 외국에서 대관업무를 처리해 본 분들은 입을 모아 말합니다. 우리나라처럼 친절하게 빨리 처리해 주는 곳이 없다고 말이죠. 친절과 신속이라는 단어에 너무 매몰되어 일하는 사람의 기본권까지 침해하지는 않았나 되돌아보게 되는 대목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인 <그랜드부다페스트 호텔>에서 주인공 무슈 구스타프는 이런 명대사를 합니다. "무례함은 그저 두려움의 표출입니다. 원하는 것을 못 가질까 봐서."




아마 악성 민원인도 그런 마음이 상대방에게 투영되지 않았겠나 싶습니다.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사람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말로써 이끌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게 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영화 속 주인공도 아니고 전문가도 아니니까요.


온건하고 평화적인 방식으로 소통이 불가능한 사람들에게서 선량한 사람들을 지키는 노력이 결국 필요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모두가 상대방의 입장에서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면서 살게 되어 이런 주제로 이야기하지 않는 날이 과연 올 수는 있을까요?


한 줄 요약 : 내가 하는 말이 내 인격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서 산다면 이런 문제가 좀 줄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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