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많은 일에는 순서가 있습니다. 자연계의 여러 측면에는 관찰 가능한 패턴, 규칙성, 질서를 나타내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우린 그것을 과학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인간의 결정이나 행동은 순서의 시스템을 거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과학적이고 불합리한 결정이나 행동을 하고, 자기 합리화를 과학적으로 합니다.
우리 삶의 많은 일들도 순서가 있었습니다. 특히 과거에는 삶의 순서가 매우 중요했었지만 다채로운 삶이 인정받는 오늘날에는 다양한 순서도 허용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삶에서도 효율성이나 질적인 완성도를 위해서는 꼭 지켜야 할 순서가 있기는 합니다. 다만 지키기 어려우니 각자 맘대로 살겠다는 것일 뿐입니다. 그래서인지 요즘엔 개인화된 다채로움의 반작용으로 이런 순서를 지키는 능력이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습니다.
제멋대로 사는 것이 최고의 삶일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삶이란 예측할 수 없는 수많은 변수가 난무하는 가운데 우선순위를 정하여 대응하는 반복된 과정입니다. 그래서 때론 노력도 하고, 인내도 하고, 도전도 해야 하는 것입니다. 실제 일정 수준에 오른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과정을 이해하고 있고, 이 과정을 반복해야 함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순서와 과정을 부인하거나 폄하하는 사람은 일정 수준에 오르지 못했거나, 자기 힘으로 올라오지 않은 사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음식을 섭취하는 방법에도 순서가 있습니다. 이 순서를 지키면 '혈당 스파이크'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이런 개념을 '푸드 시퀀싱'이라고 부릅니다. 아시다시피 100% 짜리 과학은 없습니다. 계속해서 연구 중이고, 그 연구의 결과도 연구자나 방법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순서를 지켜서 조금이라도 도움을 얻을 수 있다면 한번 해봄직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병은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건강은 스스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탄수화물은 우리 몸에 중요한 에너지원입니다. 반드시 섭취를 해야 하는 음식입니다. 문제는 단순당을 집약해 놓은 음식을 과도하게, 빠르게, 빈번하게 먹는 것이 문제입니다. 우선은 극단적인 식단을 개선하는 것이 첫 번째 순서입니다. 그다음은 적절하게 운동하는 것이 그다음 순서일 테고요. 그리고 해봄직 한 것이 '푸드 시퀀싱'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니 이것만 하면 술도 빵도 떡도 맘껏 먹을 수 있겠구나 생각하면 정말 큰 오산입니다.
<식사 30분 전에 먹으면 좋은 음식>
식사 전 단백질과 건강한 지방을 먼저 먹는 겁니다. 그러면 탄수화물의 소화 속도를 늦추고 포만감을 주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먹는 닭가슴살이나 달걀을 먹어주는 겁니다. 먹기 편한 연두부도 좋습니다. 무가당 그릭요거트도 좋습니다. 건강한 지방으로는 아몬드나 호두 같은 견과류를 먹어주면 좋습니다. 간편하게 한 줌 단위로 포장된 견과류에는 단순당에 절어 있는 말린 과일이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우리가 배를 불리려고 먹는 게 아닙니다. 식사 후 혈당이 치솟는 걸 조금이라도 줄여보고자 식전에 먹어주는 개념이기 때문에 많이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달걀 1개, 그릭요거트 1 아빠스푼 사이즈면 적당할 듯합니다. 견과류도 1 아빠스푼에 올라갈 정도면 될 듯합니다. 닭가슴살은 200g씩 포장되어 있으니 이걸 다 먹으면 식사가 되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달걀 대란이 50~60g 정도니까 참고하세요.
<식사 15분 전에 먹으면 좋은 음식>
식사 전 섬유질이 많은 야채를 먹는 것도 식후 혈당 스파이크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당근이나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양배추, 파프리카를 드시면 좋습니다. 저는 당근을 주로 먹는 데 수시로 눈물이 나던 증상이 아주 많이 개선이 되는 부가적인 효과도 얻었습니다. 당근이나 파프리카는 스틱처럼 썰어서 간식으로 먹어도 좋습니다. 브로콜리나 양배추는 살짝 데치는 게 먹기에 수월할 겁니다. 이 건강한 간식을 식사 전에 먹으면 혈당 스파이크를 방지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야채는 먹어 보시면 아실 텐데 많이 먹기 힘듭니다. 적당히 드시면 되겠습니다. 참고로 당근은 반개~한 개 정도 먹으면 될 듯합니다. 편하게 먹기 위해서 야채 주스를 선택하시는 분들도 있을 텐데 이럴 땐 성분표를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공적으로 첨가한 당류가 포함되어 있다면 안 먹느니만 못합니다.
'푸드 시퀀싱'에 대한 개개인의 반응은 다양할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과 모든 생활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일률적인 접근 방식은 없습니다. 결국 자신의 몸이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방식을 스스로 찾아야 합니다. 가장 과학적인 방법은 자신의 신체 반응과 혈당 수치를 모니터링하는 것입니다. '푸드 시퀀싱'을 꾸준히 실전해 보고 건강검진을 활용해 모니터링해 보세요.
핵심은 안정적인 혈당 수치를 촉진하고, 전반적인 건강을 지원하고, 다양한 음식을 포함하는, 균형 잡히고 영양이 풍부한, 건강한 식단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이 정도 식단에 노력을 한다면 섭취 순서에 살짝 노력을 더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혈당 스파이크는 우리 몸에 많은 문제를 가져옵니다. 이를 예방하고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게 뭐라도 노력을 해보는 건 괜찮지 않을까요? 내일도 건강합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