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심

by 에메

나이가 들면서 가장 많이 늘어난 건, 인내심이었다.


예전엔 하고 싶은 말이 많았고,
그 말을 하지 못하면 답답했다.

내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에
어설픈 말이나 행동을 던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건,
오히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보다 못하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나는 기다리기로 했다.

내 마음을 다 말하지 않아도,
내가 다 전달하지 않아도,
때로는 말로는 도저히 닿지 않는 마음이 있다는 걸 알기에
그냥, 침묵하고 기다린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기다림 앞에서 흔들린다.
기다린다는 건,
내 마음을 내어주고도 아무것도 보장받지 못하는 일이다.
그래서 기다림은 때로 어리석어 보이고,
때로는 아프다.


그럼에도 나는 안다.
시간을 주는 건, 그 사람을 믿고 있다는 뜻이라는 걸.


지금은 내 마음을 몰라도,
혹은 알고도 입을 다물고 있을지라도,
미래는 아무도 모르기에
나는 그 가능성을 믿는다.

우리 사이의 진심을,
그리고 서로를 향한 운명을.


그래서 나는 조급해하지 않기로 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이 나를 다시 떠올릴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다.
그 시간 속에서 나를 그리워하고,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떠올리고,
그 마음이 다시 움직이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이 지나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건 그 사람의 선택일 뿐,
나는 내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

‘믿음’이라는 시간을 준 사람으로 남을 것이다.


그건 결코 약한 게 아니다.
그건 사랑의 가장 단단한 형태다.
그리고 인간관계에서 가장 깊은 존중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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