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OHY Nov 19. 2019

유튜브 시대에 내가 글을 쓰는 이유


바야흐로 영상 전성시대다. 최근 연령대별 가장 오래 사용하는 앱으로 10대에서 50대까지 모두 유튜브가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회사 동료들은 주식이나 부동산보다 유튜브를 시작해야 한다는 말을 습관처럼 내뱉고, 회사에서도 ‘새로운 영상 콘텐츠’에 대한 아이디어를 수시로 의논한다.


나도 유튜브를 시작해야 하나?

가끔 들려오는 유튜버의 어마어마한 수입 소식에 현타(현실 자각 타입)가 오기도 한다. 하나둘씩 유튜브를 시작했다는 친구들의 소식에 '다들 하는 건데, 내가 뒤쳐지고 있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든다. '나도 유튜브를 시작해 볼까?' 잠시 망설였지만, 다시 '글'을 쓰고 있다.



내가 글을 쓰는 첫 번째 이유

하고 싶은 말 다 해. 페르소나를 통해서


가끔 회사나 공공장소에서 화가 치밀어 오르는 장면을 목격할 때가 있다. 금연 구역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자신의 실수를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는 모습을 보게 되면, 당장이라도 소리치며 막아서고 싶지만 현실은 그저 바라만 볼뿐. 그렇다고 불편한 마음이 없는 게 아니다. 다만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용기가 없어 직접 하지 못했던 말들을 글로 표현한다. 내가 아닌 페르소나를 통해서가상의 가면을 쓰고 하고 싶었던 말을 쏟아내고 나면 직접 말한 듯 후련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누군가 이 글을 보고 뜨끔해할 것이라는 생각에 통쾌하기까지 하다. 소극적이지만 반항을 하고 싶은 '나'에게는 자신을 드러내고 말을 해야 하는 유튜브보다 글이 제격이다.


그럼에도 내가 글을 쓰는 두 번째 이유

말솜씨가 훌륭하지 않아도 된다.


인기 있는 유튜버를 보다가 그의 뛰어난 말솜씨에 감탄할 때가 많다. ‘나도 말솜씨가 좋았다면…’이라고 생각하며 부러워한 적도 있다. 갑작스러운 질문에도 재치 있는 말을 내뱉는 모습은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말솜씨가 없는 나에게는 항상 준비의 시간이 필요하다. 사소한 댓글 하나를 달더라도 '성의 없어 보이진 않을까', '혹시나 기분 나빠하진 않을까' 등의 고민을 하게 된다. 글의 좋은 점은 여러 번의 생각과 퇴고를 거친 후에 밖으로 나온 다는 것이다. 소통을 할 때도 질문에 당황할 필요 없이 충분히 고민한 뒤 대답을 해도 되며, 혹시나 실수로 잘못된 대답을 했다 하더라도 바로 수정이 가능하다. 자신이 말실수를 하는 편이라고 생각된다면, 평소에 글을 써보면 어떨까.



그럼에도 내가 글을 쓰는 세 번째 이유

장비와 기술이 필요 없다.


영상을 준비하는 데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들이 있다. 카메라와 마이크, 성능 좋은 컴퓨터와 편집 툴 그리고 편집 기술이다.


영상과 관련된 취미나 일을 하고 있다면 모를까 전혀 관련 없는 ‘나’는 영상을 시작하기 위해서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그에 반해 글은 따로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장비도 누구에게나 다 있는 펜과 종이만 있으면 충분하다. 글을 쓰는데, 초기 투자가 전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당신이 글을 쓰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다음 매거진의 글은 공심 작가님의 <결핍은 글을 쓰는 재료가 된다>입니다. 글을 쓰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어떤 마음으로 글을 쓰고 계신가요? 공심 작가님은 '결핍'이 원동력이라고 하시는데요. 그 진솔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다음 글을 놓치지 마세요! 6명의 작가들이 전하는 글쓰기 이야기가 궁금한 분들은《매일 쓰다 보니 작가》매거진을 구독해주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글쓰기에도 오답노트가 필요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