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저는 지난주 토요일부터 월요일까지의 일정으로 2박 3일의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이번 여행이 조금 독특한 부분은 원래 회사 지인들과 일~월 일정으로 가기로 되어 있는데 저만 토요일에 먼저 출발해서 하루 보내기로 했다는 점이었습니다.
몇 년 전에 한 번 도전했던 제주도 스쿠터 투어를 하기 위해서죠.
십여 년 전 제주도에서 기자단 워크숍을 할 때도 혼자 하루 더 머무르면서 그렇게 해본 적이 있는데 정말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렌터카나 관광버스로 할 수 없는 소중한 경험들이 가능해서였죠. 이번에도 그렇게 해보기로 마음먹고 가족들의 허락을 받았습니다. 추석 연휴 때 스페인에 가지 못하고 혼자 남아 집을 지켰던 가엾은 영혼에게 주어진 소소한 보상이었던 셈이죠.
나만의 일정으로 여행을 계획한 뒤 비행기 일정부터 제 선택이 좋은 판단이었음을 보여주는 신호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함께 여행을 가는 팀원들은 여행사를 통해 비행기를 예약했는데 일요일 오전 6시 20분 출발이라고 하더군요. 새벽 4시에 일어나 다들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가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저는 토요일 8시 40분 비행기여서 한결 여유롭게 일어나 지하철로 김포공항으로 왔거든요. 김포공항에는 제주도 가시는 분들이 원체 많아서 혼잡은 극에 달했지만 피곤함은 한결 덜했습니다. 자리도 가장 뒷자리여서 크게 신경 쓰이는 일도 없었죠.
이번 여행을 계획하면서 제가 느낀 가장 큰 도전은 사실 스쿠터 타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미 한 번 경험해 봤으니까요. 바로 노트북을 가지고 가지 않고 비행기를 타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그 어떤 여행을 가더라도 단 한 번도 노트북을 두고 다닌 적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계속 글을 써야 하기 때문이었죠.
보통 여행 일정이 잡히면 두세 개 정도의 글은 미리 세팅을 해두는데 이번에는 아예 토, 일, 월까지 모두 글을 작성해 두기로 했습니다. 이번 여행은 딱 가방 하나만 들고 다닐 예정이었던지라 일단 짐이 많아지면 제가 힘들어지기 때문이었습니다.
게다가 첫날 저녁에 혼자 있는 시간 일부 말고는 여유롭게 글을 고치거나 업로드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고요. 대신 일기장과 책 한 권은 챙겨갑니다. 최소한의 짐으로 가보려고 줄이고 줄여봤지만 그 두 가지는 포기하지 못하겠더군요.
여행은 일상에서의 고단함을 잠시 잊고 재충전을 하는 가장 가치 있는 활동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저는 해야 할 일은 미루지 않고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피곤한 인간이었습니다. 이번에는 노트북 정도로 조금은 '내려놓기'가 성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읽으시는 분들께는 지난 사흘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도록 애를 썼는데 잘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번 도전으로 인해 금단증상도 제법 경험했습니다. 미리미리 생각날 때마다 조금씩 글을 써놔야 하는데 여행 일정이 빡빡하다 보니 그에 대한 부담감이 있어서였죠. 다음에는 짐이 좀 늘어나더라도 노트북도 꼭 챙겨가야겠다는 생각도 잠시 들었습니다.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라서 다음 여행 짐을 쌀 때가 오면 그때도 깊게 고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가기에 늘 뻔한 제주도지만 그 와중에서도 이번에는 정말 놀라웠던 경험들이 많았습니다. 내일부터 열심히 풀어놓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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