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아킨 피닉스가 열연한 <조커 : 폴리 아 되>가 개봉한 지 몇 달이 지났다. 지난 작품의 호평에 비해 혹평을 받고 일찍 막을 내린 안타까운 작품이다. 문득 생각나 뒤늦게 유료 OTT로 감상했다.
코미디언을 꿈꾸던 고담시의 소심한 남자, 아서 플렉. 그는 그저 평범한 일상을 꿈꾸며 살았지만, 세상이 그를 미치게 만들었다. 그렇게 조커가 되어버린 아서 플렉, 이 작품은 호아킨 피닉스 조커 첫 작품, 그 이후의 이야기다.
조커의 후속작은 여전히 어두운 분위기로 막을 연다. 아서 플렉은 아캄 교도소에서 혹독한 시간을 보낸다. 교도소의 세상도 밖과 같이, 어쩌면 더 가혹하게 아서를 괴롭힌다. 담당 변호사는 아서를 돕고 싶어 하지만 쉽지 않다. 재판의 날은 다가오고, 밖의 세상은 아직 조커의 추종자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조커의 추종자일 뿐 아서의 추종자는 아니었다. 할리 퀸으로 변모하는 리 퀸젤로 마찬가지다.
아서는 아서로 살고 싶어 했다. 미친놈이 되기를 바란 것은 세상이지 그가 아니다. 오히려 세상이 미친 게 아닐까 생각이 된다. 그런 면에서 차라리 조커로 잘 되기를 응원했다. 하지만 세상이 그렇듯 고담시도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세상은 조커를 좋아했지, 아서를 좋아하지는 않았다. 리 퀸젤도 조커에게 다가갔지, 아서에게 다가가지는 않았다.
조지오웰 작품 1984의 윈스턴 스미스처럼.. 알베르 카뮈 작품 이방인의 뫼르소처럼.. 바깥의 세상으로부터 버림받고, 안의 세상으로부터도 철저하게, 처참하게 버려진다.
뮤지컬 장르로 아름답게 포장되어 있지만, 비포장 도로를 달리는 고품격 세단처럼, 묵직하게, 불편하게 끝을 맞이한다. 하지만 그 불편한 종말이 세상의 진실이라는 것이 바로 인정이 되어 너무 슬픈 영화다. 참으로 남 같지가 않다. 이 작품은 극도로 세밀하고 촘촘하게 인간의 양면성을 보여주는 영화 같지 않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