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나의 커리어 성장기 - 첫회사

by 이대팔

첫 회사를 다닐 때 나는
어른이 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숫자는 맞출 수 있었지만
사람을 이해할 줄은 몰랐고,
일은 열심히 했지만
책임의 무게가 어떤 것인지는 알지 못했다.


매출 기준을 두고 영업팀과 부딪히고,
프로세스나 체계가 없는 회사에서

하나하나 만들며 시스템을 배워가고,
어느 날은 사수가 무너지는 모습을
아무 말 없이 지켜봐야 했다.


팀장이 떠난 자리에서
나는 준비되지 않은 채
책임을 떠안았고,
권한은 없는데
결정의 무게만 커져갔다.


그때 처음으로 느꼈다.
회사는 성장을 약속하지 않는다는 것을.
대신 버텨낸 사람에게만

다음 선택지를 남겨준다는 것을.


이 연재는
잘 해낸 이야기보다
잘 버텨낸 생존기록에 가깝다.


ERP를 배우며 세상을 넓게 보기 시작한 순간,
관행이라는 이름의 숫자에 의문을 품었던 날들,
술로 하루하루를 접어야 했던 밤들,

그리고 결국
돌아갈 것인가, 떠날 것인가를
혼자 결정해야 했던 시간까지.


의지할 곳 없이 방황하며

첫 회사에서 고뇌하고

잘하고 싶던, 열정만 가득했던

청년이 이리저리 부딪치며

겪었던, 어쩌면 우리 주변에

흔하디 흔한 이야기일 수 있다.


그냥 글쓰기 연습하듯

내 이야기를 써나가보려 한다.


나는 첫 회사를 다니며

일보다 먼저 무력감을 배웠고,
성과보다 먼저 두려움을 배웠다.


그 두려움을 넘지 못했다면
나는 아직도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을 것이다.


이 글은
그 시절의 나를 미화하지 않기 위한 기록이다.

그리고 지금도
비슷한 시간을 통과하고 있을 누군가에게
“당신만 그런 게 아니다”라고
조용히 말해주기 위한 기록이다.


나는 그렇게
첫 회사를 다니며
어른이 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