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싸서
나이트 근무를 마쳤다
승압제(혈압 올리는 약)를 쓰는 사람이 있어서 매일 한 시간마다 혈압재고 열재고 맥박보고
산소포화도 요동쳐서 올렸다가 내렸다가
환자 갑자기 소리쳐서 옆에 없는 보호자 찾아주고
처방 늦게 나서 부랴부랴 주사재고 엑스레이 뽑고 특수검사 준비하고 약 챙기고
인계는 줘야 하는데 머리는 멍해지고
어떤 아저씨는 숨이 너무 차니 눈물까지 흘리며 이렇게 살아서 뭐 하겠니 하고 있으면
흉부외과에서 시티 찍고 처치 더해준다고 했어요
나을 수 있어요 또 나으면 금방 나아요 하고 부채로 부쳐주며 토닥토닥 어루만져주는 하루
목소리는 가라앉아서 잠겨서 말도 안 나오고
밥도 안 먹고 일했는데
아침은 밝아오고
뜨길 바라면서도 안 뜨길 바라는 해가 떠오고
보호자가 교대예요?라고 물으니 그제야 네하고 미소 짓는 하루
오늘도 밤근무 출근해야 하지만
또 같이 일하는 선생님들의 수고인사에 조금은 마음의 위로를 받았다
밤근무를 해야 하는 삼 교대 특성상 자꾸만 마른다
건강이 안 좋아지는 것도 느껴지고
식사도 자꾸만 거르게 되고
잠도 자도 자도 모자라고 안 자면 죽을 것 같고
어떤 글을 써야 내가 부끄럽지 않을까 생각하니
다 너무도 부족한 글이라 요즘에는 글 쓰는 것도 두려워 미루어왔다
내가 모르는 게 들통나지 않을까
내가 사회생활을 못하는걸 다들 알지 않을까
잘난척한다고 생각하진 않을까
그래도 해보겠다는 의지로 한 조각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