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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HY Oct 20. 2019

다시 터키로 간다면 꼭 해보고 싶은 것 4가지

세계여행이 끝난 지 2년이 다되어 가지만, 여전히 주변에서 좋았던 여행지를 추천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이곳저곳을 추천해주다가 또다시 터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마침 터키 환율도 낮은 것 같고. 우리가 터키를 여행했을 때 환율은 1리라에 300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200원 정도. 와- 이 정도면 나도 다시 터키를 여행해도 되겠는데? 순간 혹하는 마음이 들었다.


아내에게 말을 꺼냈다. "여보! 터키 리라가 200원인데, 다시 가보고 싶지 않아? 이번에 간다면 다시 뭘 해보고 싶어?"


이스탄불 관광(하기아 소피아, 지하궁전, 돌마바흐체 궁전 등)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서 우연히 영화 '인페르노'를 보았다. 이전에도 '다빈치 코드', '천사와 악마' 시리즈를 다 봤는데, 세 번째 시리즈인 '인페르노'는 개봉했을 당시 세계여행 중이었기 때문에 한국에 와서야 볼 수 있었다.

그때, 영화에서 눈에 익은 장소들이 나왔다. 이스탄불이다. 우리가 갔었던 하기아 소피아 성당과 지하 궁전이 영화 배경으로 등장해 영화가 더 친근하게 다가왔다.


처음 이스탄불에 도착했을 때는 캄캄한 밤이었다. 공항에서 만난 한국인 동행 1명과 트램을 타고 각자 예약했던 숙소로 함께 이동했다. 그때만 해도 이스탄불은 낯설어 약간의 무서움도 있었다.


구도심의 튤립 축제


하지만 다음날 터키에 대한 걱정은 눈 녹듯 사라졌다. 맑은 날씨와 곳곳에 피어있는 튤립, 우리에게 호의적으로 다가오는 터키 사람들까지 여행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 주었다.


터키는 우리가 여행에서 가장 처음 만난 이슬람 국가였다. 이전까지는 교회와 성당으로 가득 찬 아메리카를 여행하다가 처음 만난 이슬람 문화와 건축 양식이 신기했다. 이후에는 스페인과 모로코, 이집트 등 많은 곳에서 이슬람 문화를 만날 수 있었다.


이스탄불에서 기억에 남는 곳이 하기아 소피아 성당과 지하 궁전, 돌마바흐체 궁전이다. 그 웅장한 규모와 아름답게 꾸며진 문양, 높게 솟은 탑이 인상적이었다.


옆으로 누워있는 메두사


특히 지하궁전은 영화에서도 나왔듯이 신기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음침하면서도 스산한 분위기에 거꾸로 된 메두사가 기둥을 받치고 있다.


메두사가 거꾸로 되어 있는 이유는 눈을 똑바로 마주치면 돌로 변해버리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어서라고 한다.


입장료는 20리라로 지금 가면 채 4,000원 정도다.




잊을 수 없는 그 맛, 홍합밥



홍합밥?? 터키면 케밥이나 아이스크림이 유명한 음식 아닌가? 홍합밥을 추천한다는 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 우리의 반응이다.


홍합을 좋아하긴 하지만, 어떤 모습으로 판매가 되는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거기다가 해산물은 청결하고 깔끔한 곳에서 먹어야 할 것 같은데 길거리에서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이 석연치 않았다. 가격도 1개에 1리라로 저렴해도 너무 저렴했다.


진짜 먹어도 괜찮을까? 이스탄불 신도심의 탁심 광장을 다니다가 우연히 홍합밥을 발견했다. '저게 홍합밥인가 봐.' 볶음밥 같은걸 홍합이랑 같이 먹는데 신기해 보였다.


하나만 먹어볼까. 어차피 1리라(큰 건 2리라, 작은 건 1리라) 밖에 안 하니까. 1리라에 각자 하나씩 먹었는데, 와. 너무 맛있다.


이것이 홍합밥


서로 표정을 보고 웃음이 터졌다. 그렇게 의심하고 의심했던 음식이 맛있다는 공통된 의견으로 귀결되니, 어이가 없었다.


그러고 나서 이스탄불을 떠나 카파도키아와 페티예를 거쳐 다시 이스탄불로 돌아왔다. 아쉽게도 카파도키아와 페티예에서 홍합밥을 만날 수 없었다. 홍합밥은 이스탄불에서 먹어야 하는구나.


어떻게 저 홍합 안에 밥을 넣었을까


이스탄불 숙소에 도착해서 홍합밥 맛집을 검색했다. 길거리 음식 말고 음식점처럼 판매하고 있는 곳이 있을 거야. 그동안 기다렸던 홍합밥을 다시 먹겠다는 의지로 마침 찾고야 말았다. 우리가 처음 맛을 봤던 그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샴피욘'이라는 이름의 식당에서 1인분에 5리라로 판매하고 있었다.


홍합밥 더 주thㅔ요


이제 곧 터키를 떠난다는 사실이 아쉬운 순간이었다. 단순히 다시 홍합밥을 먹지 못한다는 사실이 슬펐다. 이후 여행을 하다가 터키를 여행할 예정이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홍합밥을 꼭 먹어보라고 추천했다. 우리의 몫까지 맛보라고 얘기했다. 사실 터키 리라 환율이 떨어졌다는 소식에 가장 먼서 생각난 게 이 홍합밥이기도 하다.




