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는 퇴근하자마자 집 근처에 있는 ㅇㅇ마트에 오랜만에 혼자서 장을 보러 갔습니다.이번 달에는 바빠서 한 번도 못 가서 그런지 엄청나게 신나는 마음으로 향합니다. 장보기는 제 삶에서 특별한 기쁨 중 하나인데 그걸 꽤 오랫동안 못 즐기고 있었던 것이죠.
사실 어제 예정에 없던 마트를 급하게 방문하게 된 것은 대형마트에서 함께 진행하는 한우 50% 할인행사 때문이었습니다. 뜬금없는 할인행사이기에 왜 그러나 했더니 기가 막힌 이유입니다. 아무리 아전인수라는 말도 있고 꿈보다 해몽이라지만 헛웃음이 나오는 해석입니다.
기가 막힌 해석이오!!
그리고 저는 원래 판매점에서 진행하는 할인행사를 잘 믿지 않기 때문에 큰 기대 없이 방문했습니다. 어차피 50% 할인한다고 해서 100g당 가격이 폭발적으로 떨어지진 않습니다.
왜냐하면 평소 18,000원에 팔던 것을 24,000원으로 올려서 팔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50% 할인을 했을 때 12,000원이 되겠죠. 결국 실질적인 할인율은 50%가 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속이 편합니다.
보통 일반적인 소비자는 이 가격에 안창살을 사 먹지는 않는다.
매일 마트에 들러서 가격 변화를 확인할 만큼 부지런한 이용자는 없을 테니 결과적으로 마트는 전체적으로 봐도 큰 손해를 보는 이벤트도 아닙니다. 이런 행사를 하면 사람들이 몰려와서 한우만 딱 하나 사고 돌아가지는 않을 테니까요. 나름대로 고도의 마케팅전략이 깔려 있는 셈입니다.
유심히 고기를 이것저것 살펴보다가 쇠고기 하나를 집어 듭니다. 그리고 마트의 마케팅 전략대로 다른 물품들도 사기 위해 둘러봅니다.
요즘은 ㅇ팡, 마ㅇ컬ㅇ 등 일반 식품을 비롯해 신선식품까지 집 앞으로 배송해주는 서비스가 자리를 잡다 보니 대형마트의 경쟁력이 예전에 비해서 많이 떨어졌다고들 합니다.
과연 실제로 그럴까요? 이렇게 말하니까 탐사기획보도 같네요.
아무튼 저는 갑자기 아무도 시키지 않은 짓을 하기 시작합니다. 제가 사려고 했던 물건들을 찾으면 매대에서 가격표를 확인하고 ㅇ팡의 어플로도 같은 상품이 있는지 검색한 뒤 가격비교를 일일이 해보기로 한 것입니다. 제게 왜 굳이 그렇게까지 했느냐고 물으신다면 우리 집 보물 1호의 대답을 빌려서 쓰겠습니다.
"재밌잖아요."
참고로 제가 어제 마트에서 구입한 물품들은 총 15개 품목 정도 됩니다. 그리고 인터넷 쇼핑몰로는 7개의 품목을 동시에 구매를 했습니다. 생각보다 대형마트에서 파는 물품들이 쌌던 것입니다. 물론 이번 한우 이벤트와 더불어 1+1이나 특별 할인 이벤트를 하는 물품이 많아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놀라운 결과입니다.
물건을 찾고 가격을 확인하고 검색하고 비교하는 과정을 스무 번 정도 거치느라 평소에 장을 보는 것보다 두 배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렇지만 이번에 새로운 사실 하나는 확실하게 깨달았습니다.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품목들 중에 생각보다 많은 제품들이 인터넷 쇼핑몰보다 싸다는 것을 말이죠. (※ 물론 이 가격경쟁력은 대기업이 자신의 손해를 이익 감소를 감수하기보다는 납품업체의 손목을 비틀어서 하는 행사라는 것을 알지만 그 부분은 제가 관여할 수 없는 영역이니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물론 이런 합리적인 소비를 하려면 휴대폰을 계속 들고 검색을 해야하니 시간이 넉넉하게 필요하다는 사실은 감수해야겠지만요. 그래도 대략적으로 비용을 계산해보니 14,000원 정도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일괄적으로 구매한 것과 비교하면 절약한 것 같습니다. 꽤 합리적으로 장을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 혼자
뿌듯한 마음이 들었던 하루였습니다.
한 줄 요약 : 대형마트엔 인터넷 쇼핑몰보다 저렴한 물건들이 의외로 생각보다 많았다. 절대 홍보 아님. 내돈내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