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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Jul 03. 2024

왜 급발진 의심 사고 기사는 고령운전자 위주로 뜨는가?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며칠 전 정말 참혹하고 슬픈 사고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서울 시청역에서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서 9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입은 대형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먼저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빕니다.


재난 수준의 인명피해가 발생하다 보니 원인과 처벌 등 대 많은 기사가 다뤄지고 있습니다. 사고 운전자는 68세 남성인데 차량 급발진으로 인한 사고라고 주장해서 많은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왜 이런 문제는 고령이신 분들에게서만 나타나느냐고 말이죠.


2022년 강릉에서 운전자인 할머니와 손자가 차량에 탑승한 상태에서 급발진 의심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손자가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죠. 이 사고에 대해 제조사가 참여하여 여러 방식으로 검증이 이뤄졌지만 급발진은 아직까지도 인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저도 이런 사고들을 접할 때마다 고령인구의 운전에 대해 우려가 되기는 했습니다. 사실 나이가 들수록 반사 신경이나 시력을 비롯한 인지능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저 또한 스스로 그렇게 느낍니다. 통계적으로도 고령인구의 교통사고에 대한 문제의식을 충분히 가질 수는 있습니다. 이 문제는 단순히 나이로만 재단하지 말고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은 올바른 방향으로 유도해 나가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습니다. 이 불행한 사고를 제외하고서라도 급발진 사고에 대한 뉴스는 노년층에 대해 집중된 듯한 느낌이 들어서였죠. 이번 사고를 일으킨 가해자는 고령이기는 하지만 버스와 트럭을 수십 년간 몰았던 기사였고 술을 마시지도 않았다는 점에서 운전미숙으로 볼 수 있느냐는 점에서 급발진 사고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충분히 나올 법합니다.


그동안의 급발진 사고 기사는 고령이거나 여성 운전자에 대한 기사들의 비중이 높았죠. 하지만 자료를 찾아본 결과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을 넘지 않습니다. 이런 통계 자체가 없기에 챗 GPT4를 열심히 사용해서 얻은 자료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동차 업계에서 이런 사고들을 고령운전자의 부주의나 미숙함으로 몰고 가고 싶어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찜찜한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물증은 없는 추측일 뿐입니다. 자동차학과 교수님들도 인터뷰를 하면 보수적인 태도로 차량 결함보다는 운전 미숙 쪽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보는 사람들은 더욱 그쪽으로 마음이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결함으로 인한 급발진이 공식적으로 인정되는 순간 자동차 업계에는 상상하기 싫은 지옥문이 열리기 때문이죠.


2017년부터 2022년 7월까지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집계한 급발진 사고 피해 접수 건수는 총 201건이었지만 단 한 건도 인정된 사례는 없었습니다. 그나마 2012년 미국에서 도요타 자동차의 급발진이 인정된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나사(NASA)가 연구를 했음에도 패했다고 하죠.


그런데  민간 소프트웨어 업체가 30초 동안 의도하지 않은 가속이 발생하는 상황 재현에 성공하고 말았습니다. 그 결과가 법원에 인정되면서 도요타에게 1조 2800억 원의 벌금을 물린 사례가 있습니다. 외국의 상황도 이 정도이고 우리나라에서도 인정된 적이 단 한 번도 없으니 앞으로 이 문제는 확률은 낮지만 차를 모는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터질 수 있는 살아있는 폭탄과도 다름없는 상황입니다.





사실 현재 자동차 산업은 점점 더 진화 중입니다. 이미 차 안에는 전자기기를 비롯한 수많은 소프트웨어들이 점점 자리를 차지하면서 거의 한 대의 컴퓨터나 다름없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영화 <분노의 질주 : 더 익스트림>에서는 악당들이 컴퓨터로 자동차를 해킹하고 사람이 타지 않은 차량들을 좀비처럼 조종해서 길을 막은 뒤 핵무기를 탈취하려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이제 내 자동차를 남이 충분히 조종할 수 있는 세상이 올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지금 타고 있는 차도 마찬가지입니다. 무결점이며 안정성이 확보되어 있으며 스스로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고 그 어느 누가 확신할 수 있을까요?




그런 상황에서 무조건 운전자의 부주의로 토끼몰이를 하듯 조금씩 몰아가는 분위기가 솔직히 불편해 보입니다. 인간은 거짓말을 하지만 기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말을 너무 믿고 있는 건 아닌가 해서죠.


게다가 사이코패스나 살인마가 아닌 이상 사람을 차로 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사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동물이 나타나도 순간적으로 피하려고 하는 심리는 맹자의 측은지심처럼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있으니까요.


저는 가해자를 옹호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습니다. 이 사고가 정말 불가항력의 상황이었을까라는 생각을 엄청 많이 했으니까요. 당연히 사고를 낸 사람에게 잘못이 확실하게 밝혀진다면 합당한 처벌을 받고 평생 속죄하면서 살아야겠죠.




다만 이 황당하기 짝이 없는 재앙의 원인만큼은 제대로 밝혀지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날벼락과도 같은 사고로 억울하게 눈을 감은 분들의 원통함을 그나마 달래 드리는 길이 되지 않을까요?


한 줄 요약 : 사고의 진실이 꼭 밝혀지기를 빕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고인이 되신 분들의 명복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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