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밥 Aug 16. 2024

나라를 구한 전생보다 당신을 구했으니 더 바랄 게있나

보이스피싱에서 남편 구한 썰

남편이 한통의 전화를 받고 심각한 표정을 짓는다.

대수롭지 않게 흘려 들어서 처음엔 상대방의 용건이 뭔지 관심 없고 하던 설거지나 마저 하려는데 느닷없이 '네, 제 전화번호는 010-xxxx-xxxx 맞아요.' 한다.

전화를 받는 사람이 자기 전화번호를 왜 다시 복창하고 있지? 1차 의심을 하며 뒤통수로 계속 통화를 들어보기로 했다.

'아, 제가요? 정확히 언제였죠? 얼마 환불해 주시는데요?'

이건 또 무슨 소린가. 뭔 환불? 식탁에서 공부하던 딸과 설거지하며 뒤통수로 남편의 통화를 엿듣던 내가 동시에 눈 맞춤을 하고 남편을 빤히 쳐다봤다.

얼른 스피커폰 해보라는 신호를 보내 상대방이 하는 말을 들어보니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저희는 사장님께서
2019년에 55만 원을 결제했던 로또 xx업체 대표가 구속되어 유니온페이를 통해 결제했던 금액을 환불해 드리기 위해 연락드린 겁니다.
절대 보이스피싱 그런 거 아니고요
계좌번호를 알려주시거나 코인으로 받으셔도 됩니다.

라며 얼토당토 한 말로 남편을 꼬시고 있었다.

맞다. 보이스피싱이다.

옆에서 나는 이거 딱 들어도 사긴데 뭘 통화를 하고 있냐고 화를 내며 전화를 강제로 끊게 했는데 남편은 오히려 자기가 로또업체에 결제한 적도 있었고 카드사에 전화하면 얼마 결제했었는지 내역 알아보면 되지 왜 끼어드냐고 오히려 역정을 냈다.


세상물정 모른다고 그렇게 나를 무시하더니

말도 안 되는 얘기로 돈 뜯어내려는 수법에 넘어갈뻔한 걸 구해준 게 누군데 어처구니가 없다.

가만있을 수 없어서 일단 112에 전화를 걸었다.

자초지종을 얘기하니 보이스피싱 전담반이 있다면서 전화를 연결해 주었다.

상담해 주신 분 말이 전형적인 사기수법이 맞다고 한다. 계좌번호를 다행히 불러주지 않아서 피해는 없었지만 이미 전화번호가 유출되었기 때문에 유사 내용의 문자나 카톡으로도 올 가능성이 있으니 절대 URL을 클릭하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112와 통화를 끝내고 혹시나 싶어 네이버에 검색해 보니 유사 사례가 주르륵이다.

사기꾼 놈들이 판치는 세상이라니.

혹시나 관련된 전화를 받는다면 백 프로 사기니까

브작가님들은 절대 넘어가면 안 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근황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