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4월 16일.
쌍둥이가 나란히 폐렴에 걸려 입원했었다.
3살 된 딸의 팔에 꼬인 수액줄을 풀다가
TV 뉴스에 반쯤 바다에 가라앉은 배가 나오는 걸 봤다.
어릴 적 봤던 서해훼리호 사건 장면 같았다.
손자를 업고 재우던 아빠가
"아이고...우짜노.. 배 가라앉는데이..."라고 걱정하시길래
설마 저 배 안에 사람 못 구하겠냐고 대답했다.
'전원 구조'라는 자막이 뜨자 아빠는
"그럼 그렇지." 하셨다.
그러나,
모두의 기대를 저버리고
많은 사람들이 하늘나라로 갔다.
매년 4월 16일마다
쌍둥이들은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는다.
엄마 소리만 겨우 하던 녀석들은
이제 투정도 부리고 엄마보다 친구랑 노는 걸 좋아한다.
게임을 좋아하고 유튜브를 좋아하는
평범한 아이로 자라고 있다.
하늘나라로 간 아이들도
이렇게 자랐을 텐데.
이렇게 투정을 부려도 예뻤을 텐데.
가족들과 내일을 이야기했을 텐데.
하늘나라에 있을 아이들이
내일을 이야기하며 웃고 있기를.
가족들의 마음도 평안을 찾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