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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표 오디오북을 듣는 즐거움

by 페르세우스 Mar 1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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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저는 재작년부터 한 해 백 권 읽기를 미션으로 정해놓고 도전하고 있습니다. 쉽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감사하게도 질적인 성장까지는 아니더라도 양적인 성장은 2년 연속 이뤄냈죠. 올해도 종이책 30% + 전자책 70% 정도의 비율로 꾸준히 읽어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최근 저는 청소년 소설 한 권의 이야기를 책 한 번 펴지 않고 글자 하나 읽지 않은 채 귀로 모두 습득하는 신선한 경험을 했습니다. 처음으로 접한 오디오북의 세계였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오디오북과는 많이 다른 형식이었습니다.


바로 건강이가 자신이 선택한 소설을 자신의 목소리로 끝까지 읽어줘서였죠.


최근에 아이들에게 읽힐만한 책이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인터넷 서점의 추천 도서 중에 몇 권을 추려서 도서관에서 빌려왔습니다. 그중 한 권이 바로 이꽃님 작가의 청소년 소설인 <당연하게도 나는 너를>이라는 작품이었죠.




건강이는 이 소설이 제법 마음에 들었던 모양입니다. 저와 행복이에게 이 내용을 함께 나누고픈 마음에 읽기 시작했죠.

 

아들표 오디오북은 달달했습니다.

부모로서 이런 호사가 또 어디 있겠습니까. 다른 일을 하면서도 들을 수 있고 아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으며 소중한 추억도 하나 얻을 수 있었으니까요.


솔직히 처음에 저를 잡아놓고 들어보라며 혼자 읽기 시작하길래 듣는 시늉만 하면 되겠지 싶었습니다. 조금만 하고 말겠거니 했는데 200페이지에 달하는 내용을 모두 소리 내어 읽어내더군요. 결국 중간중간 대화를 나누면서 줄거리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시간을 거쳐 결말까지 함께 도착했습니다.


그것도 거의 일주일에 걸쳐서 말이죠. 나름대로 뜻깊은 경험이었으며 확실히 재미는 있었습니다.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재미가 없다면 불가능한데 좋은 작품을 잘 만났습니다. 소설의 구성도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방식이었죠. 특히 작가가 청소년들이 나누는 대화나 감정선을 표현하는 능력은 뛰어났습니다.


그러고서 며칠 뒤에는 야간근무를 서고 있는데 건강이가 전화가 왔습니다.

오디오북으로 읽어줬던 소설에 대한 궁금증을 물어보기 위해서였죠.

"아빠, 해주가 단발머리에 대한 이야기를 지상이한테 했는데 그 부분에서 왜 지상이가 그런 식으로 대답을 했을까요?"

주인공이 자신의 남자친구의 친구에게 했던 말에 대해서 이해가 가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고민을 해본 뒤 아이에게 답변을 해줬죠. 꽤 인상 깊었던 책을 하나 만들어준 듯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지난달에는 다 함께 남자 셋이 읽고 열띠게 토론을 나눴던 한 권의 작품도 있습니다. 바로 올해의 책 후보에도 올리겠다고 말씀드렸던 <안전가옥>이었죠. 행복이가 먼저 읽고 제게 재밌다고 권한 뒤 나중에 건강이까지 읽었습니다.


세 사람이 한 권의 소설을 함께 읽고 나니 생각보다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청소년기에 겪는 다양한 갈등 상황들을 다섯 주인공들에 대한 이야기로 풀어놓은 내용이라 어른도 아이도 간접적인 경험을 하는데 많은 도움을 얻었습니다.


특히 행복이는 자신이 재미있다고 추천한 책을 다른 가족들도 재미있게 읽어서 기분이 좋아 보였죠. 한 달 사이에 독서와 관련된 좋은 경험들이 많이 생겨서 뿌듯했습니다.




사실 직접 골라서 읽는 책이 가장 좋다는 사실을 모르는 부모는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자라고 할 일이 많아질수록 독서를 할 수 있는 여건은 녹록지 않죠. 최근에는 제가 도서관에 가서 재미있을 법한 소설을 여러 권 빌려온 뒤 아이들에게 약을 팔듯 딱 30 페이지만 읽어보라고 읍소도 하고 으름장도 놓으면서 권해 봅니다. 빌려온 책 중에서 한두 권만 읽어도 성공이니까요. 이 두 권의 책이 바로 이런 케이스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여학생에게는 <당연하게도 나는 너를>을 먼저 권해주고 싶고 남학생에게는 <안전가옥>을 읽어보라고 해주고 싶습니다. 물론 어른인 제 기준에서 둘 다 재미있었지만요. 아이들과 같은 책을 읽고 그 내용으로 소통하는 일은 제 오랜 시간 꿈꿔왔던 일 중 하나였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하브루타 교육에도 언급되는 방식이라 제법 많이 시도했지만 중학교 때는 언감생심이었죠. 그런데 중학교가 되어도 수준이 비슷한 책을 읽고 이를 나눌 수 있으니 여러모로 득이 많은 경험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 줄 요약 : 책과 관련된 좋은 경험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부모가 담금질을 하듯 무던하게 노력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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