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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멍 Aug 07. 2021

코로나 확진자 가족이 되다.

밀접접촉자로 2주간 자가격리

언니네 회사에 다수 확진자가 나왔다.

언니도 검사를 해보니 양성이었다.

양성일시 전화로 미리 알려주며 음성은 문자로 결과가 온다.

검사 당일 약간의 가래가 끼는 듯한 증상이 있었다고 한다.


따라서 5모여 사는 우리 집은 비상이었다.

보건소에서 오전 11시까지 코로나 검사를 온 가족이 하라 했으며 내가 일하는 직장에도 전화해서 못 간다고 미리 말하고 양해를 구하고 정신이 없었다.

어찌찌 검사를 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데

그 전 날 친구랑 카페를 간 게 영 마음에 걸렸다.

내가 만약에 양성이 나오면 그 친구한테는 뭐라고 하지?!

내가 이렇게 민폐를 끼치다니... 이런저런 생각...


다행히 다음날에 모두 음성이 나왔다.

근데 방은 3개인데 격리할 사람은 4명이라 나는 다른 임시 생활시설에 들어가 생활을 했다.

도시락 밥도 먹고 에어컨도 켜고 티브이도 나왔는데

하루 이틀은 괜찮았으나 며칠 지나자 밥맛도 없고 티브이도 재미없고 사람과의 관계도 지긋지긋해지고 우울해졌다.

한 2주 정도 쉬면 나는 내 나름대로 나에 대해서 알아가고 책도 읽고 운동도 하고 자기 계발을 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못했다. 먹으면 잠이 오고 자다가 유튜브 보고..

가장 뿌듯했던 일은 양치하고 씻고 방 쓸고 닦고 이불 개고 펴고 하는 그냥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일..?!...


언니는 열도 안 떨어지고 근육통에 폐렴에 코로나 항체치료제 주사까지 맞는다 하니 너무나 걱정스러웠다.

가족한테 하루에 한 번씩 전화를 하거나 왔던 것 같다.


그중 아버지가 몇 번 너는 괜찮냐 라고 물으셨는데

난 별다른 증상이 없어 괜찮다 했는데

격리 6일째 쯤 아버지는 몸도 안 좋고 열도 38도 이상이고 입맛이 하나도 없고 온몸이 아프다며 힘들다고 하셨다.

아무래도 이상해서 보건소에 연락 후 코로나 검사를 한 번 더 시행했고 양성이 나왔다.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오후 1시쯤에 검사를 해서 다음날 오전 오후쯤에 문자가 왔으면 좋겠다 하고 꼬박 밤을 새웠었다.

일어날 일이면 일어날 것이고 일어나지 않을 일이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를 몇 번을 스스로 다짐했는지...

도저히 잠도 안 오고 걱정이 되었다.

혼자 누워 눈물은 왜 그렇게 나는지


아버지는 아스트라제네카 1차를 맞았었으며 자가격리로 2차 예방접종이 뒤로 미뤄진 상태였다..


결국 아버지는 병원에 입원해계신 상태이다.

같이 자가격리를 했던 가족들도 일주일 더 자가격리를 하고 있는 상태이다.

염증 수치도 높고 간수치도 안 좋아 주사도 맞고 약도 먹는 상태인데 목소리가 잠기고 도저히 밥을 못 먹겠다는 아버지가 많이 걱정된다.


그 외에도

언니는 퇴원을 해서 집에 온 상태이지만 부작용으로 fog brain 증상같이 까먹는 일이 너무 자주 일어난다고 한다.

기침 가래도 계속해서 있으며 간간이 전신 통도 호소한다.


항체 치료제 주사를 맞아 전염성은 없어서 괜찮다 하지만 일단 계속해서 집안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각자 밥을 먹고 있는 상태이다.


하루는 그렇게 멍하고 우울하게 앉아있는 언니에게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내가 이 정도인데 아빠는 얼마나 힘들어지는 거 아닌가 싶어서..." 라며 눈물이 고였다.

회사 사람이 옮겨서 언니가 감염된 건데 언니 잘못도 아닌데 죄책감을 가질 필요 없는 일이다..


가족들과 두런두런 둘러앉아 밥을 먹던 그때가 기적 같은 장면인지 내가 그 풍경 속에 있음에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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