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브라제 Aug 17. 2020

당시 사회적 모습이 잘 드러난 요괴, 후타쿠치온나

오브라제의 예쁜공포 이야기

안녕하세요^^

오브라제 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일본 요괴인 “후타쿠치온나”를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후타쿠치온나를 우리말로 번역을 하면, ‘입이 두 개 있는 여자’라는 뜻이 되는데요, 벌써 어떤 얼굴인지 대충 상상 이 가지 않나요?


겉보기에는 누구라도 반할 절세미녀이지만, 뒤통수 또는 정수리에 또 다른 커다란 입을 숨기고 있다고 합니다.


이 요괴가 탄생된 이유로는 두 가지 설이 있는데, 첫 번째로는, 일본 에도시대 때 남자들이 적게 먹는 여자들을 선호해서 만들어졌다는 것과, 두 번째로는 앞 뒤가 다른 내숭적인 여자들의 모습을 비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럼.. 지금 바로, 오래전부터 내려오던 후타쿠치온나의 전설을 들려드릴 테니, 잘.. 들어주시길 바랍니다.



옛날 옛날 한 시골 마을에 *숯쟁이가 살고 있었습니다.


(*숯쟁이 : 숯을 굽는 사람을 낮게 일컫는 말.)


숯쟁이는 마을에서도 유명한 구두쇠에다가 가난했기 때문에 동네 여자들은 그에게 시집을 가기를 꺼려했어요.


하지만 짚신에게도 짝이 있다고 하듯이, 어느 날 숯쟁이에게 매우 아름다운 처녀가 찾아와 자신과 결혼을 해달라고 하였습니다.


숯쟁이는 이토록 아름다운 여자를 처음 보기도 하였고, 입도 보통 여자들에 비해 작은 편이라 적게 먹을 것이라 생각을 하고는 “이게 웬 횡재냐” 하며, 얼른 여자와 부부의 연을 맺었습니다.



생각한 대로, 부인은 밥을 일절 먹지 않고, 가끔 물만 마시는 정도의 식사량을 가지고 있었고, 집안 살림도 잘 꾸려나갔기 때문에 숯쟁이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완벽한 부인이 었어요.


하지만... 어느 날부터 집안에 쌀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을 알아채고는 점점 부인을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명확한 증거를 잡기 위해, 일을 다녀오겠다고 하고는 다시 집안에 몰래 들어와 부인을 살펴보기 시작했죠,


아니나 다를까, 부인은 솥 한가득 밥과 국을 끓이고는 주먹밥을 만들어 방으로 가져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숯쟁이는 그 모습에 화가 나 방문을 벌컥 열어보니, 부인은 머리를 풀어헤친 채, 뒤통수에 있는 또 다른 자신의 입 안으로 주먹밥을 넣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순간, 아주 잠시 동안 흠칫했지만, 숯쟁이는 없는 살림이라 어떻게 해서든 적게 먹으려고 한 톨도 아껴먹었는데, 부인은 뒤에서 저렇게 많이 먹었다는 사실에 당장 쫓아내려고 하자,


“서방님, 집을 나가기 전에 청이 있습니다. 집안에서 가장 큰 통을 가져다주세요, 그럼 바로 나가겠습니다.”


라고 간곡히 부탁을 하니, 숯쟁이는 큰 통이 왜 필요한지는 모르겠지만, 어차피 나갈 사람이고, 부부의 연을 맺은 사람이 었기에,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자는 마음으로 목욕통을 가져다주었어요.


그러자 부인은 갑자기 표정이 변하더니, 숯쟁이를 목욕통에 넣은 다음 재빨리 머리에 이고는 집을 빠져나와 산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오르던 중, 부인이 미 끌어 넘어지자, 숯쟁이는 이 틈을 타, 목욕통에서 빨리 빠져나와 창포잎이 있는 쪽으로 숨었어요.


하지만 부인은 남편의 위치를 눈치채고는 점점 다가가니, 두려움에 떨던 숯쟁이는 앞에 있는 창포잎을 뜯어 부인에게 던졌습니다.


던진 잎은 부인의 눈에 정확히 꽂혔고, 고통스러움에 몸부림치다가 결국 절벽 아래로 떨어져 죽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무사히 집에 돌아온 숯쟁이는, 밥을 많이 먹는 것에는 신경 쓰지 않고, 자신과 마음이 통하고 내조를 잘하는 여자를 부인으로 삼아, 토끼 같은 자식들을 낳고 행복하게 살았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설화에서도 비숫한 이야기가 있는데요, 구두쇠인 남편이 밥을 많이 먹는다는 이유로 부인을 죽이고, 밥을 안 먹을 것 같은 여자를 두 번째 부인으로 삼았는데, 점점 쌀이 줄자 부인을 의심하고는 몰래 감시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지켜보던 와중에 두 번째 부인이 부엌에서 뒤통수에 있는 커다란 입으로 음식을 먹는 것을 보고는 놀라 도망쳤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것을 보면 일본이든 우리나라든 당시 가부장적인 남자들과, 먹고살기 힘든 사회적 모습이 담겨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도 지난번과 같이 전설의 고향에 나올법한 이야기였는데, 재미있으셨나요? 다음번에도 즐거운 이야기로 여러분을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이전 21화 귀여운 얼굴 속에 무서운 반전, '테루테루보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