인생 사진은 여기에서, 카파도키아 벌룬 투어


벌룬에 불 뿜기


터키로 여행 가는 이유이자 목적이다. 여행을 계획하면서 이슬람 문화나 유명 명소 보다도 꼭 가야 하는 곳이 바로 카파도키아였다.


카파도키아를 처음 알게 된 건 광고에서였다. 세계여행을 준비하면서 카메라가 고민이었다. 원래 쓰던 DSLR 카메라는 너무 무거워서 처분하고 가벼운 미러리스를 구입할까. 아니면 가벼운 DSLR을 구입할까.

다른 방안으로 고프로를 구입할까. 고민하던 동안 VR이 나오면서 우리가 구입해 사용할 수 있는 360도 카메라가 출시했다. 그리고 그 360도 카메라 광고에 카파도키아가 등장했다.



360도로 저렇게 찍을 수 있구나. 저 모습을 한 번에 촬영할 수 있구나. 갖고 싶었고 가고 싶었다. 이게 광고의 효과인가. 아쉽게도 가격은 높았고, 전문 카메라가 아닌 갤럭시 스마트폰과 연결된 카메라였다. 360도 카메라는 포기하지만 카파도키아는 포기하지 않겠다.


이스탄불을 거쳐 카파도키아가 있는 괴레메로 떠났다. 벌룬 투어의 가격은 천차만별이었다. 저렴한 것은 1인당 80유로로도 가능했고 비싼 건 165유로까지 했다.


벌룬 투어 설명


무슨 차이가 있냐고 물었더니 파일럿의 경력 차이라고 했다. 그럼 80유로는 미숙하거나 위험한 거야? 아니다. 모두 국가 공인 파일럿이라서 미숙하진 않고, 다만 더 능숙하다는 거다.


무사귀환을 축하하며.


호텔 매니저의 도움으로 저렴하게 벌룬 투어를 예약했다. 하지만 날씨가 도와줘야 탑승이 가능하다. 바람이 너무 없어도 안되고 바람이 너무 강해도 안된다.


그렇게 카파도키아에서 3일을 머무른 끝에 벌룬 투어를 할 수 있었다. 카파도키아의 모습은 그 어떤 표현보다 사진으로 대체하겠다. 그냥 보면 아니까.





페티예에서 패러글라이딩



카파도키아에서 야간 버스를 타고 페티예로 이동했다. 보통 터키를 여행할 때 많이 가는 코스는,

이스탄불 - 카파도키아(괴레메) - 페티예 - 파묵칼레 - 이스탄불이다. 우리의 처음 계획도 동일했지만, 카파도키아에서 예상보다 많은 시간을 소요하기도 했고 오랜 이동과 패러글라이딩이 더해지면서 멀리가 나기 시작했다. 더 이상 이동은 무리야.


그래서 우리는 이스탄불 - 카파도키아(괴레메) - 페티예 - 이스탄불로 변경했다. 페티예는 카파도키아와 함께 터키 여행에서 필수 코스 중 하나로 세계 3대 패러글라이딩 명소로 손꼽히며 하늘에서 보는 모습이 아름다운 곳이다.



페티예의 패러글라이딩 업체는 헥토르와 그라비티가 유명하다. 남미의 우유니 여행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정확히 어느 업체가 더 좋다고는 할 수 없다. 둘 다 경험해 본 사람이 속 시원하게 말해주면 좋으련만.



우리는 그라비티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했다. 가격은 헥토르가 더 저렴했다. 하지만 우리를 대하는 태도와 나중에 택시 타는 곳까지 쫓아와 폭언(?)을 일삼는 모습에 진절머리가 나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돌아섰다.


정확히 '그라비티가 더 좋아서'가 아니라 '헥토르에서 하기 싫어서' 그라비티를 선택했다. 페티예의 패러글라이딩은 정확히는 욜루데이즈(욀뤼데니즈)에서 진행된다. 욜루데이즈는 페티예에서 조금 떨어진 작은 도시인데, 예쁜 해변을 가지고 있다. 숙소를 페티예 시내로 할지 욜루데이즈로 할지 고민을 많이 한다.



우리는 페티예에 숙소를 잡았다. 생활 편의시설이나 쇼핑몰, 버스 정류장이 페티예에 있어서 이동하기 더 수월했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비수기여서 욜루데이즈에 있어도 할 게 없었다. 패러글라이딩은 페티예 숙소까지 픽업을 오기 때문에 쉽게 이동할 수 있다.


그라비티로 했는데, 왜 헥토르라고 적혀 있지;; 이거 나 아닌가?


패러글라이딩 가격은 1인당 200리라 ~ 250리라 정도(비수기) 선이었다. 우린 250리라에 2명 해서 500리라. 약 15만 원 정도였는데, 현재 시세만 10만 원 정도다.




다른 여행지들처럼 터키도 위험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이슬람 국가에 대한 인식, 한국인을 우습게 보는 태도 등등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다. 기대가 낮았던 덕분일까. 생각보다 좋았고 재밌었다. 숙소에서 만난 터키인들은 친절하고 잘 도와주었다.


공원 벤치에 앉아서 함께 사진 찍자며 연예인 놀이를 하기도 했고, 인터뷰를 해달라는 요청도 여러 받았다. 그중에서도 특히 좋았던 것은 먹고 싶은 것을 먹어도 부담스럽지 않은 물가! 그런데 낮아진 환율로 물가가 더 저렴해진 게 아닌가! 터키를 여행할 사람들은 미리 리라를 구입해두고 갈 때를 대비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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