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머스 디스플레이 이미지의 시각적 효과와 소비자 행동
‘양파’를 살 때 과연 ‘연출컷’을 보고 고를까?
내가 소비자라면 양파가 얼마나 감성을 자극하는 지 보다
얼마나 저렴한 가격인지를 확인할 것이다.
마켓컬리, 29cm 등 국내 커머스 기업들은 매력적인 상품 연출을 위해 Inventory page 상의 제품 디스플레이 이미지 연출에 애쓰고 있다. Amazon이나 Walmart같은 글로벌 서비스들은 대규모 상품 수와 수많은 사용자 때문에 감성적인 이미지를 연출하기 보다는 원활한 상품 검색을 위한 ML(Machine Learning)기술에 더욱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마켓은 한정된 시장에서 소위 치킨게임이라고 언급될 만큼 치열한 경쟁이 일어나고 있다. 결국 상품이미지의 감성적 연출은 소비자를 잡기위한 노력들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마켓컬리는 식품을 비롯해 식기류, 테이블웨어, 배경까지 연출해내며 감성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접근한다. 쿠팡 역시 셀러들을 위한 ‘대표이미지 등록 가이드’를 만들어, 대표이미지 등록이 왜 중요한지, 어떻게 넣어야 좋은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특히 29cm와 같은 패션 전문몰들은 감성적 설득을 위해 Inventory page에서도(일반적으로 검색 시 아이템이 리스트업된 화면) 연출컷이 사용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제품이 연출컷을 대표로 노출한다고 해서 고객들의 선택을 받는것일까? 모든 상품에서 상품을 감성적이게 연출하거나 사용하는 환경 또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할까? 소비자 구매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상품노출방식에 대해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 과연 우리는 ‘양파’를 살 때도 ‘연출컷’을 보고 고를까?
‘연출컷’은 사용자의 상품 인지를 도와주며, 서비스에 대한 신뢰(브랜딩)를 높이는 요소다. 특히 식품 카테고리는 충동구매를 일으키는 카테고리 1위인 점에서, 다수의 기업들이 식품 연출컷에도 많은 try를 하게되었고, 마켓컬리의 성공으로 유행 또는 당연한 것이 되었다.
하지만 사용자의 입장에서도 인지 유용성이 유효할 지는 확인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커머스 기업들은 사용성 보다는 브랜딩에 초점이 과도하게 맞추어져 있을지도 모른다.
현 e커머스의 상품 대표이미지는 주로 다음과 같이 분류된다.
기본컷 : 흰 배경에 제품만 노출.
연출컷 : 사용행태 및 특징을 연출 (일반적으로 background 포함)
모델컷 : 모델 착용컷
e커머스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들은 각자 나름의 UX 관점을 가지고 상품이미지 등록 기준을 마련하고 있으나, 오픈마켓과 같이 다양한 셀러들이 업로드하게되는 경우에는 철저하게 관리하지 않는 이상, 일관성 품질이 자연스럽게 저하된다. 이러한 점에서 셀러들에게 명확한 가이드를 제공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쿠팡은 다음과 같이 디스플레이 이미지의 기준을 설정하고 있다.
다음 분류는 e커머스 이미지 분류기준에 따르며, 실제 쿠팡에서는 연출/모델/기본컷이라고 명명하지 않음.
연출컷 : 신선식품, 메이크업(재질,제형), 가구, 홈인테리어
모델컷 : 패션 (연출/모델컷은 과도한 연출 자제해야한다.)
기본컷 : 전체 (연출컷을 제외한)
쿠팡처럼 명확한 기준을 보여주는 것은 UX적 관점의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카테고리로만 분류를 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서는 면밀히 검증해 볼 필요가 있다.
‘양파’를 검색하는 사용자라면 이미지보다 단위 당 가격이 중요할 것이다. 따라서 상품이미지는 중요하지 않다. 실제 몇개가 포함된 상품인지, 어떤 상품인지를 알 수 있는 이미지(기본컷)이 적합할 것이다.
하지만 ‘밀키트’는 조리 시 그릇에 담긴 실제 양이 중요한 경우도 있을 것이고(실물 연출컷), 자주 구매하던 밀키트를 찾는 사용자였다면 제품 패키지를 보고 고를 수 있으면서도 구매욕을 자극하는 이미지가 적합할 수도 있다.(패키지+실물연출컷)
또 만약 같은 상품을 검색했을 때 실물 연출컷만으로 노출된다면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밀푀유 나베 밀키트’를 검색했을 때 여러분은 똑같이 생긴 밀푀유 나베가 줄줄이 List-up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식품 카테고리라고 해서 모두 연출컷 혹은 모두 기본컷이 될 수는 없다.
1) 기본적으로 카테고리에 대한 구분은 있어야한다. 이미 이 부분은 수많은 커머스 기업을 통해 Social proof된 부분이다.
2) 사용자의 여정을 고려하여 기준을 마련해야한다. 식품 카테고리는 기본컷만으로도 충분한 경우, 패키지와 사용환경이 모두 필요한 경우, 사용환경만 필요한 경우를 나누어 세분화한다. 목적은 사용자의 탐색 및 인지유용성을 향상시키는 것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3) 내부사용자,셀러 등 참여주체 모두가 기준에 대해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가이드 마련이 중요하고, 과도한 연출은 금물이라는 점 등 주의사항에 대한 공감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