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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모 Jul 18. 2021

사랑에 대하여 8. 도피성 연애는 금물

자유롭게 서핑 보드를 들고 달리던 아이. 오아후에서. Copyright  2019 혜민. all rights reserved.

 

- 소중한 나의 친구에게.


네가 외로워서 연애를 하진 않았으면 좋겠어.


주변 친구들이 다들 연애하니까, 나도 얼른 결혼하고 싶으니까, 때마침 저 사람이 날 좋아한다고 하니까, 도망가듯이 누군가를 만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연애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은 내가 아닌 남이 누구보다도 가깝게, 혹은 나보다 더 가깝게 느껴지는 관계인 만큼, 정말 신중했으면해. 남이 내가 되어가는 시간속에 네가 물들어버릴수 있고, 너의 삶의 방식이 달라져 버릴 수 있어. 누구보다도 소중한 귀중한 네가 존중받으며 너의 색깔을 잃지 않은 채 함께 걸어갈 수 있는 사람을 만났으면해.  


그럼 어디서 어떤 사람 만나야 하는데? 라고 묻는다면 정말 난처하다. 모르지! 누구도 아닌 "너" 에게 잘 맞는 특별한 "그 사람" 을 찾는 건 어렵겠지. 객관적으로 좋은 사람이면서 동시에 서로 잘 맞아야하니까, 그렇게나 특별한 사람을 찾는 정해진 길은 안타깝게도, 그리고 당연하게도 없다.


하지만 말야, 경험적으로 말할 수 있는게 있어. 좋은 사람들을 만난 사람들을 그동안 관찰(?)해봤거든. 알콩달콩 연애를 하다 시간이 흘러 가족이 되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그런 커플들말야. 만난 방법은 다들 각양 각색이야. 소개팅으로 만난 사람들도 있고, 자전거를 함께 타다 만난 커플도 있지. 오래전부터 알아왔던 초등학교 동창과 어느새 손잡고 걷게된 언니도 있었고, 직장 동료에서 발전한 사람들도 있었구. 모두 공통점은, 천천히 연인으로 발전했다는거야. 천천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특별히 눈이가는 한 사람이 있었고, 얘기를 나누다보니 더 가까워지고, 같이 있는 시간이 편해지다보니 어느새 둘도 없이 가까워지는.


7년동안 사귄 남자친구와 헤어진 동생은 반복되는 소개팅에 지쳐있었어. 회사도 유독 바쁘고, 주변 사람들은 다들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하기 바빠보이고. 동생 마음이 급해져서 아무나 만날까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어. 아무나 만나기에 걔는 너무 예쁘고, 착하고, 멋진 사람이었거든. 역시나 현명했던 동생은 마음을 내려놓고 자기의 삶을 살더라구. 새로 시작한 일에 집중하고, 혼자 있는 시간은 오로지 휴식을 취하며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어. 조바심 내지 않더라구. 가끔 만나면 너털웃음을 지으며 저 결혼을 하긴 하겠죠? 라고 말하는 동생이 예뻐서 누구보다 좋은 사람 만나지 않겠냐고 진심담아 얘기하곤 했어. 그리고 이 친구는 내년 초에 결혼하게 됐어! 정말 멋지고, 좋은 사람을 만났더라구.


얼마나 걸릴지, 어디서 만날지, 어떤 사람일지는 아무도 몰라. 하지만 확실한 건 나자신을 내가 아껴주며 내 삶에 집중하면서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노력하다보면 분명히 나만의 단 한사람을 만날 수 있을거라는 거야. 절대 조바심 내지 않았으면 좋겠어. 20대에 결혼하던, 30대이건, 40대이건 무슨 상관이야. 결혼하면 최소 30년은 함께 살며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사람인데 신중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겠니. 나는 네가 진심으로 사랑받고 사랑하며 살아가길 바래.


그런 사람이 나타나지 않으면 어떡하냐고? 걱정하지마- 진심으로 바라던 사람들은, 다 결국 만나더라구. 정말 나에게 맞는 사람을. 내가 이제껏 봐온 수많은 사람들이 다 그랬으니 나 한번 믿어주렴. 나중에 언젠가 어 진짜 그렇게 됐네..? 라고 말하는 날이 올거야. 정말 그럴거야.


언젠가 우리 부부와 너와 너의 소중한 사람이 다같이 봄날 피크닉을 가는 날을 기다릴게. 그 사이에 내가 너와 함께 할거야. 절대 외롭다고 생각하지 말아줘, 그럴때면 나와 너의 부모님, 그리고 친구들을 떠올려주렴.


늘 잔소리만 하지만 진심으로 너를 아끼는 친구로부터.

아이가 달리던 바닷가. 오아후에서 Copyright  2019 혜민.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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