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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by 부소유

총평 :


개인적으로 감각적인 표지 그림과 디자인이 아주 마음에 든다. 다만 뒤에 설명하겠지만 제목이 조금 아쉽다. 따라서 대부분의 독자는 아마도 제목과 표지에 낚에서 본 작품을 읽었으리라 생각한다. 2년 전에 서울에서 저자와 몇몇 소설가의 대담회를 들을 기회가 있어서 참석했던 기억이 있지만 그 당시는 작가로 데뷔한지 얼마 안되어서 그런지 말주변이 별로 없고 긴장해 보였으며 과묵한 편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 구매해서 사인을 받고 함께 셀카를 촬영도 했고 2년 가까이 묵혀뒀다가 이제서야 읽은 책이다.


이 소설은 장편소설일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과 다르게 단편 소설 모음집이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놀라운 속도로 진행되는 작품 모음집이다. 지난 몇년간 아마도 수백편이 넘는 단편을 읽어 왔지만 이렇게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단편은 손에 꼽을 정도다. 이 작품집은 그 중에서도 속도 하나만으로 비교하자면 최고다.


작품은 전체적으로 우리가 평소에 오감으로 느끼던 것을을 빠르게 훑고 지나간다. 간혹 너무 빠르게 지나가서 잠깐 다른 생각을 하면 소설의 속도에 뒤쳐질 정도다. 문장 하나, 단어 하나를 놓치지 않고 잡으면서 읽어야하는 작품이다.


다른 한 편으로는 이 단편 모음집을 평론하는 사람도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 작품은 우리 청춘 세대 특히 MZ세대와 잘파 세대, 다시 말해서 80년대 생부터 시작해서 90년 생을 넘어 00년생까지를 아우르며 세태를 풍자하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과연 누구며, 평범의 기준은 무엇인지. 질문하게 만든다. 어쩌면 평범의 기준은 기성세대가 만든 기준이며 마치 그것에 맞춰서 살아가야하는 것이 정답인것 처럼 [정답사회]를 만든 현실이 전체적으로 문제가 있는것이 아닐지 질문해봐야하는 것이다.


게다가 우리는 누구나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맞춰 가야하는 것일까? 제자리에 있거나 뒤로 가면 안되는 것일까? 사람들이 가는 방향으로 발맞춰서 혹은 더 빠르게 가야한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것이 정답은 아니다. 이 단편모음집은 그것을 다양한 인물, 사건, 배경으로 말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소설의 공백과 결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 부분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나 또한 그 부분에서 허전한 기분을 느낀다. 소설은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중간에 넘어가거나 생략하는 시간과 공간이 아주 많다. 그러다가 갑작스러운 결말로 끝난다. 이 작품 모음집의 전체적인 특징이며, 작가의 의도인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세태를 풍자하면서 청춘의 결핍과 공백을 말하고자하는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대부분의 독자에게는 이런 서술이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다.

끝으로, 작가는 평범한 직장인 출신의 소설가라고 들었는데 평소에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말을 하는지 아주 궁금하다. 기회가 된다면 이 작가의 차기작을 계속 찾아 읽고 싶고, 언제든 다시 만나고 싶다.


다음으로는 좋았던 작품 분석. (아이러니 하게도 이 단편집의 표제작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은 별로였다.)


1위. 무겁고 높은 (신춘문예, 등단작)


-. 역도를 하는 고등학생 소녀의 감성과 감각을 탁월한 문체로 살려낸 작품. 역도 하나로 이렇게 놀라운 단편소설을 써냈다는 사실이 경이롭다. 개인적으로 김기태 작가 최고의 작품. 어떻게 이렇게 써냈을까 싶을정도. 그리고 아주 탐나는 문장력. 특히 순간을 잡아내서 빠른 속도로 묘사하는 능력은 이 작가 특유의 문체로 보이지만 이작품에서는 유독 그 어떤 다른 작품 보다도 그런 문장력이 탁월하다.


좋았던 부분. (첫문장부터 좋다.)


땅에 붙인 두 발바닥. 그것이 시작이다. 바벨을 쥘 떄는 엄지를 먼저 감고 나머지 네 손가락으로 감싼다. 무게가 실리면 엄지가 짓눌리지만 그래야 더 꽉 쥘 수 있다. 놓치는 것보다는 아픈 게 낫다. 다음은 무릎의 각도. 허벅지와 허리의 긴장. 그리고 등을 잡을 것. 다른 사람의 등이라면 붙잡을 수도 밀칠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등을 어떻게 잡을까. 말로는 못해도 몸으로는 해내야 했다. - P.239



2위. 보편 교양


-. 두 번째로 좋았던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다른 문예지에서 한번 읽었고, 본 작품집을 통해 두번째 읽었다. 두번 읽어도 흥미롭고 탁월한 단편 소설이다.

이 작품은 우리가 아는 보편이라는 개념을 다시 살펴본, 다시 되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주인공은 마흔의 남성이며, 직업은 고등학교 학교 선생님이다. 과목은 아마도 국어 또는 문학은 담당할 것으로 보이며, 이 작품에서는 ‘고전 읽기’라는 3학년 선택과목을 담당하고 있다. 이 작품은 주인공이 고전 읽기 수업을 하며 겪은 짧은 에피소도에 대한 이야기다.


이 작품은 작가의 다른 작품과 다르게 속도가 다소 느리게 진행된다. 하지만 작가의 작품 특유의 세태 풍자는 치밀하게 담겨 있다. 게다가 40대 그리고 그 나이대의 학교 선생이 느낄법한 생각과 고민을 아주 탁월하게 묘사했다. 이 작품의 가장 좋았던 점은 선생님의 생각과 학생들의 생각과 행동이 대조 되면서 벌어지는 아주 작은 사건들, 그리고 그 중에 단 한명의 학생이 어떤 사고방식의 변화를 만드는 큰 사건이 교차하며 그것이 조화롭고 탁월하게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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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처럼 살고 싶지만, 현실은 이방인의 뫼르소 처럼 살고 있습니다. 싯다르타 처럼 속세를 벗어나고 싶지만, 현실은 호밀밭의 홀든 콜필드 랍니다. 뭐 그럼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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