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스의 <사람-중심 상담>
오늘은 『사람-중심 상담 / 칼 로저스 / 학지사』 중에서 상담자의 태도에 대해 정리하면서 개인적인 성찰을 해보려고 한다.
인간중심 상담이론(Person-Centered Therapr)을 제창한 칼 로저스(Rosers, C. R)는 일치성(진실성), 무조건적인 긍정적 존중, 공감적 이해를 상담자의 기본 태도로 규정하였다.
일치성(진실성) ; Genuineness
상담자는 말과 행동이 일치하고 겉과 속이 동일한 진실한 사람이어야 한다. 일치성은 상담자가 경험하고 있는 느낌을 스스로 자각하고 있고, 그 느낌대로 존재하며, 필요한 경우 그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Rosers, 1969).
- 상담자는 자신의 철학적 오리엔테이션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야 하고, 순간순간 상담자 자신에게 일어나는 감정들을 이해해야 한다. 또한 자기를 수용하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으로 존재해야 한다.
- 상담자는 내담자와의 관계 속에서 투명하고 일치하는 모습으로 존재해야 한다.
- 상담자는 내담자의 내적 참조 체제 안으로 들어가서 내담자가 경험하는 것을 가능한 한 정확하게 지각하는 것, 그리고 내담자의 진실된 자아의 역할을 해야 한다.
- 상담자의 태도의 일치성뿐만 아니라 심리치료를 통하여 변화한 내담자의 모습과 상담 과정에 있어서의 관계가 진실해야 한다.
⇒ 나는 순간순간 일어나는 감정들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는 그대로 존재하지 못할 때가 많았다. 내담자에게 솔직하지 못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고, 다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불편하면서도 괜찮은 척, 얄미우면서도 다정한 척을 하기도 했다. 내담자의 내적 참조 체제 안에 들어가 내담자의 경험을 지각하면서도 동시에 어떤 가치 판단을 하기도 하였다. 상담 과정에서의 관계가 과연 진실했던가. 그렇지 않을 때도 많았다. 부끄럽다.
무조건적인 긍정적 존중 ; Uconditional Positive Regard
상대방을 조건 없이 수용하고 신뢰하며 다른 사람을 비소유적으로 사랑하는 태도이다. 상담자가 상대방을 그 나름대로 가치가 있고 남다를 권리가 있는, 독립된 인간으로 수용한다는 말이다, 근본적으로 실현 경향성을 가진 인간을 믿을 만한 존재라고 수용하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인정받고 싶어 하는 아동 청소년들의 욕구를 이용하여 칭찬과 사랑을 통제의 수단으로 활용한다. 그것은 내재적 동기가 아니라 외재적 동기로 살아가는 사람이 되게 하는 것이고, 자주적이고 창의적인 자기를 실현하는 인간이 되려는 인간 본성을 훼방하는 결과를 낳는다.
⇒ 어린 시절 '무조건적인 긍정적 존중'... 을 얼마나 갈급해했던가. 상담을 하면 할수록 이것이 더욱 어렵다. 매번 다짐을 하고 마음챙김을 한 뒤 상담에 임해야 정신을 차릴 수 있다. 이런 관계를 경험한 내담자들은 정말 자기실현경향성을 찾아가는 것을 느낀다.
공감적인 이해 능력 ; Empathic Understanding
상대방의 내면세계에서 경험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이해해주는 상담자의 능력은 그의 자기이해와 통찰을 촉진한다. 상담자가 순간순간마다 드러나는 내담자의 경험과 감정을 예민하고 정확하게 공감하고 이해하는 것을 말한다. 공감은 동정이나 동일시와는 다르며 상담자가 ‘내담자의 입장이 되어’ 내담자를 깊게 주관적으로 이해하면서도, 결코 자기 본연의 자세를 버리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상담자가 내담자의 감정을 공감하고 있음을 내담자에게 전달할 때 내담자는 자신이 이해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되고, 이런 과정에서 내담자는 상담자를 신뢰하고 자신을 드러내 보임으로써 자기탐색과 자기이해를 시작한다. 공감적인 이해는 억제된 자기실현경향성을 해방시켜주는 효과를 보여준다.
⇒ 내담자의 입장이 되어 이해하면서도 내 본연의 자세를 버리지 않는 것...은 어느 정도 되었으나, 그것을 내담자에게 잘 전달하는 방법이 어설펐다. 이것이 잘 되는 친구를 간혹 만난 적이 있는데 정말 이해받은 느낌이었다. 내가 무슨 말을 하고자 했는지 그 의도를 읽어주는 친구.
인간은 지각한 대로 믿고, 믿는 대로 행동하는 존재이므로, 내담자의 행동을 이해하려면 그의 지각의 장(perceptual field)을 이해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 한 인간의 지각의 장을 이해하는 방법은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그의 언어적 비언어적 행동을 민감하고 섬세하게 느껴보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긍정적이든 혹은 부정적인 든 상대방이 지금 느끼고 생각하고 있는 주관적인 경험 세계에서 그를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공감의 관건이다.
⇒ 켈리의 구성개념을 배울 때 놀란 적이 있다. 사람은 자신의 주위에서 발생하는 현상들을 이해하고 사건을 예측하려는 욕구를 가진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구성개념이라는 렌즈를 통해 세상을 이해한다는 것이었다. 내담자를 온전히 이해하려면 그 사람의 지각의 장(perceptual field)을 이해해야 한다. 절대 섣불리 판단할 수 없는 게 사람의 인생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었을 테고, 그 방법이 당시로선 최선이었던 것이다. 지금은 비효율적인 방법이 그때로선 가장 안전하게 자신을 보호하던 방어기제였을 것이다. 상담을 할 때마다 로저스가 말한 상담자의 자질에 대해 생각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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