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지나고 봄이 성큼 다가왔다. 머리를 자른 지 1년. 아침 출근길. 이제는 완전히 적응한 짧은 머리로 지하철에 탔다. 아무도 나를 쳐다보지 않았다. 평범한 중년 남성이었다.
‘편하긴 하네.’
하지만 그 생각을 하는 순간, 맞은편에 앉은 청년이 눈에 들어왔다. 긴 머리를 찰랑이며 음악을 듣고 있었다. 가슴 한구석이 아렸다. 회사에 도착했다. 시간이 지나며 많은 것이 변했다. 부장님과의 관계도 원만해졌고, 실적도 좋아졌다.
“김 과장, 이번 프로젝트 성과가 아주 좋아.”
팀장님의 칭찬.
“감사합니다.”
“역시 단정한 모습이 신뢰를 주나 봐.”
또 그 이야기. 하지만 이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웃어넘겼다. 점심시간, 회사 옥상에 올라갔다. 바람이 불었다. 예전 같으면 머리카락이 휘날렸을 텐데. 손으로 머리를 쓸어 올렸다. 여전히 남아있는 버릇.
“과장님도 여기 계셨네요.”
디자인팀 박 대리가 올라왔다. 그도 작년에 머리를 잘랐다.
“바람 좀 쐬러...”
“저도요. 답답해서...”
우리는 나란히 난간에 기대어 섰다.
“가끔 그립지 않으세요? 긴 머리가.”
박 대리가 갑자기 물었다.
“...”
“저는 가끔 그리워요. 바람에 날리는 느낌이.”
“나도.”
솔직한 대답이 나왔다.
“근데 다시 기를 생각은 없으세요?”
“글쎄... 한 번 잘랐는데 다시 기르기가...”
“맞아요. 용기가 안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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