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숲멍 Aug 21. 2021

임신순번제

나이트 근무 그리고 유산

간호사가 둘째아이를 가졌

첫째를 낳고 분만휴가가 얼마 끝나지 않아 둘째아이를 가졌다.

 병동은 일 할 사람이 없어 근무가 도저히 잘 돌아가지 않았고

원칙대로라면 임신 사실을 안 그날부터 나이트 근무(밤 근무)를 하지 않았어야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눈치도 보이고 일 할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나이트도 하고 간호사는 첫째 아이도 보며 출근도 하고 밤근무도 하며 쉴 틈 없이 일했다


그런데 이가 유산되었다고 한다.. 

아직 한 달도 되지 않은 아이가 유산되었다.


그냥 곁에서 봐왔던 내가 들어도 너무 마음이 아픈 이야기인데 본인은 얼마나 힘들 것이며..

죄책감 같은 건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간호사가 임신을 하면 축하하는 분위기다.

당연히 축복받을 일이만......

그 상황이 안 그래도 일할 사람이 별로 없는 병동 간호사 환경에서 조금 원망스러운 건 임신을 해도 축하해줄 수 없는 분위기... 임신 사실을 알아도 밤 근무를 해야 하는 분위기.... 분위기라고 하는 게 맞을까? 아니 현실이라는 말이 더 맞을 것 같다..



그리고 유산 사실을 안 우리들은 또 어떤 현실이냐면..

너무나 안타깝지만 병가가 들어가 다시 근무표를 짜서 또다시 다른 사람들이 출근을 더 많이 해야 하는 현실이고 또 자기의 오프(쉬는날)가 잘릴까 봐 걱정하는 게 현실..

밤근무하고 바로 다음날 아침에 또 출근을 해야하는 현실에 한숨이 나오는 현실





내가 다니고 있는 병원은 4~5년마다 부서가 바뀐다.

많이 힘든 병동에서 있았던 사람은 나이트 근무가 없는 외래로 보내주기도 하는데 만약 결혼 후 아이 계획이 있으면 가면 안된다고 한다.

왜냐하면 외래 부서로 발령이 났는데 아기를 가지거나 해서 분만휴가를 들어가는 상황이 생기게 되면 거기서도 눈치 보이고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 미리 말하라고 한다. 못 보내 준다고.. 



그리고 다른 간호사 선생님 결혼식 날짜는 수선생님이랑 잡았다고 한다

 미신도 안 믿고 점도 안 믿어서 어떤 날짜에 잡든 상관없다고 하지만 수간호사 선생님이랑 상의해서 네가 이날쯤 결혼식 올리면 되겠다해서 그렇게 날짜가 정해졌다고 한다..

다른 회사도 결혼식 날짜를 직장상사랑 정하는지 궁금하다.. 병원에 오래 근무하니 피아식별이 안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분만휴가를 들어가게 되면 아예 일을 전혀 모르는 신규 간호사가 올 것이고 그러면 일 가르치는 동안에는 나머지 간호사가 더 힘들 테니 그런 것일 테다..

시스템이 그런 것인데 분위기까지 그렇게 조장되는 것은 맞지 않다...


사실 우리 병동은 분만휴가가 3~5명이었다.

그래서 근무가 돌아가지 않았고 다들 힘들었기도 했다

신규 간호사는 신규 간호사대로 힘들어서 나가고


간호사의 업무개선은 이런 현실부터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서울에서는 이런 대체자를 따로 고용한다고 하던데 10년뒤에는 지방으로 이런 시스템이 내려오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