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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ama Jul 02. 2024

189. 달리다 쓰러질 뻔한 결심 41일 차

#누만예몸 #실천법 #달리기 #러닝 #런린이 #펀러닝 #나이트런 #현기증


    오늘도 달렸다. 예보한 그대로 비가 왔다. 오전엔 제법 사납게 내렸다. 그러더니 오후가 되면서 잦아들었다. 바람은 시원했다. 비가 내렸지만 꿉꿉하거나 끈적이지 않았다. 


    이렇게 시원하면 달리기 생각이 난다. 일과를 마치고 4시 30분쯤 달리러 나갔다. 살짝 비가 오고 있었다. 아주 좋았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았다. 가끔씩 팔뚝에 떨어지는 빗방울이 개운했다. 몸을 풀고 첫 1km를 뛰는 동안은 그랬다.


    슬슬 빗방울이 줄더니만 비가 그쳐 버렸다. 조금만 내리길 바랐지 그치길 바란 건 아니었다. 오히려 조금 더 내려도 되는 수준이었는데 아까웠다. 사람들이 우산을 쓰지 않기 시작했다. 하~ 이런.


    트랙엔 나 혼자 뿐이었다. 잠시 후엔 두어 명이 달리고 있었다. 나중엔 학생 선수들도 트랙에 나와서 훈련을 하기 시작했다. 비는 완전히 그쳐버렸다. 


    그래도 바람은 시원했다. 근데 너무 셌다. 몸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바람이 불었다. 비가 그치니 몸이 뜨거워졌다. 바람이 불어도 비만은 못했다. 역시 공랭식 보단 수랭식이 좋았다.


    바람이랑 열심히 싸우는 데 갑자기 어지러웠다. 허기가 지면서 에너지가 급격하게 소모되는 기분이었다. 쓰러질 것 같았다. 페이스를 조절했다. 오늘 아침도 베이글 반쪽, 점심도 귀찮아서 라면을 먹었다. 먹은 것이 시원찮았던 것이 바로 티가 났다. 


    큰 몸뚱이가 써야 하는 기초 대사량에 달리기까지 고려해서 먹었어야 했는데 너무 부실했던 모양이었다. 이번이 아니고도 몇 번 부실하게 먹고 산책을 나갔다가 급격한 허기를 느끼고 거의 기어 들어오다시피 한 적이 있었다. 얄상해지는 볼과 플랫해지는 배와 탄력이 돌아온 엉덩이와 허벅지를 보고 있자면 저절로 식단 관리가 되긴 한다. 그런데 이 느낌은 좀 참아 넘길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정말 죽을 것 같은 허기가 느껴지고, 몸에서 에너지가 전부 빠져나간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살짝 어질어질하고, 움직이는 게 힘들어지면 저혈당증, 탈수, 부실한 섭취, 오버 페이스 같은 것이 원인일 수 있다. 재빨리 파워젤이나 에너지바, 전해질 음료 같은 걸 먹어주면 좋겠다. 


    저녁까지 먹고 늦게 나갈 걸 괜히 나 홀로 뛰는 관종력을 발산하려다가 쓰러질 뻔했다. 집에 오니 바람이 더 시원해졌다. 비만 다시 안 내리면 오늘 저녁 트랙도 바글바글 할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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