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코코슈카 Dec 14. 2021

내가 사랑하는 몇안되는 언덕의 도시

Lisboa

"이제 전차가 다니는 도시는 많지 않잖니, 여기서는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어."



물론 전차 때문만은 아니야. 그건 관광객들이나 좋아하는거고.

그 사람이 너무너무 좋은데, 뭐가 그리, 왜 그렇게도 좋은지 도무지 말로 설명할수가 없는거 있잖아. 내게 리스본이 그렇다.

세계 최강자였다가 약자가 되기도하고, 그저그런 존재감으로 여전히 살아있는 도시의 모습은 그때와 아주 많이 변하지 않은 오랜 시간을 품고 덜 정돈되었지만 아름답게 빛나는 것만 같아. 

아픔과 한이 서린 억눌린 시절들을 겪어내기도 한 이 곳에서도 아름다운 음악과 시와 문학이 만들어지고, 그렇게 저항하고 함께 노래하고 영혼을 위로하는 아름다운 것들은 여전히 남아있어.

화려함과 고상함의 극치를 한껏 뽐내고 싶어 안달난 아주 근사하고 값어치있어 보이는 오래된 궁전과 왕궁과 박물관들보다, 덜 눈부시게 웅장하고 세련되지 않을지라도, 내 가슴이 콩닥콩닥 뛰고 있음을 자주 느끼게하는 뭔가 여러가지가 거기에는 있는 것 같아.

그래서 다시 또 가야만해.




또다시 너를 보는구나

두려워하며 잃어버린 내 어린 시절의 도시

하지만 여기에서 살았고 여기에 돌아온 것은 나 자신인가?

여기에 계속해서 돌아오고 돌아왔던

여기에 또다시 돌아오고 또 돌아왔던 나 자신인가?


알바루 드 캄푸스[돌아온 리스본]

   


                                                                                                        December 2015, @Lisboa, Portugal

매거진의 이전글 머리칼과 살갗을 스치고 지나간 그 밤 공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