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 잡기..
아들과 어떤 행사에 참석하기로 했지만,
아들이 약간의 기침과 발열을 앓게 되어 취소하기로 했다.
갑자기 비어버린 일정으로 도서관에 왔다.
도서관 앞의 소아과 예약도 진행했다.
9:30에 예약했는데 50명 이상이 대기하고 있어서 12:30에 진료가 가능하단다.
전국적으로 ‘소아과 부족 문제’가 난리라는 게 체감된다.
도서관에서
10년 만에 만났던 그 선배를 또 만났다.
반갑게 모닝커피를 했다.
원래 내가 좋아하던 선배인데
어린 시절부터 원래 책을 좋아했다는 그 선배의 말을 듣고
그 선배가 더 좋아졌다.
경제적인 자유를 꿈꾸는 선배다.
경제책과 인문학 책을 많이 읽고 있다고 한다.
내게 책을 한 권 추천해 줬다.
‘보도섀퍼’라는 작가의 ‘멘탈의 연금술’이라는 책이다.
내가 싫어하는 자기 계발책인가 싶었다.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그 실망도 잠시.
그 선배도 자기 계발서를 혐오하지만
이 책은 믿고 읽어보라고 강력하게 추천했다.
그리고 엊그제처럼 회사 이야기를 시작했다.
참 말이 많은 선배다.
난 청중이 되어버린 기분으로
선배의 이야기를 들었다.
주로 회사의 이상한 사람들 얘기다.
선배에게 들은 이상한 사람을
바로 내 웹소설의 소재로 활용했다.
뜻밖의 선물.
너무 좋은 소재를 얻었다.
그 선배와 티타임을 마치고
호기심에 혹시 멘탈 연금술이라는 책이 있나 도서관에서 찾아봤다.
한 권 있었다.
서가에서 바로 빼서 자리로 가져왔다.
저자는 20대에 수많은 문제가 발생했고,
거액의 빚으로 파산했던 사람이다.
놀랍게도 4년 후 백만장자가 되었다고 한다.
여기까지 보면 정말 실망스러운
소설에서 말하는 클리셰,
그야말로 진부하고 정형화된 전개이다.
점심시간에 다시 만난 선배가 말했다.
의심하지 말고 믿고 읽어보라고 한다.
믿고 읽어보겠다.
책은 총 51가지 주제와 짧은 에피소드로 구성되었다.
이 중에 10가지를 우선 읽었다.
생각보다 가독성은 좋은 책이다.
단숨에 읽어내기보다는 천천히 음미하며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 읽고 판단하겠다는 마음으로 책을 덮었다.
사실 외국서적은 요즘 잘 읽지 않는다.
번역이 매끄럽지 못하면 그것이야말로 내 멘탈을 힘들게 하기 때문이다.
번역 서적은 소설 집필에도 큰 도움이 못된다.
난 우리말을 고민해서 작성한 단어, 문장, 단락이 더 끌린다.
우리말로 된 좋은 문장은 소설 집필에 도움이 된다.
선배 덕분에
의심스러운 책을 읽게 되었지만
소설에 쓰기 좋은 소재를 많이 얻은 하루다.
왠지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작성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